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도 감동했다…4.3 비극 다룬 '내 이름은' 호평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정지영 감독의 신작 '내 이름은'이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호평받으며 202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내 이름은'은 촌스러운 이름을 버리고 싶은 18세 소년 영옥과 그 이름을 지켜야만 하는 어머니 정순, 그리고 이름 뒤에 숨겨진 50년 전 그날의 약속을 찾아가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 구조로 담아낸 작품. 이 영화는 지난 22일 폐막한 제7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받아 유럽 관객에게 첫 선을 보였다.
'내 이름은'은 과거의 뼈아픈 상처에만 머물지 않고 연대의 희망을 그려내는 세대 공감 미스터리 드라마다. 베를린영화제 측 역시 "개인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세련된 화법으로 풀어낸 '아이덴티티 드라마(Identity Drama)'"라고 소개했다.
이 작품은 아시아 영화 전문 매체 '아시안 무비 펄스'로부터 베를린 포럼 섹션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일찌감치 현지 프리미어 상영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상영 종료 후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평도 잇따랐다. 글로벌 영화 리뷰 플랫폼 '레터박스(Letterboxd)'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관객은 "크레딧이 끝난 지 15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몸이 떨릴 정도로 강렬하다"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극찬했다. 이란 출신의 한 관객은 "자국의 아픔이 겹쳐 보여 고통스러웠지만 언젠가 악몽이 끝나고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얻었다"면서 "소중한 생명들을 잊지 않게 해 주어 감사하다"는 진심 어린 평을 남겼다. 현지의 유력 리뷰어 역시 이 작품을 "허우 샤오시엔의 '비정성시'와 히치콕의 '현기증'을 상기시키는 마스터피스"로 꼽으며 팽팽한 긴장감과 예술적 깊이를 극찬했다.
또한 주연 배우 염혜란의 열연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50년 전의 약속을 간직한 '어멍'을 연기한 배우 염혜란은 "스크린의 모든 것을 폭발시킬 정도로 웅장하다", "어메이징(amazing)하다"는 찬사를 받았다.
'내 이름은'의 엔딩 크레딧에는 1만여 명에 달하는 시민 후원자들의 이름이 올라간다. 영화의 제작 소식에 자발적으로 앞장선 후원자들의 이름은 개봉 전부터 대중의 두터운 신뢰를 입증하는 대목으로, 실제로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게 하는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과거의 가혹한 현실이 미래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서사를 확장시킨 영화 '내 이름은'은 오는 4월 국내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