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이 밝힌 '반드시'의 이유 "새로운 종류의 부조리"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박찬욱 감독이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오랫동안 품어온 이유를 밝혔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어쩔수가없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은 "소설 원작을 읽고 영화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지 벌써 20년이 돼 간다"며 "이 한 작품만 매달린 건 아니지만 끊임없이 노력해 왔고, 결국 성사되는 날이 오고야 말았다. 빨리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싶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약 20년간 이 작품의 영화화를 위해 노력했던 이유에 대해 "원래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고 많이 읽기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영화로 만들고 싶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미스터리 소설이 보통 '누가 범인이냐'가 해소되고 나면 다시 음미하기가 힘든데 이 작품은 달랐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작품은 처음부터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수수께끼 이런 건 없다. '멀쩡했던 이 사람이 왜 이렇게 됐나'와 같은 그 사람의 심리라던가 사회 구조에 대한 이야기라 몇 번을 곱씹어 봐도 음미할 거리가 많았다. 또한 여러 가지 심리 장치가 잘 돼있다. 아주 씁쓸한 비극인데 거기에 새로운 종류의 부조리한 유머를 넣을만한 가능성이 보였다. 소설 자체도 그런 면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을 내가 만든다면 슬프게 웃길 유머가 많이 살아날 수 있겠다 싶었다"다고 설명했다.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덜컥 해고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을 향한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미국 작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박찬욱 감독이 약 20년 전부터 공식적인 자리에서 영화화에 대한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투자 및 제작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오랜 시간 가슴에 품어왔다. 인고의 기다림 끝에 영화로 완성된 '어쩔수가없다'는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으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됐다.
박찬욱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 초호화 배우들의 열연을 볼 수 있는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9월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 백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