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 "'노스포' 요청 편지, 말 안 된다 생각했지만..."

작성 2025.10.30 10:46 수정 2025.10.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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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영화 '세계의 주인'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이 '노스포' 요청을 담은 자필 편지를 쓴 이유를 밝혔다.

최근 진행된 '세계의 주인' 인터뷰에서 윤가은 감독은 언론시사회 당일 기자들에게 배포된 '노스포' 요청 편지에 대해 "영화의 내용은 스포 하지 말아 달라고 하면서 기사는 써달라 하고 하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기는 했다. 그래서 편지를 쓸까 말까도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도 '뭐라도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편지를 썼고, 그 결과는 기자들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언론시사회가 열린 지난 15일 윤가은 감독은 영화를 관람할 기자들에게 "영화를 보시면 분명 공감해 주시리라 생각합니다만, '세계의 주인'은 특히 중심인물과 줄거리에 대한 핵심적인 정보 없이 관람할 때 더 큰 영화적 재미를 느끼고 새로운 이해가 가능한 이야기 구조로 진행됩니다. 앞으로 이 영화를 처음 만날 관객 분들이 아무런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없이 '주인'의 세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주인의 과거에 겪었던 일을 유추할 만한 언급을 최대한 감춰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편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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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가은 감독의 마음은 기자들에게 가닿았다. 윤가은 감독이 그동안 만들어왔던 작품의 결을 알고, 한국 영화를 이끄는 감독을 응원하는 마음이 크기에 하나된 마음으로 응답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영화 개봉 후 관객들 사이에도 조성되고 있다. 영화를 먼저 관람한 관객들은 온라인을 통해 영화를 향한 강력한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자발적 스포 자제 챌린지를 펼치고 있다. 한줄평이나 리뷰글에도 스포일러가 될만한 정보를 자체적으로 함구하고, 줄거리나 정보 없이 영화를 보라고 제안하고 있다.

윤가은

'세계의 주인'의 경우 영화 안에서 중요한 키워드인 선입견과 고정관념이 영화 바깥에서도 작품의 재미와 가치를 판단하는 데 있어 중요한 키로 작용한다. 그런 만큼 백지상태로 영화와 만나는 것이 작품의 온전한 재미와 감동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영화를 먼저 관람한 사람들이 하나같이 '노스포' 챌린지에 동참하는 이유다.

'세계의 주인'은 인싸와 관종 사이, 속을 알 수 없는 열여덟 여고생 '주인'이 전교생이 참여한 서명운동을 홀로 거부한 뒤 의문의 쪽지를 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우리들', '우리집'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이 6년 만에 내놓은 신작으로 공개와 동시에 "올해의 영화"라는 폭발적 찬사를 끌어내고 있다.

영화는 지난 22일 개봉해 5일 만에 전국 3만 관객을 돌파했다.

ebada@sbs.co.kr

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