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공명 "연하남 이미지 고착화 걱정 없어…다른 매력 보여주는 게 숙제"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배우 공명이 한층 더 깊어진 남성미와 특유의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은밀한 감사'에서 감사팀의 에이스이자 거부할 수 없는 '직진 연하남' 노기준 역을 맡은 그는 사내 불륜을 감사한다는 신선한 '풍기문란' 소재 속에서 혐관(혐오관계) 로맨스부터 설레는 직진 멜로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청춘의 한 페이지처럼 여전히 싱그러운 느낌의 그인데, 이번에는 소년의 투명함 위에 남자의 묵직한 매력을 덧입혀 묘한 설렘을 전했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그는 여전히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선한 에너지를 지니고 있었지만, 연기와 노기준이라는 인물에 대해 운을 떼는 순간만큼은 무척이나 진중하고 단단한 눈빛을 반짝였다.
드라마 촬영을 마친 후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방사수를 하며 작품에 몰입했다는 공명은 가장 먼저 시청자들을 향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촬영이 끝난 지는 좀 됐는데, 저 역시 방송을 보면서 재밌게 즐기던 시청자였어요. 그래서인지 '벌써 끝난다고?'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쉬움이 큽니다. 감독님, 촬영 감독님, 그리고 선후배 배우분들까지 너무 끈끈하게 지내서 과정이 정말 좋았던 작품이에요. 많은 분이 사랑해 주셔서 기분 좋게 기준이를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은밀한 감사'는 첫 회 4.4%의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사내 풍기문란을 적발하는 감사실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마지막 12회는 시청률 9.7%를 기록하며 첫 회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성공을 거뒀다. 시청률 이야기가 나오자 공명은 아이처럼 환하게 웃었다.
"정말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깜짝 놀랐고 기뻤어요. 드라마에서 시청률은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잖아요. 다 같이 모여 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내일 시청률 기대된다' 하고 헤어졌어요. 그런데 실제로 잘 나와서 단톡방이 난리가 났었죠."
공명이 '은밀한 감사'를 선택한 결정적인 계기는 평소 좋아하던 선배 배우 신혜선의 캐스팅 소식, 그리고 '사내 불륜 감사'라는 파격적이고도 신선한 소재였다.
"처음에 혜선 누나가 작품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본을 받았어요. 좋아하는 배우인 혜선 누나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안 할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죠. 게다가 대기업 감사팀 안에서 사내 불륜을 전문으로 감사하는 '풍기문란 팀'의 이야기라는 게 정말 신선했어요. '진짜 이런 팀이 있을까?' 싶었는데, 자료조사를 하신 작가님이 실제로 대기업에 그런 팀이 존재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 에피소드들을 보면 '말도 안 돼' 하는 것도 있고, '진짜 있을 법하네' 하는 것도 있는데, 그런 부분들이 생소하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어요."
그가 연기한 '노기준'은 일에 있어서는 가차 없는 에이스이지만, 일상에서는 미워할 수 없는 '사랑둥이' 캐릭터다. 회사 비상계단에서 결혼을 앞둔 여직원과 뜨거운 키스를 나누거나, 전 여자친구인 박아정(홍화연 분)과 동거하는 등 복잡한 설정 때문에 자칫하면 미움을 살 수도 있는 인물이었기에, 공명은 '사랑스러움'을 노기준의 최우선 키워드로 잡았다.
"기준이가 비상계단에서 기습 키스를 받기도 하고, 전여친인 아정이와 하우스메이트로 동거를 하기도 하잖아요. 자칫 못된 남자로 보일 수 있겠다 싶었죠.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선 '사랑스러움'을 첫 번째로 깔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정이 많은 친구로 해석했죠. 반면, 일할 때나 로맨스가 짙어질 때는 남자다운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비주얼적으로 몸을 열심히 만들었어요. 슈트 핏을 살리려고 증량해서 몸을 키웠고, 맞춤 정장도 네 벌이나 제작했어요. 상의 탈의 장면을 찍을 땐 체지방을 열심히 빼서 근육이 잘 보이게끔 했고요. 후반부엔 제가 좀 아프기도 했고, 상의 탈의 신이 끝난 후라 다시 먹어서 통통해졌지만요.(웃음)"
대가족 안에서 누나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막내로 나오는 기준과 실제로는 장남인 공명의 싱크로율은 어땠을까.
"실제 제 성격과 기준이가 싱크로율이 많이 높아서 연기하기 편했어요. 저도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랐거든요. 다만 전 실제론 장남인데, 극 중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 연기를 해보니 쉽지 않더라고요. '이 과한 사랑을 어떻게 견디지? 매번 이러면 힘들겠다' 싶었어요.(웃음) 아버지 제사 장면에서 누나들이 계속 애드리브를 치셨는데, 그때 제가 했던 "제발 좀!" 하던 대사는 찐 리액션이었습니다. 그 케미가 너무 잘 살아서, 원래 일회성이었던 누나들의 출연 분량이 뒤에 더 늘어나기도 했어요."
드라마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단연 주인아(신혜선 분)와 노기준의 '혐관 로맨스'였다.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만나 티격태격하다가 호감으로 변해가는 감정의 서사를 공명은 세밀하게 짚어냈다.
"처음엔 저도 '그렇게 싫어하다가 대체 언제 좋아하게 된 거지?' 고민했어요. 기준이는 좌천된 감사 3팀에서도 일을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그러다 인아의 비밀 감사를 하면서 상사로서 일을 너무 잘하고, 뒤에서 사람들을 진심으로 챙기는 인아의 따뜻한 면모를 보며 불호가 호감으로 틀어진 거죠. 결정적으로 편의점 알바생이 '그 언니 이쁘잖아'라고 했을 때, 기준이가 인아를 주의 깊게 보며 '이쁘긴 하네'라고 느끼는 순간 이미 호감이 쌓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 4회 화방 엔딩 키스신에서 마음의 문이 확 터진 거죠."
신혜선과의 호흡에 대해 묻자 공명은 "대본 리딩 때부터 누나가 말투와 손동작까지 완벽하게 캐릭터를 만들어온 걸 보고 멋있어서 놀랐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처음엔 인아와 혜선 누나의 엄청난 기세에 기준이가 눌릴 수밖에 없었어요. 실제 저도 누나의 아우라에 당황했던 감정을 그대로 연기에 녹였죠. 하지만 중간에 기준이가 마음을 확신하고 직진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기세를 제가 가져왔다고 생각해요. 인아는 밀어내려고 하지만 기준이는 계속 당겼잖아요? 기준이가 인아를 완전히 휘어잡았다고 생각합니다.(웃음)"
대형견 같은 귀여운 매력을 지닌 공명은 '연하남' 이미지가 강한 배우다. 이번 '은밀한 감사' 속 주인아와 노기준의 연상연하 커플 케미가 더 생동감 있게 보였던 것은, 사랑스러운 연하남의 느낌을 공명이 잘 살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로맨스 작품에서는 '연하남' 이미지라는 게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지만, 하나의 특정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건 배우에게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전 연하남 이미지가 고착화되는 걸 걱정하진 않아요. 오히려 그렇게 봐주시는 거에 기분이 좋아요. 배우로서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지금 제게 기대하는 이미지가 연하남이라면, 그렇게 봐주시는 부분은 기분 좋게 받아들이려 해요. 다만 제가 그런 연하남 캐릭터를 계속 한다면, 똑같은 느낌이면 안되겠죠. 이번에 이런 느낌이었다면, 다음엔 다른 느낌으로. 똑같은 연하남이라도 다른 매력으로 보여드리는 게 제 숙제인 거 같아요."
공명은 '은밀한 감사'에서 기준이 부회장에게 대드는 행동, 전여친과의 동거 등 개연성이 조금 떨어진다는 반응이 있었던 설정에 대해서도 배우로서 솔직하고 덤덤한 견해를 밝혔다.
"실제 제 친구 부부랑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방송을 본 적이 있어요. 친구의 아내가 엄청 몰입해서 보다가 '너 회사 생활 안 해봐서 모른다, 어떻게 부회장한테 태클을 거냐', '왜 전여친을 집에 들이냐'고 하더라고요.(웃음) 연기할 때는 기준이에게 완전히 이입해서 '이 사랑밖에 모르는 놈에겐 아무것도 안 보이는구나' 하고 다 가능하다고 믿고 했는데, 막상 시청자 입장에서 보니 '아, 현실에선 말이 안 되지' 싶긴 하더라고요. 개연성에 대한 피드백은 배우로서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죠. 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혐관 로맨스에 판타지가 섞인 장르다 보니, 충분히 그렇게 보실 수 있다고 봐요. 이런 걸 보완하는 건, 다음 작품을 계속해나가며 풀어야 할 숙제라 생각해요."
이번 작품에서 또 하나 화제가 된 것은 공명의 친동생인 그룹 NCT의 멤버 도영이 OST 참여로 형의 지원사격에 나선 점이다. 군 입대를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된 형제 콜라보의 비하인드도 들을 수 있었다.
"동생이 예전부터 '형 드라마 할 때 나 OST 참여하게 말 좀 해줘'라고 항상 그랬어요. 기회가 될 때 이야기해 본 적도 있는데, 늘 타이밍이 안 맞았거든요. 이번에도 동생의 군 입대 시기랑 겹쳐서 못 하려나 싶었는데, 제가 감독님께 슬쩍 던져봤어요. '저희 OST 작업 언제 해요? 제 동생 곧 군대 가는데 빨리 할 수 있을까요?' 하고요. 보통은 드라마 촬영이 다 끝나고 음악 작업을 시작하는데, 감독님이 너무 감사하게도 속전속결로 진행해 주셨어요. 덕분에 동생이 입대 딱 2주 전에 녹음을 마치고 군대에 갈 수 있었습니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도 감사하고, 바쁜 와중에 형을 위해 멋지게 노래를 불러준 동생 도영이에게도 정말 고맙죠."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배우 공명. 그는 나이가 들면서 들어오는 대본의 결이 확실히 다양해졌음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조금 더 풋풋하고 밝은 느낌의 대본이 주를 이뤘다면, 지금은 확실히 다양하게 들어오는 거 같아요. 대본을 고르는 기준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전체적인 이야기가 읽었을 때 힘이 있고 재미있는지가 중요하죠. 다만 제가 그동안 밝고 순한 이미지를 많이 보여드렸다 보니, 장르적인 작품을 우선순위로 보고 있어요. 최근 보여드렸던 넷플릭스 '광장'의 구준모처럼요."
로맨스와 장르물을 오가며 '열일' 행보를 걷고 있는 공명은 스스로의 연기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냉정하고 엄격했다.
"매번 촬영 결과물을 볼 때마다 만족스러운 적이 없어요. 선배님들 인터뷰를 봐도 스스로 만족하신다는 분이 없잖아요. 제 연기 만족도를 숫자로 표현하자면, 10점 만점에 '1'도 채 안 될 것 같아요. 훌륭한 선배님들이 5 정도라면 저는 아직 1도 안 된 느낌이죠. 그만큼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들이 많고, 할 수 있는 것들도 많다고 생각해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가끔 제 19살 때 첫 카메라 앞에 섰던 데뷔작인 독립영화 '어떤 시선'을 찾아보곤 해요. 계산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제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저 때 어떤 마음으로 연기했지?' 되돌아보며 마음을 다잡습니다."
공명은 멈추지 않고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동시에 공략한다. 당장 오는 19일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코미디 영화 '남편들'과 현재 피땀 흘려 준비 중인 야구 드라마 '너의 그라운드'가 대기 중이다.
"영화 '남편들'은 최근 우리끼리 내부 시사를 했는데 정말 재밌게 봤어요. 코미디 장르라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설레고 걱정돼요. 영화 '극한직업'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진선규 형과의 찰떡 케미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기대에 확실히 부응할 만큼 재밌어요."
뒤이어 첫 운동선수 역할에 도전하는 드라마 '너의 그라운드'를 위해 현재 혹독한 투수 연습과 벌크업에 매진 중이다.
"처음으로 야구선수, 그것도 투수 역할을 맡아서 엄청나게 연습하고 있어요. 운동밖에 모르는 순수함, 운동선수의 투박한 매력과 승부욕을 동시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목표는 단 하나예요. 지금까지 야구 드라마나 영화에서 투수로 출연했던 그 어떤 배우분들보다 '가장 공을 잘 던지는 배우'가 되는 것입니다. 누가 봐도 '잘 던진다'라는 감탄이 나올 수 있도록 정말 치열하게 연습하고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가하며 걸어 나가는 배우 공명. 연하남의 풋풋함을 벗고 단단한 배우의 아우라를 입기 시작한 그의 30대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제공=사람엔터테인먼트, tvN '은밀한 감사' 스틸컷]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