[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연극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며 활약했던 배우 문유강이 뮤지컬에 도전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문유강은 지난 9월 27일부터 12월 8일까지 공연된 창작 뮤지컬 '홀리 이노센트'로 관객과 만났다.
'홀리 이노센트'는 프랑스 파리에서 일어난 '68 혁명'이라는 혼란스러운 시대의 중심에서 운명처럼 만난 세 명의 젊은이들이 끝없는 이상을 찾아 꿈을 꾸며 그들만의 세상 속에 살다 서로를 통해 성장하고 마침내 현실 속으로 나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이탈리아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연출한 영화 '몽상가들'(2005)을 바탕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이 영화는 길버트 아데어가 쓴 소설 '더 드리머스(The Dreamers)'를 원작으로 한다.
문유강은 '홀리 이노센트'에서 이사벨과 쌍둥이 남매이자 영화광인 테오를 연기했다. 영화에서는 프랑스의 개성파 배우 루이스 가렐이 연기해 호평을 받았던 캐릭터다. 문유강은 테오를 사회의 부조리함에 분노하고 전통적인 가치에 도전하는 인물로 그려냈으며, 혁명의 한가운데 서게 된 청춘의 혼란과 고뇌를 절실하게 표현해 냈다.
'홀리 이노센트'는 데뷔 6년 차인 문유강의 첫 뮤지컬이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아마데우스' 등에서 빼어난 연기력과 스타성을 뽐내며 '대학로 아이돌'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지만 노래를 가미한 연기는 처음이었다.
문유강은 보컬 트레이닝과 치열한 연습을 통해 극 속 노래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연기와 노래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 뮤지컬인 만큼 탄탄한 연기 개인기와 감정 표현력을 활용해 아직은 완벽하지 않은 가창력을 보완했다.
극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모순' 파트에서는 최재웅, 정우연과 완벽한 앙상블을 이뤘다. 특히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에서도 빛났던 몸선을 살리는 동작들은 극 내내 빛을 발하며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홀리 이노센트'는 초연이지만 창작 뮤지컬으로서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영화 속에서 중요한 코드로 작용하는 고전 영화 장면을 무대 스크린을 통해 재현하고, 세 캐릭터의 관계성을 보여주는 침실 장면은 커튼을 활용해 암시적으로 묘사했다. 영화와는 다른 엔딩을 제시하며 혁명과 청춘의 알레고리를 '홀리 이노센트'만의 방식으로 표현해 냈다.
무엇보다 문유강, 최재웅, 유현석, 윤은오, 윤승우, 김재한, 정우연, 선유하, 이은정, 박희준 등 실력파 젊은 배우들의 활약에 힘입어 공연 내내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고, 이는 N차 관람 열풍으로 이어졌다.
첫 뮤지컬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문유강은 13일 소속사 워크하우스컴퍼니를 통해 "오랜만에 무대 위에서 찾아뵐 수 있어 행복한 시간이었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늘 시원섭섭하면서, 애틋한 마음이 든다. 이번 작품도 선물 같은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무대 위 테오에게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을 때가 참 많았는데, 함께해 주신 관객분들께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기를 바란다. 모든 관객분들께 감사하다.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남겼다.
문유강은 차기작 준비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