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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외계+인', 한국판 어벤져스 기대했는데…혼종이 나타났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22.07.20 14:28 수정 2022.07.20 15:46 조회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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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최동훈 감독의 신작은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초기 캐스팅 제안을 받은 배우들은 시나리오를 직접 건네받은 것이 아니라 영화사 케이퍼 필름에 가서 읽고 나오는 식으로 보안을 유지했다. 시나리오 유출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다소 요란한 보안 유지 방식이었지만 그만큼 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더욱이 데뷔 이래 한 번도 흥행에 실패한 적 없고, 두 번이나 천만 영화를 만들어낸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 아닌가.

올여름 최고의 화제작 '외계+인' 1부가 오랜 준비 기간을 마무리하고 관객과 만난다. '신과함께' 이후 국내에서 두 번째로 시도된 1,2부 동시 제작이다. 두 편 합쳐 총 700억 원이 투입된 대형 프로젝트, 1부 손익분기점만 700만 명이다.

'범죄도시2'가 팬데믹 시대 첫 천만 영화의 축포를 쐈지만, 여전히 700만이라는 수치는 부담스럽다. 더욱이 코로나19 이후 정상화된 첫 번째 여름 시장에서 국내 4대 투자배급사는 7월 20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2~300억대의 대작을 내놓는다.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로 대표되는 텐트폴(성수기용 대작) 대전의 서막은 '외계+인' 1부로부터 시작된다. 네 편의 영화 중 가장 위험 부담이 커 보이는 작품이다. 최동훈 감독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

전우치 도둑들 암살 최동훈 감독 외계+인 1부 7월 20일,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 스크린에 만개한 최동훈의 상상력

'외계+인' 1부는 고려 말 소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도사들과 2022년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를 쫓는 이들 사이에 시간의 문이 열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단 두 줄의 줄거리 요약으로는 감이 잡히지 않는 이야기다.

감독의 전작 '전우치'(2009)를 떠올려보면 그나마 가늠은 할 수 있다. 이야기와 캐릭터는 상이하지만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활극이라는 점은 유사하다. 다만 '외계+인'은 모든 부분이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다. 상상력의 확장과 기술의 진화가 뒷받침됐다.

최동훈 감독은 무려 3년이나 시나리오 집필에 매진하며 2부작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과거에도 외계인이 있었다면?'→'외계인들이 그들의 죄수를 인간의 몸에 가두었다'→'만약 이들이 인간에 몸에서 빠져나온다면?'이라는 상상력으로 확장됐고,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SF물로 완성됐다.

현대와 과거에서 활약하는 다채로운 캐릭터들도 만들어졌다. 고려의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천둥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 외계인 죄수의 호송을 관리하는 인물 가드(김우빈), 가드의 파트너 로봇 썬더(김대명), 알 수 없는 이유로 외계인에게 쫓기는 형사 문도석(소지섭), 삼각산의 신선 흑설(염정아), 삼각산의 또 다른 신선 청운(조우진), 신검을 차지하려는 가면 속의 인물 자장(김의성), 무릎의 부채 속에 사는 고양이 콤비 우왕과 좌왕(신정근, 이시훈) 등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 규모와 도전에 가려진 최동훈의 장기…멀티 캐스팅도 무색

'외계+인'에 대한 호평은 대부분 기술적인 부문에 집중돼있다. 우주선과 로봇의 디자인, 고려 시대를 재현한 세트와 의상 그리고 도술을 구현한 CG 등 종전 한국 영화에서 분명 한 단계 나아갔다.

다만 규모를 내세운 영화의 경우 불가피하게 레퍼런스(참조)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같은 성공 사례에서 아이디어나 이미지를 가져와 '한국형 OOO' 이라는 결과를 내놓곤 한다. 그러나 "한국에도 이런 영화가 있다"라는 류의 자부심은 만든 이들만의 것이 될 수도 있다. 기술의 성취가 영화의 재미로 귀결될 때 비로소 관객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

더욱이 마블을 위시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대한 국내 관객의 충성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영화가 동등한 장르로 경쟁할 때 관객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진다. 이야기가 중요한 드라마와 달리 볼거리로 승부하는 SF의 경우 새로움이나 진화가 평가의 중요한 포인트다. 이미 본 것, 익숙한 것에 한국적 색채를 가미했다고 그 자체가 새로움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외계인

'외계+인'은 한국 영화계에서 미개척 분야나 다름없는 본격 SF물을 지향 하면서 어디서 본듯한 아이디어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시각적인 요소는 마블 히어로 무비, 코미디적인 요소는 중국 무협물과 홍콩 영화가 떠오르기도 한다. 물론 그 기시감이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다.

영화는 현대 파트와 고려 파트로 나눠지는데 현대는 SF 영화로서의 이야기의 빌드업과 시각적 볼거리, 고려 파트는 액션 영화로서의 쾌감과 반전의 묘미를 담당하고 있다. 시대와 장르, 캐릭터들이 한데 뒤섞인 혼종이다. 신선한 시도라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산만하다는 인상도 준다. 이로 인해 관객들은 세계관의 작동 원리와 질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맛깔난 대사, 리듬감이 돋보이는 편집으로 오락성을 극대화해왔다. 그러나 이번 영화에는 그 장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고려 파트에서는 류준열과 김태리가, 현대 파트에선 김우빈과 소지섭이 중심축 역할을 한다. 전자의 인물들이 재주를 부린다면, 후자의 인물들은 카리스마를 담당한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는 고려 파트에서 감초 역할을 담당한 염정아와 조우진이다. 주연은 물론 조연까지도 각각의 매력 포인트를 부여했던 최동훈 감독의 캐릭터 조형술을 생각하면 '외계+인'은 아쉽다.

그의 또 다른 장기인 대사 발과 말맛도 골고루 퍼지지 못했다. 개인기가 뛰어난 배우들이 집중된 고려 파트와 달리 현대 파트에서는 극의 활기가 급격하게 떨어지는데 이는 캐릭터의 매력 차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대사 처리 방식의 아쉬움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지나치게 설명적이다. 특히 가드의 파트너 썬더의 목소리 대사들은 영화의 수준을 떨어뜨리는 패착으로 보인다.

외계인

◆ 2부를 위한 1부라니…'한국판 어벤져스'가 위험하다

'외계+인' 1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2부를 위해 존재하는 징검다리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2부작 구성의 영화에서 1부보다 2부가 더 재밌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러나 2편을 보지 않는다 해도 1편만으로도 완결된 재미를 선사해야 한다. '외계+인' 1부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지점에서 끊는다는 느낌을 준다. 이 지점에서 관객이 느낄 만족도를 생각해본다면 물음표가 생긴다.

1부는 이야기와 캐릭터 빌드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이 과정에서 현대 파트의 분량이 늘어났다. 그런데 '외계+인' 1부의 현대는 그리 매력적인 세계가 아니다. 우주선과 로봇, 인간이 어우러진 VFX의 향연이 펼쳐지지만, 반복될수록 심드렁해진다. 평면적인 설계 때문이다. 이 영화의 재미는 모든 인물이 한데 어우러지는 후반 30분에 집중돼있다. 그전까지는 견디는 시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외계인

2부작 동시 제작은 예나 지금이나 위험한 도전이다. 쌍천만의 신화를 쓴 '신과함께'라는 아주 성공적인 사례가 있지만, 이는 지금까지도 유일무이한 결과다. 더욱이 '신과함께'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야기를 운용할 폭이 넓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계+인'은 순수 창작물이다. 감독의 외계인에 대한 상상력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자기 검열 끝에 완성됐다. 그러나 SF와 활극,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이 혼종의 결과물은 널을 뛰는 편차로 인해 관객이 이야기에 풍덩 빠지기가 쉽지 않고 만족도도 개인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관객들이 1부로 맛을 봤으니, 2부도 당연히 볼 것이라는 것은 근거 없는 자신감이다.

"한국판 어벤져스를 만들고 싶었다"는 최동훈 감독의 야심은 관객의 응답으로 이어질까. 올 극장가의 가장 큰 궁금증이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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