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4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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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랩]"방송 끝나도 도울 것"…선한 예능 '골목식당'이 이별하는 법

강선애 기자 작성 2021.12.23 18:12 조회 1,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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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식당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이 마지막까지 '공익 예능'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와 작별을 고한다.

자그마치 4년이었다. 지난 2018년 1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한 '골목식당'은 그동안 전국 38개의 골목을 누볐고 132개의 식당 사장님들을 만났다. '골목식당'은 왜 장사가 안되는지 이유를 몰랐던 자영업자들에게 '요식업의 神' 백종원 대표가 솔루션을 제공해 환골탈태 하는데 도움을 줬다. 그러면서 주변 상권에까지 선한 영향력을 끼쳐 죽었던 골목상권이 활력을 얻는데 크게 공헌했다.

힘든 자영업자, 죽은 골목상권이 있는 한 영원할 것만 같았던 '골목식당'이 종영을 결정하고 시청자에게 아쉬운 작별을 고하게 됐다. '골목식당'은 200회 특집이자 종영 특집으로, 2주간 이별의 시간을 갖는다.

지난 22일 방송에서는 그 첫번째 회차가 공개됐는데, '골목식당'은 마지막까지도 '골목식당' 다웠다. 지난 4년간의 업적을 공치사하는 대신, 맛과 사연에서 특별했던 몇 군데의 식당을 찾아가 여전히 식당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맛은 변함 없는지를 점검했다.

'골목식당'은 그동안 방송이 종료된 이후에도 사장님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점검을 이어왔다. 마지막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골목식당'만의 확실한 솔루션 정신이 종영을 앞두고도 돋보였다.

골목식당

이날 방송에서 '골목식당' 3MC가 처음 찾아간 곳은 하남 석바대 골목이었다. 남다른 가정사로 눈물샘을 자극했던 모녀김밥집을 다시 찾아간 3MC는 여전한 김밥맛과 모녀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탄했다.

만족스러운 점검이 끝난 후 백종원은 어머니 사장님에게 "'골목식당' 끝나니까 연락이 안 될 거 아닌가. 매니저 통해 연락처 줄 테니 무슨 일 있으면 연락달라"며 프로그램 종영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약속했다. 여기서도 '골목식당'과 이를 이끈 백종원이 추구해온 바가 여실히 드러났다.

상표권 소송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포항 덮죽집 사장님의 근황도 공개됐다. 사장님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온전하게 '덮죽' 상표권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백종원이 연결시켜준 변리사의 도움 속에 사장님은 상표권 취득의 마지막 싸움을 하고 있었고, 긍정적인 결과가 예측됐다. 백종원은 덮죽집 사장님에게 "계속 진행상황을 알려달라. 방송과 상관없이 제가 도울 수 있는 거 도울 테니까"라며 든든한 지원을 약속했다.

이어 3MC는 상도동 닭떡볶이집을 점검하며, 1년 전 방송할 때보다 더 맛있어진 음식 맛과 말수 없던 사장님의 수려한 언변에 깜짝 놀랐다. 닭떡볶이 사장님은 "방송 나간지 1년 됐는데,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정말 바쁘게 지냈다"며 근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장님은 "제게는 정말 좋은 프로였는데 없어진다니 정말 아쉽다"며 "프로는 없어지지만 모든 자영업자의 마음 속에 부활을 꿈꾸며 남아있을 거 같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랑한다"라고 덧붙였다. 닭떡볶이 사장님의 말은 그동안 '골목식당'의 도움을 받은 사장님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했다.

여기서 백종원은 닭떡볶이 사장님에게 "방송에 나온 후에 음식이 더 좋아지고, (장사가) 더 잘 되니 좋다"며 "저희도 이런 마음에, 힘들어도 방송을 계속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는 그가 왜 '골목식당'에 그토록 애정을 가졌는지, 그 마음이 엿보인 대목이었다.

'골목식당'에는 그동안 다양한 사장님들이 거쳐갔다. '빌런'으로 시작해 착실한 아들로 변화한 포방터 홍탁집, 남다른 성실함으로 만든 돈까스가 역대급 맛으로 극찬 받으며 포방터에서 제주도로 이전한 돈까스집, 따뜻한 엄마의 마음이 감동을 자아냈는데 후에 안타까운 암투병 소식이 전해졌던 원주 칼국숫집 등의 사장님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방송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이들은 결국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고, 어느 곳에나 있는 우리네 이웃이다. '골목식당'은 이런 우리 이웃과 함께 골목상권의 활성화를 위해 달렸다. 이제 달리기를 멈추지만, 이게 완전한 멈춤일 지는 알 수 없다. 잠시 숨을 고른 후에 돌아와 더 튼튼해진 다리로 더 활력있게 달릴 가능성도 있다. 세상에 식당은 많고, 맛있는 것도 많고, 무엇보다 백종원 대표가 힘든 자영업자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찐'이니까.

'골목식당'의 마지막 이야기는 오는 29일 밤 10시 4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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