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Y] 3만3000명 흠뻑 적신 싸이...'흠뻑쇼'가 연 여름 축제의 막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핸드폰보다 더 오래가는 메모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기억으로 남겨주세요."
여름이면 돌아오는 싸이의 '흠뻑쇼'가 올해도 막을 올렸다. 2011년 시작된 '싸이 흠뻑쇼 SUMMERSWAG 2026'의 첫 공연이 지난 27일 의정부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3만 3000여 명의 관객이 운집해 4시간 동안 여름밤을 흠뻑 적셨다.
장항준 감독과 배우 박지훈이 출연한 오프닝 VCR이 끝나자 '나팔바지'와 '연예인'이 연이어 울려 퍼졌다. 지난해 개그우먼 이수지와 함께 꾸며 큰 화제를 모았던 오프닝VCR은 이번에도 기대 이상이었다.
오프닝 시작과 함께 객석을 향해 쏟아지는 워터캐논과 대형 특수효과, 화려한 무대 장치는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싸이는 공연 시작과 함께 두 가지를 부탁했다. 하나는 휴대전화를 잠시 내려놓고 공연을 눈과 마음으로 기억해 달라는 것, 또 하나는 더 크게 노래해 달라는 것이었다.
관객들은 그의 요청에 화답하듯 'That That', '낙원', '예술이야', 'GENTLEMAN', '강남스타일', 'New Face' 등을 목청껏 따라 불렀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는 자연스럽게 허물어졌고, 공연장은 3만 3000명이 함께 만드는 거대한 합창장이 됐다.
공연 중간중간 싸이는 특유의 입담으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원래 작곡가였는데 너무 안 돼서 가수가 됐습니다."라며 '낙원'을 불렀다. 농담처럼 던진 말 뒤에는 음악에 대한 애정이 이어졌다. 그는 "작곡가로서도 가장 행복한 순간은 많은 사람들이 내 노래를 함께 불러줄 때"라고 말했다.
데뷔 26년 차, 수많은 히트곡과 공연 기록을 가진 가수지만 그의 고민은 의외로 소박했다. 그는 "모든 연예인은 입맛이 까다로운 고객들을 상대하는 직업입니다. 항상 사람들이 아직도 나를 좋아할까 생각합니다."라면서 3만3000명이 와주는 일이 익숙해질 수도 있지만 결코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날 싸이는 흠뻑쇼를 상징하는 숫자 하나도 공개했다. 그는 "관객의 약 70%는 처음 오는 분들입니다. 특히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찾아와 주시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연장에는 10대 학생부터 아이의 손을 잡은 가족, 친구들, 연인, 50~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객석을 가득 메웠다. 공연장 안팎을 가득 메운 파란 옷 행렬은 이제 흠뻑쇼를 상징하는 풍경이 됐다.
게스트들도 첫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성시경은 "지방 일정이 있었지만 첫 시작을 함께하고 싶어 왔다"며 "9주 동안 이어질 대장정의 시작이 잘됐으면 좋겠다"고 응원했고, 화사는 폭발적인 퍼포먼스로 공연의 열기를 이어받았다.
싸이는 공연 말미 "9주 동안 이어질 공연의 첫 단추가 너무 잘 꿰어졌다"며 "환하게 웃으며 좋은 기억을 꾹꾹 눌러 담아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에 올 때까지 사고 안 치고 열심히 해보겠다"는 특유의 농담으로 마지막까지 객석을 웃게 했다.
1500여 명의 스태프가 함께 만든 4시간의 공연은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의 스케일을 자랑했다. 압도적인 물대포와 특수효과, 빈틈없는 운영은 '왜 흠뻑쇼인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다만 해마다 커지는 축제인 만큼 고민도 남는다. 공연 특성상 사용되는 우비와 방수 가방 등 일회용품 소비는 여전히 적지 않았고, 공연장 주변은 주차 공간 부족으로 큰 혼잡을 빚었다.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의 적극적인 분리배출과 재사용 문화, 물 사용량 조절 등 운영 측의 친환경 대책이 함께 논의된다면 흠뻑쇼는 더욱 지속 가능한 축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피네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