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죽인 범인은 '오징어 게임' 456번"…'왕사남' 본 美 관객들의 '찐 반응'

작성 2026.03.20 16:04 수정 2026.03.20 16:04
왕사남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국내 천만 흥행을 넘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미국 관객들의 평가가 흥미롭다.

'왕과 사는 남자'는 'The King's Warden'라는 영어 제목으로 지난 4일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 약 80여개 극장에서 개봉했다. 현지 관객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2주 만에 150개 극장으로 확대 상영 중이다.

20일 북미 박스오피스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미국 121개 극장에서 239만 6,936달러(약 35억 7,095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찌감치 '서울의 봄', '극한직업'의 북미 흥행 성적을 제친 데 이어 '헤어질 결심'의 북미 흥행 성적인 217만 9,864달러(약 32억 4,821만 원)까지 뛰어넘었다.

'왕과 사는 남자'는 미국 영화 비평 사이트인 로튼토마토에서 96%의 팝콘 지수(관객 평가 수치)를 기록 중이다. 눈길을 끄는 건 영화를 본 관객들의 진심 어린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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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북미 관객은 "단종을 죽인 사람은 '오징어 게임'의 456번이다. 한국 영화 '관상'을 보세요"라는 한줄평을 통해 '왕과 사는 남자'와 '관상'을 연결시켰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 456번 참가자 성기훈으로 활약한 이정재가 2013년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을 연기한 이력을 언급한 것이다. '왕과 사는 남자'에는 수양대군이 언급만 될 뿐 등장하지 않는다. 이 관객은 '왕과 사는 남자'와 '관상'을 모두 본 관객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정보와 애정이 남달랐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호평 일색이었다. 북미 관객들은 미국과 영국의 역사에는 익숙해도 아시아, 특히 한국의 역사는 낯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 조선의 역사와 단종의 비극을 접하고 깊이 몰입했다.

한 관객은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한국 역사의 한 장이 마침내 목소리를 냈다. 연기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통, 진실, 용기를 담고 있다. 강렬하고 잊을 수 없는 영화다"라고 평가했으며, 또 다른 관객은 "강렬하고 몰입감 넘치는 영화 경험이었다. 이 영화가 (한국에서) 매주 기록을 경신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스토리 전개가 타이트하고 촬영 기법이 시대의 긴장감을 완벽하게 담아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왕과 촌장의 세계에 완전히 몰입했다. 화려한 연기가 돋보이는, 잘 만들어진 영화를 찾고 있다면 바로 이 영화다"라고 강력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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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관객은 대부분 자막 영화를 기피한다. '왕과 사는 남자'은 본 현지 관객들은 자막의 불편함을 뛰어넘는 재미가 있다며 추천평을 남겼다.

한 관객은 "이 영화는 강렬하고 놀랍다. 자막 때문에 겁먹지 마시라. 강력 추천합니다"라고 했고, 또 다른 관객은 "훌륭한 촬영, 좋은 스토리 라인, 훌륭한 연기. 관객을 웃음으로 이끌고, 기분도 좋고, 눈물도 잘 흘립니다. 자막은 의미를 놓칠 정도로 너무 빠르지 않고, 불필요하게 화면에 너무 오래 머무르지 않는 좋은 자막이다"라고 평가했다.

'왕과 사는 남자'를 본 후 조선의 역사에 대한 설명은 물론 영화가 언급하지 않는 비화까지 찾아본 후기도 접할 수 있었다. 한 관객은 "단종은 한글을 창제한 전설적인 군주 세종대왕의 친손자다. 그의 죽음은 세종대왕의 장남으로부터 물려받은 적장손 혈통이 단절된 것이다. 이것이 한국인들이 이 역사에 대해 깊은 분노와 분노를 느끼는 주된 이유"라며 "단종의 삼촌이자 세종대왕의 둘째 아들인 세조(영화에서 수양대군으로 언급됨)는 평생 심각한 만성 피부 질환을 앓았다. 전설에 따르면 그의 증상은 단종을 낳은 지 하루 만에 세상을 떠난 단종의 어머니가 꿈속에서 세조에게 침을 뱉는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되었다"라고 상세한 후기를 적기도 했다.

'왕과 사는 남자'는 지난 2월 4일 국내에 개봉해 31일 만에 전국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45일째인 오늘(20일) 누적 관객 1,4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 박스오피스 역대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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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