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 안성기 별세…한국 영화의 레전드 영면하다

작성 2026.01.05 09:53 수정 2026.01.05 09:53

안성기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국민 배우' 안성기가 74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안성기는 지난해 12월 30일 심정지 상태로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후송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받다가 6일 만인 1월 5일 오전 9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

5일 안성기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안성기 배우는 연기에 대한 깊은 사명감과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대한민국의 대중문화 역사와 함께해 온 분"이라며 "그의 연기는 언제나 사람과 삶을 향해 있었으며 수많은 작품을 통해 시대와 세대를 넘어 깊은 울림과 위로를 전해주었다"고 회고했다.

소속사 측은 "안성기 배우는 배우 이전에 한 사람으로서의 품격과 책임을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선후배 예술인들과 현장을 존중해 온 진정한 의미의 '국민배우'였다"며 "아티스트컴퍼니는 갑작스러운 비보에 깊은 슬픔을 느끼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께 진심 어린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인정사정

안성기는 한국 영화계의 살아있는 레전드였다. 5살이었던 1957년 김기영 감독의 '황혼열차'에 출연하며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어 '바람 불어 좋은 날'(1980), '만다라'(1981), '고래사냥'(1984), '칠수와 만수'(1988), '투캅스'(1993), '태백산맥'(1994), '취화선'(2002), '인정사정 볼것 없다'(1999), '실미도'(2003), '라디오스타'(2006), '페어러브'(2010), '화장'(2015) 등 69년간 170편 넘는 영화에 출연했다.

한국 영화 부흥기인 1980~90년대에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며 임권택, 배창호, 이장호, 강우석, 이명세 감독 등 함께 한국 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올려놓았다. 한국 영화 최초의 천만 흥행작인 '실미도'에도 주연으로 활약하며 새 이정표를 세웠다.

'국민 배우'라는 칭호가 처음으로 부여된 배우다.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페르소나로 활약했으며, 흥행사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기록을 가장 먼저 써 내려갔기 때문이다.

실미도

1998년부터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참여하며 영화제 발전에 이바지했다. 2000년대 스크린 쿼터 축소 반대에도 앞장섰고, 불법 다운로드 금지 운동에도 나섰다. 또한 30년 넘게 국제구호단체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안성기는 혈액암으로 수년간 투병해 왔다. 2022년 배창호 감독의 40주년 기념 특별전 개막식에서 병세로 인한 탈모, 부은 얼굴, 어눌한 말투로 많은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같은 해 10월 열린 '제12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에 주최 측인 재단법인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3개월간 운동을 못했는데 이제는 운동도 하며 잘 지낸다"고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병세가 호전된 모습을 보였지만 병마를 이기진 못했다.

유작은 영화 '카시오페아', '한산: 용의 출현', '탄생', '노량: 죽음의 바다'(특별출연)다. 4편 모두 암투병 중 촬영해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개봉했다.

안성기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31호실에 마련되며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6시 엄수된다. 장지는 양평 별그리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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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