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꼬꼬무' 대한민국 최초 '밀실 살인 사건' 진실 추적···추악한 나르시시스트의 '사이코 범죄'

작성 2025.08.15 09:10 수정 2025.08.15 09:10
꼬꼬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대한민국 최초의 밀실 살인 사건의 진실이 밝혀졌다.

14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는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국내 최초의 밀실 살인 사건을 추적했다.

이날 추적한 밀실 살인 사건에서 범인은 약 3평 남짓의 작은 방에서 범행 후 사라졌다.

2003년 12월 29일 거여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3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30대 초반의 여성과 각각 3세, 10개월의 두 아이. 두 아이는 사망한 여성의 아이들이었다.

목에 올가미 끈이 묶인 채 발견된 여성. 한 아이의 목에는 보자기, 그리고 다른 아이의 얼굴에는 비닐봉지가 씌워진 채 발견되었다. 이들의 사인은 모두 질식사.

그런데 현장은 집을 뒤진 흔적은커녕 훼손의 흔적도 없고 외부인의 지문이나 족적이 발견되지 않아 의아함을 자아냈다. 밀실 살인이었던 것.

이에 경찰은 사망한 아이들의 엄마이자 본인도 사망한 30대 여성 장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았다. 아이들을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측했던 것.

하지만 사망 직전까지 식사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 아이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행동이라고는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점이 포착되었다. 또한 여성과 아이들의 얼굴은 마주 볼 수밖에 없는 방식으로 사망했는데 아무리 비정한 엄마라도 이것이 가능할지 의혹을 갖게 만들었다.

이에 경찰은 두 번째 용의자로 피해자의 남편을 의심했다. 특히 남편의 신고 내용과 현장 상황은 달랐던 점에 주목했다. 현장이 다 훼손되었던 것.

그러나 남편은 구조 차원에서라도 바로 줄을 자르고 눕혔다고 주장했고 경찰도 유족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행동이라 판단했다. 또한 남편과 아내, 부부관계에 문제점이 없었고 알리바이도 확인되며 남편은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유력한 용의자 둘을 지우니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그런데 이때 CCTV를 분석하던 한 형사가 무언가를 확인했다. 외부인이 피해자의 집으로 가는 것이 포착된 것.

피해자의 동창생인 한 씨는 주 3, 4회 이 집을 방문할 정도였고 아이들과도 친목 관계가 형성된 상태였다. 그런데 그런 그가 참고인 조사 중 태도가 이상했다. 가까운 이들의 죽음에도 전혀 슬픔이 느껴지지 않았던 것. 그리고 시종일관 옷소매를 잡아당기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형사들은 그의 손을 보고 범인이라 확신했다.

한 씨의 손에서 줄을 손에 감았을 때 생기는 흔적이 발견된 것. 그리고 경찰은 이 상처가 교살의 흔적이라 확신했다.

처음에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며 범행을 부인하던 한 씨. 그러나 계속된 추궁에 "네 제가 죽였어요. 그런데요?"라며 당당하고 뻔뻔한 태도로 자백을 해 충격을 안겼다.

또한 그는 자백에도 불구하고 범행 도구 등에 대해서는 일절 함구했다. 실질적인 증거가 없으면 자백의 효력이 없는 상황에서 직접 증거에 대해 침묵했던 것.

하지만 경찰은 한 씨를 긴급 체포했고 48시간 동안 직접 증거를 찾아 나섰다. 현장에 남은 흔적을 통해 빨랫줄 아래에 무엇을 덧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에 경찰은 한 씨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 수색 영장을 발부받아한 씨의 자택을 수색했다.

그리고 화장실에서 테이프와 칼, 잘린 페트병이 든 상자를 발견했다. 가운데 조각이 없는 페트병을 이상하다 여긴 경찰. 그리고 이 가운데 조각이 빨랫줄의 마찰력을 줄이기 위해 빨랫줄 아래 덧댄 것으로 추정됐다.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매트리스 아래에서 범행 계획서가 발견된 것. 한 씨는 그림을 그려 실습을 하기도 하고 몇 번 계획을 수정하기도 하며 범행의 모든 과정을 기록해 뒀던 것. 무려 6개월에 걸쳐 준비한 밀실 살인 계획서였다.

사건 당일 오후 3시 피해자의 집을 방문한 한 씨는 숨바꼭질을 하자며 첫째 현우를 방으로 유인했다. 그리고 이때 피해자 미연 씨와 둘째를 다른 방으로 데려갔다. 그 후 가장 먼저 첫째 현우를 살해하고 현우를 벽장에 숨겼다.

그리고 미연 씨에게 치마로 앞을 가리게 하고 둘째가 떨어지지 않게 꼭 안고 있으라고 당부했다. 이는 미연 씨의 모성을 이용한 것이었다.

실제로 미연 씨는 자기가 죽어가면서도 아이를 혹시 놓칠까 싶어서 두 손으로 저항하지 않고 한 손으로 몸부림치다 사망했던 것. 한 손에 멍이 들어가면서까지 끝내 아이를 안 놓으려고 하는 그 어머니의 애절함은 이 사건의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이자 가해자의 치밀함과 잔인함이 보인 부분이었다.

이후 한 씨는 10개월 하은이도 살해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숨이 다시 살아난 두 아이를 맨 손으로 다시 한번 살해했다. 잔혹한 폭행의 흔적이 바로 그 증거였다.

완전 범죄를 자신하며 한 씨는 열쇠로 문을 잠그고 미연 씨의 가방에 넣어 복도 쪽 문을 통해 집 안으로 가방을 넣어 밀실 살인을 마무리했다.

이에 당시 사건을 맡았던 경찰은 "밀실 살인이 아닌 피해자의 신뢰를 배반한 사이코 범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르시시스트였던 한 씨. 그는 피해자를 살해한 이유에 대해 "겉으로는 잘해주는데 날 무시했다. 애들은 걔 옆에 있으니까 죽였다"라는 말을 했다.

전문가는 "학교에 다닐 때 나보다 못했던 친구가 나보다 훨씬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까 분명히 내가 없는 곳에서 날 비난하거나 무시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편집증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나르시시스트의 살인 충동을 촉발하는 결정적 요소는 굴욕감이라며 "자기가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관계에서 자기가 우위에 있지 않거나 상대가 자기를 조금 하찮게 여기면 못 참는다"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특별하다 여긴 한 씨는 사건 2년 전 느닷없이 미연 씨에게 연락을 해왔다고. 이에 전문가는 자기애를 채워줄 존재를 물색하던 중 미연 씨를 그런 대상이라 생각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잘 웃고 주변을 잘 챙기던 미연 씨는 가족 휴가에도 한 씨를 데려가며 한 씨를 살뜰히 챙겼다. 하지만 한 씨는 행복한 미연을 보며 참을 수 없는 좌절과 굴욕감에 공격성을 드러낸 것.

사건 전에도 폭력성을 보였던 한 씨. 그는 모든 이들의 면회를 거절했지만 단 한 명의 면회는 거절하지 않았다. 한 씨가 면회를 한 대상은 바로 피해자의 남편인 김 씨였던 것.

그리고 한 씨는 김 씨에게 "내가 죽으면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라는 말을 남겨 보는 이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이어 김 씨의 휴대전화에서 한 씨가 보낸 메시지가 포착되었다. "당신처럼 괜찮은 남자가 왜 그렇게 일찍 결혼했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메시지. 사실 한 씨는 피해자의 남편인 김 씨와 내연관계였던 것.

김 씨는 미연 씨가 둘째 출산을 앞두고 있을 때 한 씨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고 이후 한 씨는 안주인인 것처럼 행동했다. 주방 식기를 자신맘대로 진열하거나 남편 김 씨의 속옷 정리까지 했던 것.

그리고 한 씨가 보낸 메시지를 발견하고 추궁한 미연 씨에게 잘못 보낸 것이라 둘러댔다. 이에 미연 씨는 한 씨를 믿어주었고 오히려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사과까지 했던 것.

이후 김 씨는 한 씨를 멀리하기 시작하며 가족과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 행동이 한 씨를 조바심 나게 한 것.

그리고 이후 또 충격적인 진실이 드러났다. 사건 현장을 최초 목격한 것은 김 씨와 한 씨였던 것.

열쇠가 없어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내를 찾기 위해 한 씨에게 연락했던 김 씨. 이에 한 씨는 곧바로 피해자의 집으로 왔고 김 씨와 함께 집에 들어가며 시신을 끌어안고 오열까지 했던 것이다.

한 씨는 피해자가 사망하면 아이들이 힘들게 살았을 거라며 아이들을 살해한 것이 본인의 배려라고 주장했다. 이에 전문가는 "피해자 남편이 가지고 있던 삶의 무거운 짐들을 내가 다 해결해 주는 거야라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한 씨. 그는 체포 당시와 달리 갑자기 과호흡 증세를 보이고 극단적 행동을 하는 등 이상 행동을 했다. 그리고 재판부는 이를 범행에 대한 후회로 받아들여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에 항소한 한 씨. 그런데 한 씨는 자신의 변호인 앞에서 자기는 죽어야 한다는 말만 반복하는 이상 행동을 했다고.

이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고 한 씨는 현재 20년째 복역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수용된 이후 과도한 죄의식을 보여 무엇이 진심인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우리는 모두 유일무이한 존재이지만 동시에 불완전한 존재라며 그렇기에 서로가 꼭 필요하단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효정 에디터 sta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