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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라

‘은퇴선언’ 김구라는 왜 비난과 동정 사이에 있나?

작성 2012.04.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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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SBS연예뉴스 l 강경윤 기자] 방송인 김구라가 10년 전에 한 부적절한 발언을 책임지고 연예계를 떠난 지 3일이 됐지만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김구라를 꾸짖는 여론과 동정론이 서로 다른 논리로 팽팽히 맞서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

연예인들이 크고 작은 물의를 일으키고 자숙을 선택한 적은 많았다. 그러나 이번 김구라 사안처럼, 비난여론 못지않게 동정론과 반론이 거세게 불었던 건 매우 드문 게 사실이다. 특히 연예인 동료들이 비난의 화살 밭으로 직접 뛰어들어 김구라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김구라는 왜 비난과 동정론 사이에 서게 됐을까.

▶ “발 빠른 사죄…변명도 언플도 없었다”

문제가 된 김구라의 발언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사적인 사안을 19금 발언과 비속어로 진행하는 콘셉트의 인터넷 방송에서 진행자 김구라는 “창녀들이 전세버스 두 대에 나눠 타는 것은 예전에 정신대라든지 참, 오랜만에 보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발언의 정확한 의도와 의미는 발언 당사자가 확실히 알겠지만, 집장촌 여성들의 사안에서 위안부를 언급하는 건 부적절했다는 데 변명의 여지는 없었다. 김구라는 문제의 음성파일이 인터넷에서 확산되자 지난 16일 8개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하차했다. 또 당일 tvN E뉴스에 출연, “사죄할 방법을 찾겠다.”고 공개사죄를 남기고 연예계를 떠났다.

이례적인 빠른 결단과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솔직한 사죄는 위안부 발언에 실망했던 이들의 마음을 조금씩 움직이는 계기가 됐다. 이에 동료 김미화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외면한 우리 모두가 가해자”라며 김구라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직접 사과를 하고 다시 활동을 하자고 공개적으로 제의했고, 이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산 계기가 됐다.

▶ “포장되지 않은 이미지, 위기에 강했다”

대중에게 보여주는 이미지는 연예인에게는 생명과도 같다. 일각에서는 과대포장 되지 않은 김구라의 방송이미지가 이번 사안의 완충 역할을 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김구라는 거친 표현과 유명인을 비방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진행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지상파로 입성했고, 지상파에서도 김구라는 개성강한 진행스타일을 고수했다.

직언과 호통, 이따금씩 상대를 꿰뚫는 혹은 비수를 꽂는 통찰로 그다지 따뜻한 이미지를 쌓진 못했다. '까칠하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동시에 적어도 '가식적이진 않다'는 평가를 받은 게 사실. 또 방송에서 김구라가 “먹고살기 위해서 기계처럼 욕하던 시절이 있었다.”고 누차 밝혀왔기 때문에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서 이번 사안으로 받은 이미지 타격은 덜한 것으로 추측이 된다.

▶ '공소시효' 없는 연예인들이 뭉쳤다

김구라 파문에서 눈여겨 볼 점은 동료들의 옹호다. 김구라를 시작으로 윤종신, 정찬, 장진 감독 등은 김구라의 은퇴를 만류하거나 적어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불편한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자칫 괜한 불똥이라도 튈까봐 몸을 바짝 낮추던 기존 연예계의 반응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함께 '라디오 스타'를 한 윤종신은 그렇다 치고, 김구라와 특별한 친분을 과시하지 않았던 이들까지 김구라를 감싼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들은 어쩌면 '정치인 보다 더 까다로운 잣대로 연예인 한 명쯤은 단 며칠 만에 내동댕이칠 수 있는' 모습에서 자신들의 위태로운 처지를 발견하고 공감해 문제의식에 궤를 함께 한 것이 아닐까.

잠정은퇴는 연예인으로서는 가장 적극적인 방식의 사죄다. 김구라가 선택한 사죄의 방식이며, 또 김구라가 자초한 일이기에 은퇴 자체에 대한 반대는 그다지 힘을 얻지 못한다.

다만, 이번 논란은 적어도 '한명 또 보냈다'의 결과론 보다는, 당대의 숙제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의 올바른 자세와 연예인에게 들이미는 엄격한 잣대만큼 우리 사회가 합당하고 건강한 '검증'이 이뤄지는 곳인가에 대한 물음이라는 더 큰 의미를 남긴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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