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윌 스미스와 제시카 차스테인이 삼세번의 도전 끝에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윌 스미스는 '킹 리차드'로, 제시카 차스테인은 '타미 페이의 눈'으로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윌 스미스는 2002년 '알리', 2007년 '행복을 찾아서'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세 번째 도전에서 오스카를 손에 쥔 스미스는 "'킹 리차드'의 리처드 윌리엄스는 정말 너무나도 맹렬하게 가족을 보호하는 인물이다. 제가 이런 역할을 이 시기에, 이런 세상에서 하게 되어서 소명이라고 느껴진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내가 지금 우는 것은 상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모든 분에게 빛을 내리는 이 순간이 벅차기 때문이다.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예술은 삶을 모방한다고 하는데 저희 아버지도 리처드 윌리엄스처럼 유별났다. 우리는 사랑 때문에 미친 짓들을 많이 하게 된다. 제 아내도 그렇다"면서 "오늘 수상의 영광을 저에게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또한 앞선 순서에서 크리스 록을 폭행한 해프닝을 의식한 듯 아카데미 측에 사과의 메시지도 전했다. 윌 스미스는 "아카데미와 이 자리에 있는 모든 동료들에게 사과 말씀드리고 싶다"며 "내년에도 꼭 저를 초대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로써 스미스는 94년 역사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섯 번째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흑인 배우가 됐다. 1964년 시드니 포이티어를 시작으로 2002년 덴젤 워싱턴, 2005년 제이미 폭스, 2007년 포레스트 휘태커가 수상에 성공했다.
영화 '킹 리차드'는 테니스계 슈퍼스타 자매 비너스·세리나 윌리엄스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미스를 실존 인물을 섬세하게 분석해 탁월한 연기를 선보였다.
제시카 차스테인 역시 세 번 도전 끝에 아카데미를 품에 안았다. 2011년 '헬프', 2013년 '제로 다크 서티'로 여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바 있으나 무관에 그쳤다.
니콜 키드먼, 올리비아 콜먼 등 오스카 수상 경력이 있는 배우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기세가 매서웠던 여우주연상 부문에서 위너가 된 차스테인은 "이 상을 주신 아카데미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한 뒤 "여러분과 함께 거론되는 것 자체가 제게는 큰 영광"이라며 후보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회적인 목소리도 냈다. 차스테인은 "요즘 우리는 참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트라우마와 고립을 경험한다"며 "세상의 많은 사람이 지금 희망을 잃고 외롭다고 느낄 것이다. 자살이 가장 높은 사망원인 중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차스테인은 대학 시절 여동생이 자살하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어 "차별적인 법안이 미국에 만연해지고 있고 사람들을 갈라놓고 있다"며 "폭력, 증오 범죄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전 세계에서 다치고 있다. 이런 시기를 지나며 타미가 어떻게 사랑을 실천했는지 생각한다, 타미의 연민을 원칙으로 삼아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타미 페이의 눈'은 1970~80년대에 기독교 방송 네트웍을 세웠고 직접 출연해 텔레비젼 전도사로 미국에서 많은 인기와 함께 존경까지 받았다는 타미 페이 베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실존 인물을 맡은 차스테인은 분장을 통해 싱크로율을 높였으며 뛰어난 연기력으로 타미 페이의 드라마틱한 삶을 스크린에 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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