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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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한인 일가족 살인사건…범인 마스터 라이언의 '충격적인 민낯'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4.03.17 09:43 수정 2024.03.18 10:28 조회 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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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마스터 라이언은 왜 한인 일가족을 살해했나.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마스터 라이언의 거짓말'이라는 부제로 시드니 한인 일가족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월 20일, 호주 시드니 노스 파라마타 지역에서 한인 일가족이 피살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리고 이 사건의 용의자는 피해자 가족 중 아이가 다니던 태권도장의 관장 유광경.

미스터 라이언이라고 불리던 그는 한인 사회에서 성공한 한인 태권도 관장으로 알려진 인물. 특히 그는 전날 칼에 찔린 상처를 입고 병원을 찾아와 수술을 받고 입원한 상태였다.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괴한의 피습을 받았다고 주장한 라이언. 하지만 그는 일가족을 살해한 후 병원에 온 것이었다.

행복하고 단란했다는 가족의 비극과 그들을 비극에 빠뜨린 인물의 정체가 알려지자 호주 한인 사회는 물론 호주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유광경은 2월 19일 수업을 들으러 온 일곱 살 아이와 아이를 데리러 온 아이 엄마를 태권도장 안쪽 방에서 목 졸라 살해한 후 피해자의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의 집으로 가서 아이의 아빠를 몸싸움 끝에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리고 그는 현재 묵비권을 행사하며 범행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주변인들에게 자신이 2000년 시드니 올림픽 호주 국가대표 출신이자, 호주의 유명한 매쿼리대 석좌교수로 계약했다고 밝힌 유 씨.

하지만 취재 결과 그가 밝힌 것의 대부분이 거짓이었다. 대외적으로 행복한 가정의 가장으로 알려졌던 유 씨. 하지만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유 씨는 평상시에 아내에게 잘하지만 한 번씩 폭력적인 성향이 드러나 아내가 곤욕을 겪었다고. 또한 유 씨의 습관적인 거짓말과 과시욕에 어느 순간부터 아내까지도 교민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유 씨의 이력은 대부분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가 도장에 걸어둔 호주 유명 대학 석좌 교수 계약서는 위조문서였고 시드니 대학에서 박사 과정 공부 중이라는 것도 거짓이었다.

국기원 인증서와 감사장은 진짜였지만 그가 태권도 8단이라 홍보한 것과 달리 공인 4단에 불과했다.

한 제보자는 유 씨를 과시욕이 강했던 인물로 기억했다. 시드니 올림픽 국가대표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실제로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다고. 몇 해후 그를 만나 어떻게 된 것이냐 묻자 부상으로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고 했다는 것.

또한 이후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추궁하면 자신이 아닌 자신의 쌍둥이 형제가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는 유 씨.

또 다른 제보자는 유 씨의 동생 유진을 먼저 만났다며 "서울 과학고 조기 졸업, 서울대 복수 전공, UDT 갔다가 호주로 왔다고 했다. 직업은 경찰서에서 태권도 교관으로 있다고 했다. 친형인 유광경이 자신을 꽂아줬다더라"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후 유진은 사업을 제안하며 갱단과 친분을 과시하고 아내는 변호사라고 했다는 것. 하지만 얼마 후 마트에서 청소를 하는 유 씨를 만나고 그가 했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것 알게 됐다고 밝혀졌다. 그리고 왜 그런 거짓말을 했냐고 추궁하자 유 씨는 거짓말을 해서 미안하다며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고.

취재진은 유 씨의 집 앞 쓰레기통에서 서류 뭉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이력서에서 보증인으로 이름을 올린 최 씨에게 연락을 했다.

최 씨는 유 씨의 이름을 듣자 "머릿속에서 지운 지 오래다. 걔는 악마다"라며 몸서리쳤다. 그리고 그는 유 시가 자신이 운영하는 도장에서 일을 했는데 온갖 문제를 일으켜 도장에서 내쫓을 때마다 가족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용서한 것이 수차례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거짓말을 계속했고 라이언이라는 이름을 쓰는 이유도 본인과 같은 체급의 태권도 호주 국가대표 이름이 폴 라이언을 따라 지으며 이후 호주 올림픽 국가대표 이력을 추가했다는 것.

그리고 유 씨의 아내도 그의 거짓말에 속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유 씨가 늘 말해온 부모가 재력가라는 것도 모두 거짓이었다.

유 씨의 부모는 유 씨의 주장대로 부촌인 모스만이 아니라 시드니에서 9시간 거리의 소도시에 살고 있었고 그의 계모는 유 씨와 의절한 지 15년이라며 유 씨의 여동생도 유 씨와 연락을 끊었다고 밝혔다.

재혼한 아버지를 따라 이민온 유 씨는 배다른 형과 함께 태권 도장을 다녔다. 훌륭한 태권도 선수였던 형을 따라가지 못하고 가족과 갈등 빚어 집과 도장 떠나고 말도 안 되는 허위 경력을 떠벌리고 다녀 호주 태권도 협회에서도 문제가 되었던 것. 대부분의 이력이 허위 사실로 호주 국기원 인증서도 위조문서였다.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진 것과 달리 생활고를 겪어 교민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기도 했다는 유 씨. 이에 반해 피해자 가족은 호주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윤택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유 씨가 피해자 가족을 살해한 이유가 금전적인 것과 관련이 있는지 의혹도 나왔으나 경찰은 특별한 근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는 이 사건에 대해 "우발적일 때와 계획적일 때의 특징이 섞여 나오고 있다. 아이와 엄마를 살해할 때는 우발적 살인의 특징이 나오고 아이의 아빠를 살해할 때는 계획적 살해의 특징이 나오고 있다. 짧은 시간에 잔인하게 살인하기에는 말다툼이 있었다거나 어떤 일이 있어서 살해했다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다. 그리고 그는 거짓말이 들통나도 당황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라며 의아해했다.

리플리 증후군으로 보이는 유 씨에 대해 전문가들은 "열등감으로 이런 거짓말이 나온다.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사람이다. 상황 대처를 현실적으로 해나가기보다는 허황된 거짓말로 풀어나갔기 때문에 실제 어떤 일이 발생을 했을 때 그것들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했다고 생각이 든다. 일단 자기가 안 걸리기 위해서는 아이와 남편을 살해해야겠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거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평생 허황된 거짓말과 임기응변으로 살아왔던 이상심리가 그의 범죄에 가장 큰 원인일 수 있다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 동기를 진실되게 말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호주의 사법제도를 이용해서 진실을 왜곡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하고 이렇게 함으로써 자기는 책임을 가장 적게 받고 형량을 가장 낮추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부분을 가장 우려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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