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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끝까지 간다' 김성훈 감독이 피해간 장르영화의 클리셰

작성 2014.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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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형사가 범죄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는 영화에서 이미 우려먹을 대로 우려먹었다. 형사들의 고군분투기를 다룬 버디 무비? '투캅스' 시리즈로 이미 질려버렸다. 형사와 범죄자의 지독한 대결? '추격자' 이상의 영화가 나오기는 힘들다.

영화 '끝까지 간다'(감독 김성훈)는 그동안 한국 형사물이 보여준 모든 설정을 사용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뻔하지가 않다. A 다음에 B, 이 장면 다음에 어김없이 저 장면을 예상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능구렁이 같은 전개에 놀랐을 것이다.

주인공이 사건에 휘말리고, 위기에서 벗어나기까지의 치열한 과정에 곁가지 따위는 없다. 오로지 앞만 보고 내달린다. '빠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속도 조절은 물론이고 긴장과 이완이 절묘하다. 밀당의 재미와 쪼는 쾌감이 상당하다.

결과적으로 '끝까지 간다'는 누구나 생각한 흥행 공식을 과감히 버려, 누구나 좋아할 만한 상업 영화로 완성됐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2006년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던 김성훈 감독이다. 첫 작품을 시원하게 말아먹은 뒤 재기하기까지는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피도 눈물도 없는 충무로에서 실패한 감독이 두 번째 기회를 얻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김성훈 감독은 힘들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두 번째 타석에서 결국 홈런을 쳤다. 이 홈런이 2점짜리가 될 3점짜리 될지 아니면 만루 홈런이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어쨌든, 김성훈 감독은 두 번째 영화로 칸느(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레드카펫도 밟았고, 국내 관객과의 소통에도 성공했다. 이 모든 영광을 누리기까지의 치열했던 과정을 들어봤다. 무엇보다 궁금했던 것, '끝까지 간다'의 특별한 전략 즉, 상업영화의 클리셰를 과감하게 비켜간 철학과 뚝심에 관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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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일반 시사회로 조금 늦게 영화를 봤다. 일반 관객들과 같이 앉아서 영화를 봤고, 끝났을 때 반응이 엄청났다. 속된 말로 '개재밌다'고 하더라. 

A. 감사하다. 관계자들이나 언론에서의 호평도 반갑지만, 무엇보다 관객의 뜨거운 반응이 더욱 기쁘다.

Q. 시체를 어머니의 관에 묻는다는 이야기가 무척 창의적으로 여겨졌다. 칸영화제 감독 주간에 된 것도 어찌 보면 소재의 힘이었다. 현지 상영에서도 호평 일색이었고, 해외 30개국에도 영화를 팔았다. 이 기막힌 소재는 어떻게 생각하게 됐나? 

A. 수년 전에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영화 '귀향'을 봤다. 영화에서 보면 딸이 살인을 저지르고 은폐하기 위해 시체를 강가에 묻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이 허술하다고 생각했다. '금방 걸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저기서 어떻게 시체를 완벽하게 유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때 무덤이라는 공간이 떠올랐다. 무덤도 그냥 무덤이 아닌 어떤 순간, 어떤 잘못을 해도 용서해줄 단 한 사람 어머니 무덤이면 가장 완벽한 공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Q. 그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시나리오가 영화화 되기까지 무려 7년이나 걸렸다고 들었다.

A. 초고가 나온 건 2009년 초였다. 그땐 그걸 가지고 금방 영화를 찍을 줄 알았다. 하지만 자본이 움직이려면 웬만큼 재밌어서는 힘들었다. 남을 설득하는 과정이 초고로는 부족했던 것 같다. 나는 재밌다고 여겼으나 투자자들은 나에 대한 신뢰가 없었을 것이다. 거의 0의 상태에서 시작해 투자자와 제작자들을 설득하는 긴 과정을 거쳤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2009년에 바로 영화가 만들어졌다면 아주 부족한 영화가 나왔을 것 같다. '끝까지 간다'가 흥행이 잘된다면 그 긴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본다.  

Q. 아주 작은 아이디에서 이야기는 출발한 셈인데, 참신한 아이디어를 남은 그릇은 형사물이라는 장르였다.

A. 특별히 형사물이나 액션 영화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보편적 재미와 장르적 매력을 모두 살려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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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국영화에서 형사물은 특히나 클리셰가 많은 장르다. 그런데 당신은 그 모든 것들을 영리하게 비켜갔다.

A. 경찰이라는 직업은 길에만 나가도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직업군이다. 극도의 도덕성과 책임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오히려 반대된 행동을 하면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범죄를 잡아야 할 사람이 오히려 범죄를 저지르는 상황을 설정하게 됐다.  

Q. 고건수(이선균)라는 인물이 지닌 매력이 묘하다. 박창민(조진웅 분)이 워낙 절대적 악역이라 상대적으로 착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건수라는 인간도 나쁜 놈이다. 악과 대비를 이루기 위해 주인공을 착하게만 설정하는 여느 영화들과는 다르다.

A. 맞다. 건수라는 인물도 따지고 보면 나쁜 놈이다. 도덕성도 모자랐지, 가족에 대해서도 무책임하지, 게다가 자기 혼자 살아보겠다고 동료들을 희생 시키기고 하고. 그런데 이상하게 어느 순간부터 보는 사람들은 건수를 응원하게 된다. 이선균이라는 배우가 가진 매력에 많이 빚진 것 같다.

Q. 이선균이라는 배우가 이 영화에서 날개를 달았다. 신나서 연기하고 있다는 게 눈에 보일 정도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났고, 본인이 가진 것 이상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를테면 액션 배우로서의 가능성이랄까?

A. 원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게 많은 배우다. 내가 이선균 씨가 적역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나쁜 짓을 해도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그 이미지 때문이었다. 더욱이 이선균은 과장되지 않은 사실적인 연기를 구사한다. 장르 영화의 틀 안에서도 사실적인 연기가 필요했다. 예상대로 이선균 씨가 너무나 세밀하게 연기를 해줬다. 그 미세한 긴장감과 억눌린 스트레스를 분출하는 연기는 최고였다.

특히 영화 초반 3회차에 찍었던 장례식장 밖에서 건수가 동료 형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촬영 감독님이 "이선균이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냐"고 깜짝 놀라더라. 나 역시 이선균이라는 배우를 과소평가했구나 싶을 정도로 촬영 2~3회 차만에 건수의 얼굴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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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선균의 진가, 아니 고건수의 매력이 터진 장면은 아무래도 영화 초반 시체 보관실 신일 것이다. 연극적 요소가 돋보이는 이 장면에서 이선균의 원맨쇼는 상당했다. 작년에 개봉했던 '더 테러 라이브'의 오프닝 시퀀스와 비견될 만큼 참신한 긴장감과 재미가 넘쳤다.

A. 가장 공을 들인 장면 중 하나다. 우리 영화는 총 55회차였고, 3개월을 찍었는데 시신 보관실 신만 한 5일을 찍었다. 이선균 씨가 어마어마하게 힘들었을 것이다. 다른 배우와 호흡을 맞추며 연기를 했다면 괜찮을텐데 혼자 긴장과 이완을 하며 신을 끌어가야 했으니...이 신이 어려운 게 배우가 과도하게 오버한다면 관객이 극을 가짜로 느낄 것이고, 너무 진지하면 끔찍하게 느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저 본인은 시체를 유기해야 하는 상황에 집중하고, 의도하지 않은 외부적 자극이 관객에게 웃음을 주길 바랐다. 의도한 바 그대로 나와서 무척 좋아하는 신 중 하나다. 

Q. 아이가 가지고 놀던 인형을 활용해서 엄마의 시체를 끌어오는 아이디어로 기발했던 것 같다. 그런 인형을 어떻게 생각했나?

A. 상당히 조악한 인형이다. 10년 전인가 지하철에서 팔던 것이 생각이 나더라. 교대역이었던가 암튼 사람들이 붐비는 지하철 안에서 따다당 소리를 내면서 바닥을 기던 그 인형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시신 보관실 장면을 디자인하면서 어머니의 관에 시체를 숨기는 패륜적이고 비윤리적인 행위를 하는 건수를 관객이 흥미롭게 지켜보길 바랐다. 무엇보다 그 상황 자체에 집중해 건수를 응원하고, 그의 미션이 성공할 때 관객도 희열을 느끼게 하기위해 유머가 필요했다. 시체를 끌고 오는 끔찍한 행위를 그런 말도안되는 인형을 이용해 하면 어떨까 싶더라. 

나에게도 건수 딸 또래의 아이가 있는 실제로 그런 남자 장난감을 가지고 논다. 그래서 건수가 딸의 장난감을 가져와 이렇게 활용하지 않을까 싶었다. 오래된 인형이라 과연 구할 수 있을까 했는데 인터넷에서 개당 3,500원에 팔고 있더라. 정말 싸게 잘 사용한 것 같다(웃음)

Q. 문득 든 궁금증인데, 왜 주인공의 이름이 건수인가. 건수(사물이나 사건의 가짓수)라는 뜻을 의도 한건가?

A. 아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마를 건, 물 수자를 써 '물을 말리자'는 의미로 정했다. 이 영화를 위해 지은 이름은 아니고 이 영화 전에 썼던 시나리오에 썼던 이름이다. 이름 짓기도 어렵고, 또 캐릭터에 잘 맞는 것 같아서 썼다. 

Q. 또 하나, 이 영화가 다른 상업영화랑 달랐던 점은 주인공과 대치하는 악역이 한 시간 이후에 등장한다는 점이다. 건수는 전화통화로만 창민(조진웅 분)을 접하면서 긴장을 끌고 간다. 창민의 등장 부분을 놓고 투자사와 갈등이 많았을 것 같다. 어떻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나.

A. 사실 많이 부딪쳤다. 이 영화는 고건수와 박창민의 대립이 주다. 당연히 또 한 명의 주인공이 영화의 반을 책임져야 하는데 박창민이 얼굴을 드러내는 건 상영 후 약 57분이 흘렀을 때다. 촬영 과정에서 박창민을 좀 더 일찍 등장시켜서 극적 긴장감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게 일반적인 관점이다.

근데 이 영화의 태동은 시체를 숨기는 데서 출발한다. 당연히 가장 중요한 신도 시신 보관실 장면이고. 건수가 시신을 숨기면 완벽히 끝나는 게임이다라고 관객도 믿게 하려면 관찰자가 들어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다음에 도대체 어떤 이야기가 벌어질까, 시체를 진짜 죽인 사람은 누구며, 언제 나타나는 거지라는 막연한 긴장감을 극 중반까지 끌고 가고 싶었다. 그래서 관계자들을 열심히 설득했던 것 같다. 다행히 내 뜻대로 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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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건수의 동료 최형사(최만식)도 가차 없이 소비되더라. 당연히 안 죽겠지 하는 사람조차 순식간에 악당의 희생양이 되고, 그 모습을 지켜본 건수의 죄책감도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 다른 상업영화였다면 힘들어하는 건수와 그로인해 커지는 복수심을 강조 했을텐데 말이다.

A. 우리 영화에서 건수 어머니, 광민, 최형사, 박창민, 총 네분이 돌아가신다. 영화의 흐름상 죽어야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런 가차없는 소비를 우리 영화의 의외성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영화는 이 영화는 정의를 이야기하지 않는데 최형사가 차 안에서 건수에게 처음으로 정의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바로 죽음을 맞는다.

물론 시나리오 쓸 때 '과연 최형사를 죽여야 할까'에 대해 고민했다. 또 건수가 그 이후 어떤 행동을 취해야할까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감정에 빠지면 영화가 엇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 이 영화를 하면서 윤리의 덫에 빠지지 말자고 생각했다. 어차피 도덕적으로 말이 상황은 우리 사회에서 많이 펼쳐지는데 그걸 영화에서 굳이 윤리적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무리한 설정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영화적으로 재미가 없으니 다른 걸로 극복하려고 했다.  

Q. 정말이지 클리셰는 싫었나 보다. 하긴 '끝까지 간다'에는 그 흔한 멜로 요소도 없다. 또 딸을 이용해 주인공의 비윤리적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가 하는 식의 곁다리가 없다는 것도 의외였다.

A. 맞다. 일반적인 영화에 있어야 할 요소들이 없다. 그런 건 관객들이 이미 많이 봐왔고. 사실 이 이야기에 멜로가 들어간다고 감동을 줄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이 영화의 장점이 있다면 그걸 극대화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상업영화의 어떤 요소들 때문에 우리 영화의 장점을 희석하긴 싫었다. 단지 건수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과 그 위기를 헤쳐가는 태도와 임기응변이 이 영화의 매력이 되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다. 

Q. 건수와 대립하는 박창민은 건수와 달리 영화적인 캐릭터다.

A. 맞다. 건수나 경찰서 내 형사들은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인데 박창민은 지극히 영화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박창민을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악당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힘의 정도와 목적을 모르는 인물로 그리고자 노력했다. 그는 인생을 누구보다 열심히 산다. 단 그 방향이 악해서 그렇지.

Q. 영화 후반부 건수와 창민이 아파트 공간 공간을 넘나들면 벌인 액션 시퀀스는 처절함이 느껴지더라. 좁은 공간에서 액션 장면을 찍기가 여간 고생스러운 게 아니었을 것 같다. 

A. 4일 밤을 새워가면서 찍었다. 연출하는 내가 보면서 힘들 정도였으니 배우들은 어땠겠는가. 너무 고마운 게 나는 오케이했는데 두 사람이 "감독님, 한번 더 가요"하는 식이었다. 이선균씨나 조진웅 씨나 본인이 만족하지 않으면 계속 가보겠다는 식이었다. 액션의 합도 현실적이지 않으면 건의를 하고,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내줬다. 처절한 상황과 인물의 감정만 전달되면 되는 장면이니 액션은 배우의 생각도 많이 반영해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만들고자 했다.

Q. 결말이 재기발랄하더라. '건수의 인생은 역시 뻔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달까. 2탄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속편에 대한 생각도 있는가?

A. 전혀 생각을 못 하고 썼다. 마지막은 정리하는 느낌으로 갔으면 했는데, 그냥 끝내기는 아쉬웠다. 던져놓은 카드 중에 열쇠가 남아있어서 그런 결말을 만든 것이다. 속편에 대한 생각보다는 마지막까지 관객을 흥분시키면서 끝내고 싶었다.

Q. 개인적인 궁금증인데, 건수는 그 가방에 얼마를 담았을까?

A. 글쎄...2탄은 현재로써는 생각이 없다. 더 보여주고 싶은게 있다면 속편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써는 없다. 건수가 가져간 가방은 건수의 욕심에 비례하는 크기다. 관객도 용인해줄 수 있을 정도의 욕심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장면은 건수의 선택에 대한 결과를 이야기한 것이기도 하고. 그의 그릇된 선택의 결과가 이건데,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그건 관객 상상의 몫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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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제야 하는 질문이지만, 첫 연출작이었던 '애정결핍이 두 남자가 미치는 영향'은 김성훈에게 어떤 의미일까?

A. 상업영화로는 한없이 부족하지만, 나에겐 영원히 따라다닐 사랑스러운 데뷔작이다. 그 영화의 실패로 많은 반성을 했다. 그때문에 '끝까지 간다'가 있을 수 있었다.

지난 7년이 마냥 즐겁지는 않았다. 치열한 충무로 환경에서 첫번째 영화가 유작이 되는 경우가 태반이고, 나 역시 '다음 작품을 할 수 있을까'와 같은 슬픈 생각을 했었다. 만약 한 번의 기회가 더 온다면, 내가 재밌다고 여기는 영화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혹시 다시 올지 모를 기회를 대비해 오랜 시간 '끝까지 간다'의 시나리오를 썼다. 이 시나리오 역시 잘 할수 있다기 보다는 내가 하고 싶어서 신 나게 썼던 것 같다.   

Q. '끝까지 간다'의 호평으로 벌써 많은 시나리오와 연출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들었다. 차기작으로 생각해둔 게 있나?

A. 아직이다. 적어도 다음 작품은 7년이  안 걸렸으면 좋겠다. 물론 전화위복이 됐지만, 한번 경험으로 충분하다. 그 시간을 안 들여도 이젠 좀 더 효율적으로 작품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뭘할지는 모르겠다. '끝까지 간다'처럼 뭘 해야지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좋고, 재밌고, 신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잘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건 그다음 문제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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