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신(神)자매에 '감금 폭행' 당한 피해자…엇갈린 진술, 누가 진실?

작성 2024.12.01 07:29 수정 2024.12.01 07:29
그알

[김효정 에디터] 신자매의 엇갈린 주장,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3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신(神)자매의 기묘한 동거'라는 부제로 무속 신앙 범죄를 추적했다.

지난 2012년, 당시 서른이었던 박경미 씨는 신내림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가족들의 걱정과 달리 한 가정의 엄마로서 평범하게 살아갔다. 그런데 2년 전부터 갑자기 달라진 경미 씨.

집에도 잘 들어오지 않고, 남편과 아이에게도 소홀해졌다는 것. 그리고 주변에 돈을 빌리는 일도 잦아지며 채무로 인해 집이 경매에 넘어갈 뻔한 적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경미 씨는 남편과 이혼 후 집을 나갔고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이에 가족들도 경미 씨와 인연을 끊기로 결심했다.

그런데 경미 씨가 집을 나가고 7개월 후 무속인 김 씨가 경미 씨의 가족들에게 경미 씨를 데려가라고 했다.

체중은 20kg 넘게 빠지고 몸은 멍투성이에 머리는 듬성듬성 빠져있었던 상태로 가족들을 다시 만난 경미 씨. 특히 다음 날 병원에서 갈비뼈 골절과 고막 파열, 안구 손상 등의 진단을 받아 충격을 안겼다. 그중 왼쪽 눈 망막 손상은 영구 장애로 남을 가능성이 높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판단을 받은 것.

김 씨의 신당에서 김 씨와 8개월 동거를 한 경미 씨는 계단에서 굴러서 다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미 씨의 신 자매인 (같은 신엄마를 둔 신자매) 김 씨는 갈 곳 없는 경미 씨를 신당에 머물게 해 줬을 뿐 폭행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얼마 후 경미 씨는 가족의 설득으로 김 씨에게 그동안 감금과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또한 김 씨가 유흥업소에서 일하도록 강요했으며 그간 1억 원이 넘는 금전까지 갈취했다는 것.

이에 김 씨와 그의 지인들은 모두 경미 씨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유흥업소에서 일을 한 것은 생활비를 내기 위함이었고 경미 씨가 스스로 선택했다는 것. 또한 폭행이 아니라 경미 씨가 스스로 자해를 해서 몸에 여러 상흔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경미 씨를 만나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들어보기로 했다. 경미 씨는 김 씨 대신 점사를 봐주고 이를 김 씨가 이야기를 해주는 형태로 일을 하는 전화 점사로 건당 5만 원을 받았고 이를 모두 김 씨에게 입금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한 김 씨는 전화 점사를 거부하는 경미 씨에게 노래방 업주를 소개했고 이를 거부하자 폭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경미 씨의 삶까지 통제했다는 것.

그러나 김 씨 곁에 남고자 했던 경미 씨. 이에 경미 씨는 "사진이랑 음성 파일, 수십 장의 각서를 만들어 놓고 완전 나체로 홀딱 벗은 동영상 같은 것도 가지고 있었다. 아들 학교나 뭐 이런 데 뿌리고 남편 휴대전화로 다 보내겠다고 협박을 해서 남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 씨의 폭행 강도는 경미 씨의 이혼 후 더 심해졌다고. 심지어 김 씨는 경미 씨가 화장실도 못 가게 하고 강아지 배변 패드에 일을 보게 해 이를 촬영까지 했다는 것이다.

결국 계속된 폭행에 경미 씨가 저항하자 캣타워에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경미 씨를 묶고 무차별 폭행을 했다는 것.

그러나 김 씨는 집안일을 하기 싫어 스스로 돈을 벌러 경미 씨가 노래방 도우미를 자처했고 무속 일을 등한시하고 노래방 일에 빠진 경미 씨를 올바르게 깨우치게 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결국 경미 씨의 상태가 위중해지자 가족들에게 연락을 했고 자신은 뺨만 몇 대 때렸을 뿐 경미 씨가 아픈 것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귀신이 아닌 이상 표현이 안 된다. 억울한 부분이 많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노래방 도우미의 경우 그냥 자신이 한 말인데 경미 씨가 스스로 재밌어하며 일을 했다는 것.

그리고 3천만 원에 대한 공증도 경미 씨가 스스로 자신에게 믿음을 증명하기 위해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무속 일을 등한시하고 노래방 일에 빠진 경미 씨를 올바르게 깨우치게 하고자 한 일일 뿐이라며 상습 폭행에 대해 부인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웃은 김 씨가 경미 씨를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는데 이는 경미 씨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김 씨는 단순히 경미 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케이블 타이로 묶은 것도 경미 씨가 해달라고 했고, 감금 폭행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는 경미 씨의 골절 상태로 보아 자해보다 타해의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자 김 씨는 경미 씨가 가족들에게 폭행을 당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전문가는 "장기간 오랫동안 있었던 손상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범죄 전문가는 "이 사건에서 제일 중요한 자료는 엄마와 김 씨가 나눈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다. 자백이라고 들었다. 이 상황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응 방법까지 모색했던 사람이 피디와 대화할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이 설명하기 불리한 건 다 신이 한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나머지는 경미가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라고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는 "신앙 종교는 특수한 신뢰 관계에 있다. 피해자가 빨리 신고하거나 그러지 못하고 피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어떤 무속 신상과 관련된 부분으로 가스라이팅을 해버리면 아무리 열악한 상황에 있다 하더라도 이 상황을 벗어나버리면 나는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부분이 큰 불안으로 남아버린다. 아무리 괴롭더라도 도망치려고 하는 마음을 가지기 힘들어지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김 씨는 끝까지 억울함을 호소하며 "내가 오히려 가스라이팅을 당한 것 같다. 나도 피해자다"라는 주장을 했다.

전문가는 무속 신앙 범죄에 대해 "과거에는 금전적인 것만이 목적이었는데 최근에는 장기적, 계획적으로 다른 동기를 부여하며 계속 자기 지배 하에 있게 만든다. 지배 하에 두는 것이 용이한 이유는 스스로 무속인을 찾아가는 피해자의 심리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가는 "심리적으로 약해져 있는 사람이 심지어 자발적으로 찾아가는 구조인데 무속인들의 통제나 가스라이팅에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걸 안 따르기에는 어려운 것인데 왜냐하면 이미 불운이 닥쳤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속인의 말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믿고 따를 준비가 돼있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무속범죄 무죄율 다른 형사 사건에 비해 10배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본인 발로 찾아가서 본인이 스스로 굿을 하고 이런 것이 어떻게 사기죄에 해당되냐는 견해가 있다는 것.

이에 전문가는 "피해자는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의심하는 것은 오히려 내 의심 때문에 문제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지워버린다. 무속 신앙 사기범들이 그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싶어 하는 피해자를 만났을 때 매우 위험한 결과로 치달을 수 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무속 전문가는 "무속은 위하고 풀어내는 것으로 강압적이고 강제적이지 않아야 한다. 특정한 바람이 생기면 반드시 그걸 신한테 뭔가 바쳐야 한다는 개념이 있는데 신을 위하는 입장이었다가 이제는 신이 도구화가 된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무속 신앙의 영역이 나에게 저주라는 도구를 매개로 협박하고 있다면 그때는 우리 머리 안에서 알람이 켜져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정신적으로 불확실에 대한 저주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경미 씨는 과거 자신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가족들의 손길을 자신 스스로 피했다며 자책했다. 이에 경미 씨는 "내가 너무 망가져있다고 생각을 하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그는 김 씨가 더 이상 거짓이 아닌 진실을 말하고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신의 이름을 앞세워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무속인들은 지금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에 방송은 "진정으로 믿고 의지해야 할 신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 자신이다"라며 무속인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경고했다.   

김효정 에디터 sta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