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영화와 연극을 통해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한 '클로저'가 연극으로 다시 돌아왔다. 영화 '연애의 온도'로 남녀가 가진 감정의 차이와 세밀한 변화까지도 전달하고자 했던 감독 노덕의 첫 연출작이다.
'클로저'에는 댄과 안나, 앨리스와 래리가 등장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직업, 출신, 가족관계를 가진 4명의 각기 다른 어른들이다. 우연한 기회에 런던에 모이게 된 4명에게 있는 공통점은 모두가 사랑에 서툰 존재라는 것이다.
“멜로를 할 수 있어서”라고 말한 노덕 감독의 간단한 연출의 변처럼 '클로저'는 아주 짙은 멜로다. 싸우고 이별하고 울고 그리워하지만, 앨리스의 눈에 그렁그렁 맺혔던 눈물, 댄이 가지고 있던 참치 샌드위치, 래리의 빨간 구두 선물 역시 사랑이었음을 관객들은 막이 내린 뒤에 알 수 있다.
2016년 판 연극 '클로저'는 섬세함을 더했다. 지난 공연에 비해 큰 틀에서는 큰 변화가 느껴지진 않는다. 조금 더 배우들의 입에 맞도록 편안한 어투와 쓰임 좋은 단어들로 조금씩 조정됐다.
발칙할 정도로 밝지만,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약했던 앨리스 역의 배우 이지혜는 가냘프지만 강단이 엿보이게 연기에 임했다. 많은 대사와 어느 정도 노출이 있는 연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앨리스를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다. 작은 체구에서도 놀랍도록 자유로운 에너지를 표현했던 나탈리 포트만이 떠오르기도 했다.
이미 '클로저'를 통해 보증된 래리, 배우 배성우는 다른 배우들을 자연스럽게 이끌면서 자연스러운 애드리브 연기를 선보였다. 한층 더 여유가 더해진 모습은 건조한듯 인간미 있는 래리와 매우 흡사해 보이기도 했다.
'클로저'가 얘기하는 사랑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앨리스가 우연히 댄의 참치 샌드위치 빵 끝을 잘라놓은 걸 보고 시작되기도 하고, 안나의 평온한 사람에 갑작스러운 설렘으로도 시작될 수 있는 게 사랑이다.
동시에 사랑을 놓치는 것 역시 우리가 대부분 반복하는 일상 중 하나임을 부정하긴 어렵다. 서툰 사랑의 씁쓸한 맛을 경험해 본 이들에게 '클로저'는 평범하고 보편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게 분명하다.
영국의 젊은 극작가 패트릭 마버의 대표작인 '클로저'는 1997년 런던에서 초연됐고, 2005년 국내에서 첫 소개됐다. 2013년 막을 올린 이후 3년 만에 대학로 예그린시어터에서 오는 11월 13일 공연된다.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