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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범죄도시2', 성공적인 시리즈화…마동석이라 가능했다

김지혜 기자 작성 2022.05.17 07:03 수정 2022.05.17 10:46 조회 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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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팝콘 무비'의 정의를 "걸작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한다면 '범죄도시' 시리즈는 그 목적에 제대로 부합한다. 이 영화는 2시간의 러닝타임 동안 아무생각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오락 영화다.

2018년 추석 극장가를 지배한 '범죄도시'가 5년 만에 돌아왔다. '형보다 나은 아우'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형에게 부끄럽지는 않은 아우'다.

'범죄도시2'는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을 잡기 위해 펼치는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영화. 1편이 가리봉동을 배경으로 조선족 범죄인과 쫓고 쫓기는 승부를 펼쳤다면, 2편은 베트남 호치민에서 시작해 서울로 이어지는 국제적인 동선을 짰다.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영화다. 영화의 시작이자 끝인 마동석이라는 존재감은 2편에서도 오롯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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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연기한 형사 마석도는 그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투영된 캐릭터다. 형사를 꿈꿨던 어린 시절 꿈을 투영한 이 인물은 어떤 상대도 주먹 한 방으로 가뿐히 제압한다. 물론 이 인물이 무력을 가하는 상대는 사회악 혹은 서민을 괴롭히는 범죄자들이다. 그동안의 대중 영화에서 무능력하고 무책임하게만 묘사되어온 형사라는 직군의 이미지는 힘세고, 정의로우며, 정겹기까지 한 마석도의 캐릭터를 등에 업고 완전히 달라진다.

'범죄도시2'는 액션 스타 마동석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다. 1대 다수 혹은 총이나 칼 같은 무기를 든 상대를 만나더라도 주먹 한 방이면 모든 상황이 단숨에 제압되는 비현실적 액션 설계는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존재감과 만나 설득력을 얻는다.

영화의 주요한 볼거리인 액션은 1편에 비해 더욱 다채롭게 설계된 모양새다. 베트남 가옥과 좁은 복도, 드넓은 창고와 사방이 막힌 엘리베이터 등 각각의 공간과 상황에 맞게 액션의 개성을 더했고, 호쾌한 타격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마석도의 주먹이 닿은 타이밍에 맞춰 사운드를 극대화했다.

범죄도시

이로 인해 '묻지 마 살인'을 저지르는 잔혹한 악당들이 마석도의 주먹 한 방에 응징당하는 통쾌한 순간을 영화 내내 즐길 수 있다. 1편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면, 2편은 15세 이상 관람가를 받아 수용 관객층도 훨씬 넓어졌다. 전편에 비해 직접적인 범죄 묘사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체감 수위는 전편을 능가한다.

1편의 성공에는 '장첸'(윤계상)이라는 악역의 지분도 상당했다. 이로 인해 '범죄도시' 하면 괴력을 뽐내는 불세출의 형사 마석도와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악당의 대결이라는 구도가 형성됐다.

2편에서는 손석구가 연기하는 악당 '강해상'을 만날 수 있다. 손석구는 대사를 치는 리듬이 독특한 배우다. 나사가 하나 빠진 듯, 느슨한 톤으로 대사를 소화하는 이 배우는 잔혹 무도한 악역도 자신만의 색깔로 완성해냈다. 다만 외모와 패션, 아우라 그리고 말투까지 전에 본 적 없는 스타일로 등장해 수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냈던 장첸과 비교하면 그저 무섭고 잔혹하기만 한 악역으로 설계된 것은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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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이 마석도와 장첸을 중심으로 한 '강 대 강' 구도에 위성락(진선규), 양태(김성규), 독사(허성태), 장이수(박지환)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면, 2편에서는 빌런 강해상 한 명에게 포커스를 집중했다. 그 와중에도 마석도와 '톰과 제리' 같은 관계 설정을 통해 웃음을 유발했던 장이수의 활약은 이번 편에서도 확실한 웃음 벨 역할을 한다.

그러나 영화의 전반적인 웃음 타율은 전편에 비해 떨어진다. 1편이 상황과 캐릭터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대사들로 "혼자 왔니?", "진실의 방으로", "전 변호사" 등을 자연스레 유행어로 만들었지만, 2편은 유행어를 의도한 듯한 대사와 애드리브가 많아 오히려 웃음에 인색해지는 순간들이 생긴다.

배우에게 자신을 대표하는 캐릭터가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며 자산이다. 마동석은 오랜 기간 액션 영화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해왔다. 다만 좋은 기획과 캐릭터와 만나면 대체 불가의 매력을 발산했지만, 안일한 기획과 복붙한 듯한 캐릭터 양산은 그의 스타성을 갉아먹어온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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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시리즈는 전자의 성공사례다. 그가 가진 모든 역량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이 성공적인 기획은 장기화가 쉽지 않은 액션 장르에서 꽃피워졌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주인공이자 기획자로 활약한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8편까지 기획해놨다고 밝혔다. 대중이 마동석이라는 스타에게 기대하는 바는 명확하다. 통쾌한 액션과 허를 찌르는 위트를 구사하는 '강하고 친근한 형'의 모습이다.

배우의 캐릭터와 영화 속 캐릭터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범죄도시2'는 코로나19로 발길을 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기에 손색없다. '닥터 스트레인지2'가 마블 파워에 힘입어 극장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면, '범죄도시2'는 마동석의 핵펀치로 잠들었던 극장가를 깨울 것으로 보인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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