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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인터뷰②] '허삼관 매혈기'로 엿본 영화감독 하정우의 청사진

작성 2014.07.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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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하정우를 향한 호기심은 이제 연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영화감독 하정우에 관한 기대감도 상당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화 '롤러코스터'로 감독 신고식을 치른 뒤 재빠르게 두 번째 연출작을 결정했다. 

바로 중국 소설가 위화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허삼관 매혈기'다. 이날 인터뷰는 '군도:민란의 시대'의 개봉을 앞두고 이뤄졌지만, 기자의 궁금증은 '허삼관 매혈기'에도 뻗쳐있었다.  

소설 '허삼관 매혈기'는 한평생 피를 팔아 가족을 위기에서 구해낸 허삼관을 통해 가족의 의미, 나아가 힘겨웠던 시대에 대한 풍자와 해학까지 곁들인 수작이다.

1996년 발표된 이 소설은 출판과 동시에 전 세계 독자를 사로잡으며 이탈리아의 그린차네카보우르 문학상(1998년), 미국 반스앤드노블의 신인작가상(2004년),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2004년)을 수상했다. 

웃음과 감동을 겸비한 수작에 영화화 제의가 쏟아졌다. 운좋게 이 작품의 판권을 10여 년전 국내의 한 영화제작자가 구입했다.

하정우은 당초 허삼관을 연기할 배우로 캐스팅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나이대가 맞지 않아 고사했다. 판권 연장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제안을 받았고 하정우는 영화의 주인공과 연출을 동시에 맡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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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하정우는 하지원, 성동일, 조진웅, 김성균, 장광, 이경영, 김성령, 전혜진 등 충무로에서도 탄탄한 연기력으로 유명한 배우들의 대거 캐스팅해 영화의 밑그림을 완성했다.

'허삼관 매혈기'는 참신한 소재에 적절한 풍자와 해학, 서사의 힘까지 더해져 영화로서 더할 나위 없었다. 그러나 중국의 시대상 즉, 문화대혁명을 관통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는 각색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했다. 원작이 가진 개성과 매력을 살리면서 한국화시키는 것이 첫 작업이었다.

하정우는 "소설에서 문화대혁명은 이야기의 허파 같은 역할을 한다. 허삼관의 본격적인 매혈기가 시작되는 중요한 사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문화대혁명, 자아비판 등의 키워드는 다 빼버렸다. 영화의 포인트를 첫째 아들 일락을 구하기 위한 허삼관의 상경기에 맞췄다"면서 "주요 시대적 배경은 한국의 1953년부터 63년까지며 에필로그를 통해 현대까지 올라온다"고 각색의 방향을 밝혔다.

영화는 풍자보단 해학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하정우는 "캐릭터의 개성과 힘이 돋보이는 코믹 드라마가 될 것이다. 여기에 감동까지 더하고 싶다"고 전했다. 

신인 감독으로서는 쉽지 않은 방대한 서사 구조의 시대극이다. 하정우는 그동안 홍상수, 김기덕, 나홍진, 윤종빈, 이윤기, 류승완, 전계수, 김병우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감독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이 경험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공부가 됐다. 여기에 연기하면서 체득한 노하우도 연출에 있어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감독과의 작업이 내 연출에 자양분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곧 나의 스승이고 선배이기 때문이다. 연출과 시나리오에 다 영향을 줬다. 어떤 장면을 찍을 때 기준이 되는 것이 내 경험이었다. 내가 겪었던 촬영현장, 감독님의 연출 방식 등을 떠올리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갔다. 배우로서 쌓은 경험도 연출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 이를테면 배우의 연기 디렉팅을 할때 신에서 배우가 어떤 기능적인 역할을 해야 할지 명확하게 설명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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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가 아닌 감독 하정우는 어떤 캐릭터냐고 물었다. 그는 "오히려 감독할 때가 더 나이스(Nice) 하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연기할 때는 현장 상황이나 캐릭터 때문에 예민해질 때가 있는데 현장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감독의 입장이 되면 훨씬 부드러워 지는 것 같다. 몇몇 배우들은 날보고 '아줌마 같다'고 하더라. 감독은 뭐든 꼼꼼하게 설명해줘야 하니까 말이 많아지는 것 같다.(웃음)"

지난해 발표한 데뷔작 '롤러코스터'의 칭찬과 비판도 두 번째 작품에 긍정적으로 반영됐을 것이다. '롤러코스터'는 개봉 당시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코미디지만, 플롯과 내러티브가 다소 빈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좋은 경험이 됐다. 한정된 공간에서 쉼 없이 이어지는 에피소드로 끌고 가는 실험과 도전을 가미한 코미디 영화였는데 대중의 반응은 나뉘었다. 이런저런 아쉬움을 느끼긴 했는데 돌이켜보면 많은 것을 남긴 영화였다. 배우로 장편영화 30편을 연기할 때도 몰랐던 것을 '롤러코스터' 한편 연출하고 알게 됐다"

순제작비 5억 9천만원으로 완성한 데뷔작과 달리 두번째 작품은 제작비 60억대의 작지 않은 예산이 투입됐다. 상업영화 감독으로서의 첫 출사표라 할 수 있다.

'허삼관 매혈기'는 지난 6월초 촬영을 시작해 전체 분량의 1/3에 해당하는 19회차의 촬영을 마쳤다. 하정우는 '군도'의 홍보 활동을 끝낸 후 쉴틈 없이 다시 순천으로 내려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하정우는 '허삼관 매혈기'를 보편적인 재미와 감동을 주는 드라마로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연출 철학은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 단순하지만 어려운 과제를 그가 어떤 식으로 해낼지 궁금하다. 그 결과물은 내년 구정쯤이면 확인할 수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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