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팬레터' 에녹, 더 깊어진 감성..."김해진, 어렵지만 흥미로운 역할"

작성 2025.12.30 10:49 수정 2025.12.30 10:49

에녹 팬레터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뮤지컬 '팬레터'의 10주년 기념 공연에 새로운 '김해진'으로 합류한 배우 에녹이 천재 소설가의 고뇌와 낭만을 담아낸 고품격 화보와 진솔한 인터뷰로 작품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뮤지컬 '팬레터'의 제작사 라이브(주)는 30일 공연문화매거진 '시어터플러스' 1월호의 커버를 장식한 에녹의 화보 컷과 인터뷰를 공개했다. 이번 화보는 데뷔 18년 차를 맞이한 베테랑 배우이자 최근 방송과 무대를 넘나들며 활약 중인 에녹이 뮤지컬 '팬레터' 속 당대 최고의 소설가 '김해진'으로 분해 보여주는 깊이 있는 감성을 오롯이 담아냈다.

공개된 화보 속 에녹은 1930년대 문인의 모던한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링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커버 컷에서 에녹은 깊은 초록빛의 레더 재킷과 화이트 셔츠를 매치해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어두운 배경 속 슈트를 입고 서 있는 컷에서는 그림자가 드리운 진중한 표정으로 시대의 아픔과 예술적 고뇌를 짊어진 문인의 고독을 표현했다.

특히 에녹은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서사가 담긴 눈빛으로 내공을 드러냈다. 턱을 괴고 어딘가를 응시하는 에녹의 촉촉한 눈망울과 아련한 분위기가 뮤지컬 '팬레터' 속 김해진의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선이 화보에 고스란히 드러나며 짙은 여운을 남겼다.

에녹 팬레터

화보 촬영과 함께 진행된 인터뷰에서 에녹은 뮤지컬 '팬레터' 10주년 기념 공연에 참여하게 된 소회를 밝혔다. 앞서 뮤지컬 '팬레터' 첫 공연 뒤 "엄마 밥 먹은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던 에녹은 "들어갈 때까지 긴장을 엄청 했다. 그런데 이 긴장감이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내가 뭔가를 열심히 연습했던 것을 선보이기 직전의 긴장감. 오랜만에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공연을 했다"고 밝혔다.

또 준비 과정에 대해 에녹은 "다른 배우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답을 많이 찾았다. '팬레터' 연습실은 언제나 축제였다. 배우들 모두 이 작품을 너무 사랑하니 엄청 집중을 했다. 큰 공부가 됐다"며 "하나같이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친절하게 설명해 줬다. 행복한 연습실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와 함께 에녹은 자신이 맡은 '김해진' 역에 대해 입체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에녹은 "연출님이 말씀 주셨던 해진의 성품은 따뜻함이었다. 이 인물은 어떤 면에서 어른처럼 성숙한 부분이 있지만 어떤 면에선 사춘기 소년 같은 감정을 지니고 있다"며 "따뜻하지만 한없이 연약하고, 고집도 있고, 답답하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연기하기 어려웠지만 그만큼 흥미로운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또 에녹은 뮤지컬 '팬레터'의 매력으로 느림의 미학을 꼽았다. "이 작품은 느리다. 느린데 아름답다"고 운을 뗀 에녹은 "설렘, 지루함, 분노, 집착, 망상 등 사랑에 관한 감정들이 다 쪼개져서 들어있다"며 "'결국 우리들은 사랑의 모든 형태에 탐닉했으며 사랑이 베풀어줄 수 있는 모든 희열을 맛보았노라'라는 '해진의 편지' 속 대사처럼 사랑의 많은 형태, 사랑의 많은 감정들을 맛보기 해주는 작품이다"고 말했다.

뮤지컬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김유정과 이상 등 당대 문인들의 모임 '구인회'의 일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창작된 팩션 뮤지컬이다. 천재 소설가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그리고 김해진의 뮤즈이자 비밀에 싸인 작가 히카루의 이야기를 통해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을 매혹적으로 그려내며, 2016년 초연 이후 10년간 '팬레터 앓이'를 일으킨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의 대표작이다.

지난 10년간 탄탄한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은 뮤지컬 '팬레터'는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을 넘어 최근 영국 런던 쇼케이스까지 성료하며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이번 10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역대 캐스트와 뉴 캐스트의 완벽한 조화로 호평받으며 순항 중인 가운데, 에녹의 섬세한 연기와 깊어진 감성이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편, 뮤지컬 '팬레터'는 오는 2026년 2월 2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에녹 팬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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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