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Y] 배우지만 모델로…칸 레드카펫, 韓 배우 등장에도 아쉬웠던 이유

작성 2025.05.21 14:49 수정 2025.05.21 14:49

칸 레카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칸 환하게 밝힌 화려한 비주얼", "미모로 국위선양", "우아함의 정석으로 전 세계 매료"

제78회 칸영화제가 프랑스 휴양도시 칸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 전해진 보도자료다. 표현이 어딘가 이상하다. 배우의 영화나 연기에 대한 언급이 아닌 외모 찬양으로 도배돼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칸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장편 영화는 '0편'이다. 그렇다면 김고은, 한소희, 김민하는 어떤 이유로 칸영화제를 찾았을까. 이들 모두 브랜드의 모델이자 앰버서더 자격으로 초청을 받았다. 정확하게는 영화제의 초청이 아닌 영화제의 스폰서로 참여한 해당 브랜드(커피 및 주얼리)의 초대를 받았다.

김고은은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미션 임파서블:파이널 레코닝'의 프리미어 시사 전 열린 레드카펫 무대에 올랐고, 한소희는 경쟁작인 '페니키안 스킴'의 프리미어 상영 전 열린 레드카펫 무대에 올랐다. 김민하는 영화제 기간 중 열린 '우먼 인 모션(Women In Motion)' 갈라 디너에 참석했다.

제75회 칸국제영화제 현장

영화제 기간 매일 밤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는 프리미어 상영작의 주역들이 주인공이다. 물론 주인공만 레드카펫을 밟는 것은 아니다. 칸의 메인 극장인 뤼미에르는 약 2,500석 규모의 공간이고 이 자리에는 영화의 주역뿐만 아니라 관계자, 영화인, 언론인, 후원사 등 많은 초청 인사들이 참석한다.

칸영화제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3대 영화제다. 전 세계 최고의 배우들이 참석하는 자리인 만큼 홍보와 마케팅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각종 명품 브랜드들이 스타에게 자사 브랜드의 의상과 보석을 협찬하고 레드카펫에서 홍보 효과를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뤼미에르 대극장의 동선상 초청 인사들은 모두 레드카펫을 거쳐 상영관에 입장하게 돼 있다. 브랜드의 초청을 받은 세 배우는 화려한 드레스룩으로 레드카펫에 올랐지만 상영작의 주역이 아닌 초대 게스트였기 때문에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해당 브랜드나 소속사에서 보낸 보도자료는 각종 미사여구로 이날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지만, 사실과 많이 다르다는 것은 현지 영상과 외신발 사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칸

김고은은 2015년 출연한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며 칸과 첫 인연을 맺었다. 신인 감독의 데뷔작 혹은 두 번째 작품을 대상으로 한 섹션인 만큼 레드카펫 행사는 따로 없었다. 김고은은 10년 만에 칸영화제를 다시 찾았고,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러나 이날은 자신의 영화와 연기를 선보이는 자리는 아니었다.

김고은, 한소희, 김민하는 한국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배우다. 연기력과 스타성 면에서 돋보이는 역량을 과시하며 현재 영화계와 방송계에서 섭외 1순위로 꼽힌다. 이 역량 있는 배우들이 영화의 주역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는 그날을 고대한다. 수년간 정체 중인 한국 영화와 산업이 분발해야 가능한 일이다.

한국 장편 영화가 칸영화제에 초청받지 못한 것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한 건 3년째다. 올해 단편 영화는 두 편 초청됐다. 라 시네프 섹션에 진출한 허가영 감독의 '첫여름'과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정유미 감독의 애니메이션 '안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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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