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올해 충무로의 두드러지는 특징 중 하나는 신인 감독의 약진이다.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에 이어 '범죄도시' 강윤성 감독이 데뷔작으로 500만 흥행 대박을 터뜨리며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반기에도 실력파 신인 감독들이 대거 출격한다. '사냥', '피아노', '마녀 김광자', '인투 포커스' 등의 단편 영화로 가능성을 입증해보인 조영준 감독은 영화 '채비'로 관객과 만난다. '채비'는 30년 내공의 사고 뭉치 인규를 24시간 케어하는 잔소리꿈 엄마 애순 씨가 이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드라마다.
조영준 감독은 우연히 80대 노모와 50대 지적 장애인 아들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보고 '채비'에 대한 구상을 시작했다.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50대 아들만을 걱정하는 노모의 모습을 보며 '애순'(고두심)과 '인규'(김성균) 모자를 설정했다.
감독은 두 사람을 통해 이 세상 누구나 겪을 부모와 자식간의 이별이라는 보편적 감성을 안타까운 마음이 아닌 따뜻한 시선으로 풀고자 했다. 웃음과 눈물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또 한편의 휴먼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왕의 남자'를 시작으로 '라디오 스타', '님은 먼 곳에', '평양성' 등 오랜 시간 이준익 사단으로 활동한 장창원 감독의 '꾼'도 기대작이다.
'꾼'은 희대의 사기꾼을 잡기 위해 뭉친 사기꾼 잡는 사기꾼들의 예측불가 팀플레이를 다룬 범죄오락영화. 장창원 감독은 예측불가한 사기 한판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유쾌하고 짜릿한 에너지로 전할 예정이다.
현빈과 유지태를 필두로 배성우, 박성웅, 나나, 안세하 등 개성넘치는 캐스팅으로 케이퍼 무비의 진수를 보여줄 것으로 보인다.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등 김지운 감독의 영화에서 연출부와 조감독을 거쳐온 이안규 감독은 느와르 영화 '미옥'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미옥'은 범죄조직을 재계 유력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조직의 해결사가 된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를 눈앞에 두고 이들에게 덜미를 잡힌 최대식(이희준)까지, 벼랑 끝에서 마지막 기회를 잡은 세 사람의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느와르. 배우가 곧 장르가 되버린 김혜수의 카리스마와 내공 그리고 신인 감독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이 기대감을 모은다.
세 영화 모두 11월 개봉이 예정돼 있어 정면 승부를 펼칠 가능성도 높다. 데뷔작에서 어느 정도의 실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음 스텝이 달라지는 만큼 신인 감독들에겐 사활을 건 '가을 전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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