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원 "故김창민 감독, 장기기증으로 4명 생명 살려...기적 남겼다"

작성 2025.11.11 16:17 수정 2025.11.11 16:17

김창민 감독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영화 '그 누구의 딸'을 연출한 김창민 감독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이삼열)은 11일 "김창민(40) 감독이 지난 11월 7일 강동성심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고 심장·간·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밝히면서 "생명 나눔을 실천한 김창민 님과 유가족의 용기에 깊이 감사드린다. 그의 따뜻한 시선이 생명을 살리는 기적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의 사랑이 사회를 더 밝게 비출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10월 20일 뇌출혈로 쓰러져 투병하다, 가족의 뜻에 따라 생명 나눔으로 마지막을 마무리했다.

유족은 "끝까지 살아나길 바랐지만, 아들의 뜻을 따라 다른 이들에게 삶을 나눠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생전에도 "삶의 마지막엔 누군가를 살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자주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아버지는 "아들아, 네 영화들이 이제 세상에 나오려던 참이었는데 그 결실을 눈앞에 두고 떠나는구나. 너의 이름으로 영화제를 만들어 하늘에서도 볼 수 있게 하겠다. 사랑한다"고 눈물로 전했다. 가족들은 김 감독의 미개봉 작품들을 모아 '김창민 영화제'를 열 계획이다.

김창민 감독은 2016년 영화 '그 누구의 딸'로 경찰 인권영화제 감독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성범죄자의 딸이 사회적 편견 속에서 겪는 아픔을 담은 작품으로, 인간의 존엄과 회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후 2019년 '구의역 3번 출구'를 연출하며 사회문제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이어갔다. 또 '대장 김창수'(2017), '마녀'·'마약왕'(2018), '천문: 하늘에 묻는다'(2019), '비와 당신의 이야기'(2021), '소방관'(2024) 등 다수의 작품에 작화팀으로 참여하며 충무로에서 발자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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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