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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리뷰]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 월가의 악마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작성 2014.01.07 15:28
오프라인 대표 이미지 - SBS연예뉴스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월가의 늑대', '일그러진 로빈후드'로 악명 높았던 조던 벨포트의 흥망성쇠를 다룬 영화다. 조던 벨포트의 회고록 '캐칭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Catching the wolf of wall street)을 바탕으로 에미상 수상에 빛나는 테런스 윈터가 각본을 썼고,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던 벨포트(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성공에 대한 열망으로 월스트리트에 입성해 명석한 두뇌와 유창한 언변, 그리고 타고난 세일즈 감각으로 젊은 나이에 월스트리트의 주식중개인이 된다. 일찍이 그는 직장 상사이자 멘토인 마크 한나(매튜 맥커너히)로부터 증권가의 생리를 배우고 부침 심한 월스트리트에서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다.

1987년 블랙 먼데이(미국 증시 사상 최대의 주가 폭락 사태)로 직장을 잃은 벨포트는 롱아일랜드의 변두리 차고에 '스크랜튼 오크몬트'사를 설립, 페니 스톡(가격이 낮고 위험이 높아 규제가 매우 느슨한 주식)을 팔아 치우며 회사의 몸집을 키운다.

벨포트는 '고객이 주식을 사거나 죽지 않는 이상 전화를 끊지 않는다'는 모토로 공격적인 세일즈를 추구하고 주식을 헐값에 사들여 가격을 폭등시킨 후 고객에게 파는 증권 사기로 폭리를 취한다.

갖은 불법 수단을 동원해 단기간에 억만장자가 된 뒤에는 술과 마약, 섹스에 빠져 탐욕과 방종의 끝을 달리는 생활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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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벨포트가 월스트리트 신출내기에서 부패한 월가의 늑대로 변모하기까지의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담아냈다. 실제로 벨포트는 개인 헬리콥터와 초호화 자동차 6대, 코코 샤넬이 소유했던 167피트 길이의 요트, 7억원 상당의 코카인과 모르핀 투약 등 흥청망청한 삶을 살았다.

결국 벨포트는 증권사기와 돈세탁으로 기소됐고, 보유했던 수많은 재산도 잃었다. 그의 삶은 뉴욕 금융계 무법자들의 명과 암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신랄한 생태보고서를 완성한 사람은 미국의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 '갱스 오브 뉴욕','에비에이터', '디파티드', '셔터 아일랜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이야기로 서로의 연출-연기 스타일을 파악한 두 사람은 다섯 번째 협연에서도 환상적인 앙상블을 자랑했다.

스콜세지 감독은 벨포트의 실화를 블랙 코미디로 재기발랄하게 풀어냈다. 유머와 풍자가 영화 전반에 녹아있다. 회고록을 원작으로 한 작품답게 1인칭 나레이션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벨포트의 입으로 전해지는 벨포트의 이야기는 그릇된 자부심의 역사인 동시에 반성과 회개의 기록이다.

영화는 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흥망성쇠를 보여주면서 중독의 위험성을 이야기한다. 돈과 마약, 섹스 등 인간이 중독될 수 있는 모든 향락에 취해 이성과 윤리를 져버린 한 인간을 통해 욕망의 추악한 이면을 가감 없이 까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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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프리오는 타이틀롤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다소 과장된 연기톤은 패기와 자신감으로 점철된 벨포트의 캐릭터와 잘 맞아떨어졌다. 세 시간에 이르는 러닝타임 중 압도적인 분량을 차지하며 여러 차례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특히 벨포트가 자신이 설립한 회사 사무실에서 전체 직원을 모아놓고 연설하는 모습은 거칠 것 없는 패기와 비뚤어진 광기가 폭발하는 명장면이다.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연기지만 그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눈빛과 리액션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광기의 전시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그 광기의 본질은 돈과 성공에 대한 비뚤어진 욕망일 것이다.

더불어 약물로 인한 발작상태에서 돈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장면은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섬뜩한 장면이다. 그 신에서 디카프리오는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는 연기를 보여준다.

영화는 전반부까지는 빠른 이야기 전개와 화려한 편집을 자랑하지만 중반 이후 부터는 호흡이 느려진다. 부의 몰락과 함께 인간 내면의 추락에도 힘을 싣기 때문이다.

다소 긴 러닝타임이 관객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연기, 촬영, 편집, 음악, 의상 등 연출을 완성하는 모든 요소에 있어 정교함을 자랑해 그 단점이 상쇄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79분, 1월 9일 개봉.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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