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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온 편지’ 세월호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진실 드러나길”

강경윤 기자 작성 2017.04.11 18:03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연예뉴스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11일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왔다. 진실도 함께 떠오르길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다.

세월호에 타고 있던 아이들의 사고 전 마지막 모습을 휴대전화기 복원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알렸던 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이요민(모바일랩) 대표는 지난 3일 세월호가 긴 항해를 마치고 정박한 목포항으로 내려갔다. 혹시 그들의 마지막 메시지가 남아있을지도 모를 디지털 기기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2014년 4월 20일. 세월호 침몰 사고의 충격에 전 국민이 빠져있을 때 이요민 대표도 같은 마음이었다. 이 대표는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든다는 뉴스 보도를 보고 안산에 현수막을 걸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스마트폰을 무상으로 복원해드리겠다.”는 내용이었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아이들이 끝까지 품에서 놓지 않았던 휴대전화기는 그렇게 이 씨를 찾았다.

“유가족협의회나 특조위가 만들어지기 전 상황이었어요. 당시 침수된 휴대전화기에 대한 모바일 포렌식을 할 수 있는 업체는 우리를 포함해 총 두 곳이었어요. 신생업체인 저희 회사와 달리, 다른 한 곳은 이미 다년간 국가기관에 납품을 해왔기 때문에 눈치 보지 않고 도울 수 있는 곳은 우리 업체뿐이겠구나 생각했어요. 부끄러운 어른으로서 당연히 뭐라도 했어야 했어요.”

한 스마트폰당 평균 4~6시간, 많게는 하루에 16시간씩. 하루에 한두 개씩 아이들의 휴대폰이 담고 있던 마지막 메시지들이 세상에 나왔다. JTBC '바다에서 온 편지'를 비롯해 SBS 8뉴스 등에 나왔던 기울어진 세월호의 아이들의 마지막 메시지와 울음 가득했던 외침은 그렇게 공개됐다.

“휴대전화기 데이터 복구를 통해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마지막 순간까지 행해졌던 일을 알 수 있었던 것이고, 당연히 그들의 메시지가 남겨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남겨진 부모님들에게는 아이들의 유품을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었고요.”

이요민 대표는 특조위의 디지털 포렌식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제 인생은 큰 변환점을 맞았어요. 정전돼 컴컴한 세월호 안에서 '엄마 아빠 사랑하는 거 알지?'를 외치던 아이, '왜 구조대가 왔는데 구해주질 않느냐'는 외침, 자식에게 주려고 차마 구명조끼를 입지 못하고 손에 들고 아이를 찾던 어느 어머니. 세월호라는 키워드만 나오면 어른으로서 부끄럽고 우울했고 무기력해졌어요. 미안하고 또 미안하고. 자꾸 마지막 모습이 생각나서 힘들었어요.”

그럼에도 그는 세월호가 목포항에 정박했다는 얘기가 들려오자마자 목포항으로 달려갔다. 2014년 4월 20일, 그가 앞뒤 생각하지 않고 안산 길거리에 현수막을 달던 것과 마찬가지였다.

“빗물이나 수돗물에 의한 침수 외 바닷물에 침수됐던 디지털 장비는 공기에 닿는 순간 빠른 시간 내에 부식이 일어나요. 차량에 있는 블랙박스, 아이들의 휴대전화기 등 디지털 기기들을 획득하는 대로 절차에 따라서 보존하고 최대한 데이터를 복원하기 위한 초기대응이 중요합니다.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들과 국민들이 염원한 대로 끝까지 세월호의 진실을 드러내도록 해야죠.”

ky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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