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실재하지 않는 '무당 조말례' 앞세워 '가스라이팅'···재력가 부부에게 150억 원 편취
[김효정 에디터] 재력가 집안을 상대로 수백억 대 사기를 친 문 씨를 추적했다.
23일 방송된 SBS'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몰락한 꿈, 펜트하우스 - 재력가 150억대 사기 사건'라는 부제로 재력가 집안을 상대로 150억대 사기를 친 사건을 추적했다.
유명인이나 대기업의 자제들이 많이 다니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의 한 명문 사립초등학교에 입지전적인 인물로 남은 한 학부모.
학부모 문 씨는 지난 2019년, 교실과 도서관 리모델링 비용으로 20억 원을 쾌척했다. 그리고 경쟁이 매우 치열한 학생회장 선거에서 자녀 둘을 모두 당선시키고 이후 두 아이를 모두 미국 명문 학교에 진학시켜 모두의 부러움을 자아냈다.
명품 옷과 액세서리, 그리고 고급 주택과 수입 차량 등 호화로운 생활로 부를 과시했던 문 씨. 그런데 지난 2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문 씨 부부가 수백억 대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는 것. 특히 피해자는 같은 학교의 학부모였던 이 씨 부부.
재력가 집안 부부였던 이 씨 부부는 문 씨 부부에게 무려 150억 원을 편취당했고, 문 씨 부부는 이들에게 편취한 돈으로 지금까지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학교에 낸 기부금까지 냈던 것으로 밝혀졌다.
재력가 집안 며느리이자 학년 학부모 대표로 소탈하게 활동했다는 피해자 이 씨. 하지만 2019년 그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 되었고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다.
이 씨 부부와 친하게 지내며 조말례라는 용한 무당을 소개한 문 씨. 미국에 거주하며 주로 한국 고위층의 사주만 봐준다는 조말례는 오랜 시간 이 씨를 가스라이팅 했고 어느 순간부터 이 씨는 조말례의 말이라면 모두 따르며 그를 신봉했다.
자신의 재력에 대해 호텔 카지노 사업을 하는 삼촌 덕이라고 말했던 문 씨. 그는 이 씨의 남편 강 씨에게 투자 제안을 했다. 이에 생활가전 업체 사장이었던 강 씨는 조말례에게 상담을 의뢰했고 조말례가 시키는 대로 문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회사의 성공과 강 씨의 승진을 위해 문 씨를 가까이 두라고 한 조말례. 그런데 어느 날부터 조말례의 미션은 기이해졌다. 특히 조말례는 이 씨에게 성적인 동영상을 촬영하도록 했고 이를 가지고 협박했다.
그리고 해당 동영상을 가지고 있던 문 씨도 이 씨를 협박하며 갈취를 시작했던 것. 또한 조말례는 이 동영상을 이 씨의 남편 강 씨에게도 보내며 "이 씨가 부정행위를 한다, 아이가 친자가 아니다" 등의 가스라이팅을 했다. 그리고 이 씨와 강 씨가 자신과의 대화를 서로에게 공유하지 못하게 하며 이간질을 시켰다.
결국 서로의 기이한 미션을 보며 이혼까지 하게 된 두 사람. 이들을 이혼으로 몰아넣은 조말례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임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문 씨는 조말례라는 가상의 무속인을 내세워서 이 씨 부부의 재산을 갈취했던 것이었다.
150억 상당의 피해를 입은 이 씨 부부. 문 씨는 이들의 돈을 가지고 기존 채무 변제, 방배동 부동산 매입, 명품 및 외제 차량 구입, 초등학교 리모델링 공사 비용 등으로 모두 사용했다.
8년에 걸쳐 이 씨 부부에게 돈을 갈취한 문 씨. 그리고 이 사실은 강 씨의 횡령 사건을 조사하며 드러나게 되었다. 강 씨가 횡령한 돈이 모두 문 씨 부부에게 들어간 것이 포착된 것. 그런데 강 씨는 끝까지 문 씨 부부를 보호하려는 모습을 보여 의아함을 자아냈다. 실제로 강 씨는 이 씨와 이혼한 후 문 씨 부부가 구속되기 전까지 이들과 함께 살기까지 했다.
문 씨 아이들의 유학생활 보호자 역할을 자처한 강 씨. 그런 강 씨는 문 씨에 대해 "아이들한테 너무나 잘하고 여자로서 너무 존경스러운 여자"라고 표현하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횡령 사건의 조사를 받으면서도 문 씨와 문 씨의 아이들을 걱정한 강 씨. 그는 오랜 시간 가스라이팅으로 자신이 당한 것이 가스라이팅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
제작진은 취재를 통해 문 씨가 과거에도 이웃을 상대로 비슷한 사기를 저질렀던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처벌도 받지 않고 홀연히 사라진 문 씨. 이에 전문가는 "전형적인 여성 사이코패스"라고 했다.
한편 문 씨가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며 친분을 과시했던 마술사 최현우가 문 씨의 일방적인 연락을 통해 알게 된 사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아이가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며 공연을 제안하고 공연 대금을 결제하며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아이들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행동해 달라고 부탁했던 문 씨.
이에 최현우는 "그것이 나와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관계를 드러내기 위한 용도로 활용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착잡한 얼굴을 했다.
기부라는 묘수로 남들 앞에서 재력가로 군림한 문 씨. 이에 전문가는 "20억이 큰돈처럼 보이지만 이들에게는 공돈이다. 기부는 자기 아이들도 누구도 못 건드리는 아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 가장 빠른 방법이다. 남들이 나를 대단한 사람으로 여기길 바라는 사람이다"라고 분석했다.
문 씨의 기부 이후 문 씨의 요구대로 해준 학교. 학교장은 문 씨가 실제로 기부한 액수보다 많은 금액에 대한 기부 확인서도 발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문 씨는 두 자녀가 미국 명문 학교 진학하던 당시에도 상당 금액을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부만으로 입학이 결정되었을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명문 학교 진학에 대한 욕구는 비뚤어진 인정 욕구 때문이라며 "아이들의 삶이 진짜가 되면 자신도 진짜가 될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결국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가 돋보이고 싶은 거다"라고 했다.
공갈 및 사기 혐의로 기소되어 재판 중인 문 씨 부부. 현재 문 씨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사 관계자는 "반성의 기미도 없고 조말례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척하고 있다. 그리고 이 씨 부부가 자발적으로 자신에게 돈을 준 것이라며 혐의를 잡아떼고 있다"라고 했다.
그리고 문 씨의 남편은 문 씨가 조말례 행사를 한 것이며 그렇게 편취한 돈을 함께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 씨 부부에게 준 미션도 문 씨가 알아서 했고 어떤 미션을 줬는지 알지 못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모든 돈을 갈취한 후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철저히 고립시킨 문 씨. 문 씨는 이 씨에게 아이와 함께 죽으라고 종용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순간부터 이 씨에 대한 가스라이팅이 폭력으로 바뀌었는데 이에 전문가는 "이 세상에서 이 씨와 아이들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나와 내 아이들이 차지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말도 안 되는 계획을 현실 가능할 것이라고 착각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문 씨는 강 씨의 모든 행동을 종속해서 지시하고 지배했는데 강 씨가 사망할 경우 모든 재산을 자신에게 증여되도록 각서를 쓰게 하고 공증까지 받아 충격을 안겼다.
전문가는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가짜의 나를 지키는 게 자기애성 성격의 특성에 부합한다"라며 "돈이 많은 사람은 굳이 남을 속이거나 기만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을 그들만의 리그에서 한 것 같다. 부자는 선하다는 그들만의 착각, 그것이 중요한 것 같아"라며 씁쓸한 얼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