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국보' 이상일 감독 "재일한국인 뿌리 반영?…아웃사이더 이야기"
작성 2025.09.21 14:56
수정 2025.09.21 14:56

[SBS연예뉴스 | 해운대(부산)=김지혜 기자] 재일교포 3세 이상일 감독이 영화 '국보'는 아웃사이더에 관한 이야기라고 규정했다.
21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달 비프힐에서 열린 영화 '국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일 감독은 "주인공인 기쿠오(요시자와 료)와 슌스케(요코하마 류세이)는 가부키 세계에서 각각 재능을 타고난 아웃사이더, 혈통을 타고난 인물이라는 차이가 있다. 각각이 짊어진 나름의 고뇌가 엮이고, 이들이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두 주인공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어 "(국보가 된 가부키 배우의 삶이) 나를 포함해 모든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인생은 아니지만, 고도로 예술적인 면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이런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영화에 대해 부연했다.

영화를 위해 1년 이상의 시간을 가부키 춤 연마에 투자한 배우 요시자와 료와 요코하마 류세이의 노력을 언급하며 "잘 알려진 배우들이지만, 가부키를 연기하며 연기 인생을 걸었을 것"이라고 고마워 했다.
이상일 감독은 "가부키 세계의 뿌리깊은 혈통주의를 꼬집은 이 작품이 재일한국인인 감독의 관점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상상에 맡기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보'라는 작품에 한정해서 말씀 드리자면, 사회와 집단에서 경계에 있는 아웃사이더를 표현하고 싶었다. 사회 변두리에 눈이 좀 간다. 아마 거기에 자이니치(재일한국인)인 제 아이덴티티가 일부 연결이 되어있는거 같기도 하다"고 답변했다.
'국보'는 야쿠자 집안 출신 소년 '키쿠오'(요시자와 료)가 가부키의 '온나가타'(여성 역할을 연기하는 남성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해 지난 15일 천만 관객(흥행 수익 약 142억엔)을 돌파했다. 재일 한국인인 이상일 감독은 이 작품으로 일본 실사 영화 역대 흥행 2위에 올랐다.

일본 실사 영화 최고 흥행 1위 기록에 도전하고 있는 이 작품은 일본 대중 문화계에 신드롬에 가까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흥행은 일본 영화계 3가지 고정관념을 깬 결과라 더욱 고무적이다. 실사영화로는 높은 제작비인 12억엔(약 113억 원)을 들여 만들었으며, TV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영화가 아니라는 점, 러닝타임이 3시간에 육박해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을 깨고 거둔 성적이다.
감독에게도 기념비적인 흥행 기록인 만큼 일본 관객들이 이 작품이 열광한 이유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은 "모르겠다. 상상도 못 했다"였다.
'국보'는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돼 한국 관객과 처음으로 만났다. 영화제 상영을 마친 후 국내에 정식 개봉한다.
ebada@sbs.co.kr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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