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 발표…김후주 대표 등 3인

작성 2025.08.13 15:06 수정 2025.08.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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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매년 우리 사회가 함께 나아가는데 영감을 준 개인 혹은 단체에 감사와 연대의 마음으로 수여하는 상,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를 발표했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2019년부터 이어온 '올해의 보이스'상은 최근 1년간 여성 이슈와 현안에 주목하며 활동한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각 상금 100만 원과 상장을 수여하는 상으로, 2023년부터는 한국여성재단과의 협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서지현 검사, 모두를 위한 낙태죄폐지 공동행동, 정치하는 엄마들, 청소년페미니스트 시민단체 위티, 추적단 불꽃, 래퍼 슬릭,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 임현주 아나운서, 살림의료복지사회협동조합,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여성환경연대, 춘천여성민우회 등 시대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인물과 단체들이 수상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제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올해의 보이스' 수상자는 총 3팀이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집행위원회와 한국여성재단은 "내란 정국 속에서 청년들과 여성, 소수자들이 어떻게 새로운 방식의 연대를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준 남태령 아카이브/심포지엄 팀 김후주 대표, "한국 사회가 여성 노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며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부장, 그리고 정보공개 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확산시켜 온 활동가이자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소속으로 광장을 안전하고 평등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이었던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을 올해의 수상자로 선정했다.

남태령 아카이브/심포지엄 팀 김후주 대표는 충남 아산에서 유기농 배 농장 주원농원을 운영 중인 청년여성농업인이다. 온라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제 농업 현장에서 체험하는 기후위기와 농업정책, 그리고 한국 농업의 현실을 기록하고 알리는 동시에 전봉준투쟁단의 소식을 다각도로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불법 계엄 내란 사태 때 전봉준투쟁단의 트랙터 행렬이 서울 지하철 남태령역 부근에서 경찰 차벽에 가로막힌 상황을 온라인에 알려 시민 연대를 이끌어내 주목받았으며, 이후 농업과 민주주의 현장의 이야기에 대한 목소리를 꾸준히 내고 있다. 김후주 대표는 '올해의 보이스' 수상에 대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정되어 기쁘다. 지금 이어가는 활동은 '살아 있는 역사를 지키는 과정'으로 생각한다. 힘닿는 한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알리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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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수상자는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부장이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현재 불탄 공장 옥상에서 세계 최장 기록인 580일이 넘게 고공농성을 이어가며 일본 다국적기업 니토덴코의 부당해고와 생존권 위협에 맞서 싸우고 있다. 니토덴코가 지분 100%를 가진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지난 2022년 10월 구미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희망퇴직을 시행했으며 이를 거부하는 노동자 17명을 정리해고했다. 이후 구미공장의 생산물량을 평택공장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이전, 이에 고용 승계를 요구하는 해고자들에게 다른 법인이라는 이유와 함께 가압류와 부동산 강제경매, 통장압류 등으로 생존권을 위협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부장은 '올해의 보이스' 수상에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번 사태는 외국 투자 기업이 40여 년간 한국에서 반복한 먹튀의 전형"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노동자는 쓰다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고용을 승계하라"라는 일관된 메시지와 함께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언어로 니토덴코에게 탐욕을 멈추고 고용을 승계하라고 말해주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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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수상자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이다. 정진임 소장은 누구나 알 권리를 누리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사회를 위해 활동해 온 활동가로, 2008년부터 현재까지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고 시민을 알 권리를 확장하는 운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공직자들이 세금을 투명하게 쓰는지 감시하는 활동의 일환으로 검찰 특수활동비, 대통령실 직원 명단의 공개 소송에서 대법원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정진임 소장은 "정보가 곧 힘인 지금 사회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일상의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정보의 재분배와 정보의 평등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소견을 밝히며 이번 '올해의 보이스' 수상에 대해 "'올해의 보이스'라는 상 이름에 걸맞게 앞으로도 더 많은 외침에 귀 기울이고 함께하겠다"라고 전했다.

올해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상금 100만 원과 상장이 수여되며, 총 상금 300만 원은 한국여성재단이 후원한다. 시상식은 오는 8월 21일(목)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개막식에서 진행된다.

서로의 세계를 마주하고 상상하며, 다양한 목소리와 연대하는 축제인 2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오는 8월 21일(목)부터 27일(수)까지 메가박스 신촌에서 전 세계 38개국 138편의 여성 영화를 상영한다.

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