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올드보이 박찬욱' 박찬욱, "할리우드에서 다 한다니까 했는데 속았다"···풀 스토리보드 제작 비화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박찬욱 감독이 풀 스토리보드 북을 만들게 된 배경을 밝혔다.
8일 방송된 SBS 추석 특집 다큐멘터리 '뉴 올드보이 박찬욱'에서는 영화감독 박찬욱을 조명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찬욱이 스토리보드 북을 만들게 된 비화도 공개됐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풀 스토리보드 북을 제작했던 박찬욱 감독.
카메라의 움직임부터 배우들의 동선, 촬영한 장면이 어떻게 스크린에 구현될지 영화가 탄생하는 전 과정이 한 권에 빼곡히 담긴 풀 스토리보드 북.
이에 명필름 심재명 대표는 "그림으로 첫 장면부터 마지막 장면까지 완성해서 책으로 만들어내면 감독이 하고자 하는 것과 의도를 모든 스태프들이 미리 확인 공유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입하게 됐다. 할리우드에서 다 한데요 하니까 감독님이 완성해 주셨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찬욱 감독은 "당시 명필름은 나를 믿지 못했던 거 같다. 한국 영화 제작 현장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풀 스토리보드 북인데 무식하게 작업을 했다. 막상 해보니 보통 시간이 들어가는 게 아니더라. 머릿속에서 다 편집을 해가면서 만들었다"라며 힘든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근데 다 그러기는 무슨. 할리우드가 그런다니까 하게 됐는데 그게 아니었다"라며 "영화 '스토커'를 만들러 할리우드에 갔는데 JSA 스토리보드 북을 보여줬는데 경악을 하더라. 그쪽 제작사에서 니콜 키드먼에게 그걸 보여주면서 이런 걸 준비할 정도의 감독이라고 자랑을 하더라. 그때 알았다. 나만 이러는 거구나. 속았구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박찬욱 감독은 "해보고 나니까 안 한 시절로 돌아가기는 싫더라. 감독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계획을 모른 채로 넋 놓고 기다리는 게 아니고 모두가 알고 한다, 능동적으로 한다, 함께 만들어가는 기분을 느끼게 되더라"라고 풀 스토리보드 북을 고집하게 된 이유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