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방송 프로그램 리뷰

[스브스夜] '아카이브K' 90's 댄스음악은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대중음악"…90년대 레전드 무대 재현

김효정 에디터 작성 2021.01.18 01:53 수정 2021.01.18 09:24 조회 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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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90년대 댄스음악은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대중음악이다.

17일에 방송된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이하 '아카이브 K')에서는 90년대 댄스 뮤직을 조명하고 레전드들의 무대를 재현했다.

90년대 댄스 뮤직에는 히트 공식이 존재했다. 신나는 멜로디에 슬픈 가사, 폭발적인 고음, 그리고 혼성 그룹의 강세가 그것이었다. 그리고 이를 모두 아우르는 대표적인 그룹으로 코요태가 언급되었다.

특히 성시경은 신지의 보컬에 대해 "목소리에 돈 냄새가 난다. 포인트마다 심심한 부분이 없는 그런 목소리의 소유자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에게 어떻게 댄스 뮤직을 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이에 신지는 "워낙 댄스 음악을 좋아했지만 박미경이 롤모델이라 박미경의 노래로 가요제에 나가면서 가수를 준비했다. 고음 스킬을 그렇게 익혀갔다"라고 설명했다.

주영훈은 댄스 뮤직뿐만 아니라 90년대 대표 보컬은 고음을 잘해야 했다고 언급하며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당시에는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곡을 대중들이 듣고 알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고음이 좋지 않은 스피커를 이겨낼 수 없었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그에 반해 전 세계적으로 2020년대에는 지르는 노래가 없다. 이어폰 세대이기 때문에 호흡으로 부르는 시대, 속삭이는 노래를 각자 듣는 시대가 됐다"라고 말해 공감을 자아냈다.

90년대 댄스 뮤직에서 빼놓을 수 없는 5대 작곡가 김창환, 김형석, 최준영, 주영훈, 윤일상 중 주영훈과 윤일상은 여러 제작자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본의 아닌 경쟁을 펼쳤다.

이에 주영훈은 "제작자들이 일부러 나에게 윤일상 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면 난 그걸 듣고 보다 더 좋은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렸다. 아마 윤일상도 나 같을 거다"라고 했다. 그러나 윤일상은 달랐다. 그는 "저는 혼자 작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 곡을 안 들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이들은 당시 미디 음악을 도입해 90년대 댄스 뮤직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미디 음악이란 신시사이저 한 대로 모든 악기의 소리를 연주하는 것으로 하나의 건반과 하나의 컴퓨터로 여러 악기의 소리를 낼 수 있고 이에 보다 빠른 작업이 가능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앨범이 미디 음악을 도입했으며, 듀스의 앨범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90년대 댄스 뮤직의 특징 중 하나인 보이스 샘플링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에 주영훈은 "작곡한 곡에 무언가 부족하다, 심심하다 할 때 보이스 샘플링만 넣어주면 신이 났다"라고 했다. 또한 신지는 "보이스 샘플링이 곡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말소리가 들려야만 코요태다 하고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보이스 샘플링을 선점하기 위해 작곡가들 간의 경쟁도 벌어졌다. 이에 윤일상은 "누군가가 먼저 쓰면 못 쓴다. 그래서 일본에 당일치기로 가서 사 와야만 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주영훈은 "터보 1집의 '검은 고양이'를 고양이 울음소리로 끝내고 싶은데 보이스 샘플링이 없어서 내 목소리로 직접 녹음하기도 했다"라고 녹음 비화도 공개했다.

또한 그는 당시보다 많은 이들에게 들려질 곡을 만들기 위해 나이트클럽의 음악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생일 축하곡과 폐점 시그널 등의 곡을 터보의 목소리로 만들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송에서는 터보의 결성과 첫 만남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됐다. 김정남은 "DJ생활을 할 때 팀을 만들 파트너를 찾고 있었는데 한 손님이 김종국을 소개했다. 내게 소개를 해 준 사람이 김종국의 사촌 누나였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는 "첫 만남은 굉장히 무서웠다. 그런데 댄스 동아리 출신이라고 해서 반가웠다. 그리고 별생각 없이 노래를 해보라고 하고 큰 기대 없이 노래를 듣는데 정말 놀랐다. 당장 밖으로 나가서 제작자에서 전화를 하고 싶었다"라며 "진짜 제대로 하나 건졌다 싶었다. 너무 놀라서 뭐 저런 게 다 있나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댄스 동아리 출신이라던 김종국은 기대와 달리 기본적인 스텝조차 못하는 초보자였던 것. 이에 김정남은 "그런데 하루 만에 3분의 1을 해내더라. 그리고 내가 자세를 고쳐줬는데 15일 만에 마스터를 했다"라며 "얘는 완성이 안되어도 올라가면 성장할 애다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 정도로 열심히 했다"라고 김종국을 칭찬했다.

이에 김종국은 "솔직히 안무가 어려웠다. 하지만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종국은 2집 앨범의 'LOVE IS'의 도입부 안무는 직접 짜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김종국은 "내가 하나에 꽂히면 끝까지 가야 해서 춤에 빠졌고 그래서 안무까지 짜게 됐다"라고 했다.

김정남은 "형 이거 넣어도 돼요 하고 보여주는데, '야 더 해'라고 했다. 더 하라고 솔로 브레이크까지 다 줬다. 너무 열심히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그리고 터보의 성공 요인에 대해 김정남은 "댄스 가수가 노래를 저렇게 잘해? 이런 생각을 하게 하는 팀이었다. 솔직히 난 나와 팀을 하는 종국이에 대해서 나 동생이 이 정도로 잘해하고 뿌듯하고 자부심 같은 걸 가졌다. 얘는 발라드 해도 되는 애야 그런 마음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종국은"저도 춤에 있어서 우리 형이 이렇게 잘하는 형이야 하는 자부심이 있었다"라고 서로에 대한 믿음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한 김종국은 "당시의 음악들은 강남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강북에서 좋아하는 음악이 있었다. 그런데 터보의 노래는 강남, 강북, 지방에서 다 좋아했다. 쉽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노래였기 때문에 사랑을 받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성시경은 90년대 댄스 뮤직을 풍미했던 선배들에게 "선배님들 때는 전 국민이 다 좋아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흘러나오고 누구나 즐겼던 음악인 것 같다. 그건 정말 행복한 일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해 선배들의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수많은 밀리언셀러 음반들이 탄생하고 전설로 기억될 국민가수들을 배출해도 상업적인 음악이라며 대중음악 명반 대열에서 제외되고 추억 팔이 정도로 폄하되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90년대 댄스 뮤직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열정은 넘쳤지만 그만큼 고단했던 90년대 사람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기 위해 외로운 땀을 흘린 가수들과 DJ 출신들의 뮤지션들에 존경심을 보냈다. 또한 모두 함께 노래하고 춤추게 만들었던 90년대 댄스음악은 그때의 대한민국과 가장 닮은 음악임을 강조하며 90년대 댄스음악은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대중음악'으로 기록했다.

한편 '전설의 무대-아카이브 K'는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전설의 가수들이 펼치는 라이브 무대와 영상, 토크로 기록하는 SBS의 초대형 다큐 음악쇼로 발라드, 댄스음악, 인디 그라운드, K-POP 등 7개의 주제로 나뉘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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