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하고 자상했던 동욱씨"...故서동욱을 향한 동료들의 애도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1993년부터 단 4년 동안 국내 가요사에 큰 인상을 남긴 전람회 출신 서동욱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사실상 가요계에서 은퇴한 이후 기업가로 변신한 이후에도 고인이 따뜻하고 다정한 성품으로 주위 사람들을 챙겼다는 미담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가 신인시절 큰 힘을 얻었다는 한 여배우와의 일화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2020년 12월 29일 고인은 소셜미디어에 배우 김혜수와 여러 영화계 인사들의 일화가 정리된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는 영화 '소공녀'의 전고운 감독이 입봉 전 스크립트 스태프로 활동할 때 김혜수가 그를 기억해 '소공녀' 초안을 손수 읽었던 일, 마동석이 신인이었을 때 그가 출연 영화를 기억하고 '거기서 연기 좋았어요'라고 칭찬을 했던 일, 배우 천우희가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할 때 함께 눈물을 흘렸던 일화들이 담겨있다.
故서동욱은 이 글을 공유하고 "스무 살쯤 첫 앨범을 마친 후 삶의 기로에서 이분과 마주쳤다. '팬입니다' 촌스런 한마디만 마친 풋내기에게 이분은 환히 웃으며 '나 자기 알아요. 전람회죠?' 라며 인사해 줬다. 그 놀랍고 짧은 순간이 내게 오래도록 큰 힘과 응원이 되었다."라고 김혜수와의 일화를 곱씹었다.
고인은 고교, 대학 동창인 가수 김동률과 1993년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이후 이듬해 전람회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많은 가요 팬들의 사랑을 받은 앨범 '졸업'을 마지막으로 1997년 전람회는 해체했다. 이후 김동률은 가수로, 고인은 국내외 투자 기업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생전 고인의 성품 없이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이름을 직접 적어 다닌다는 배우 김혜수의 면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지인들의 회상이 이어지고 있다.
밴드 언니네이발관 출신 이석원 작가는 고인의 비보를 접한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첫 책을 내고 가요계에서 소위 한다 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혼자 쭈뼛거리고 있을 때 그 여러 낯설고 대단한 이들 틈에서 일면식도 없던 나를 친절하고도 자상하게 챙기던 동욱 씨"라며 고인과의 짧지만 따뜻했던 추억을 떠올렸다.
요식업 사업가 이여영 씨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진지한 듯 꿈꾸고 있는 듯 일 얘기를 하면서 엉뚱한 질문과 조크를 빠뜨리지 않으시던. 빛나는 창의력과 넓은 통찰력을 다 갖춘. 함께 일하는 이를 모두 감탄케 하던 분"이라면서 그리움을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서동욱은 평소 앓던 지병과 싸우다가 지난 18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빈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