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충격 방화 사건, 국보 지키려 고군분투했던 사람들…'꼬꼬무' 조명

작성 2024.11.20 16:31 수정 2024.11.20 16:31
꼬꼬무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숭례문 방화 사건을 조명한다.

오는 21일 방송될 '꼬꼬무'는 '610년 만의 붕괴, 숭례문 방화 사건' 편이다.

때는 2008년 2월 10일 일요일,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당시 서른 살이었던 이재승 씨는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에 출근했다. 재승 씨가 일을 마무리하고 회사를 나온 시간은 오후 8시 반 경.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던 재승 씨는 매일 숭례문 앞을 지나갔다. 그날도 버스에 올라탄 재승 씨는 습관처럼 숭례문을 쳐다봤는데, 그때! 수상한 장면을 목격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한 남성이, 사다리를 타고 숭례문 담벼락을 올라가고 있었던 것이다.

재승 씨가 탄 버스가 지나가고 약 5분 뒤, 숭례문 앞에서 신호를 받고 서 있던 한 택시기사가 심상치 않은 장면을 또 목격했다. 숭례문에서 갑자기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던 것. 그는 그 즉시 119에 신고했다.

그 시각, 관할 지역에 있던 중부소방서에 "화재출동, 화재출동. 남대문 화재 발생, 남대문 화재 발생!"이라며 출동지령 방송이 울렸다. 소방대원들은 방송을 끝까지 들을 새도 없이 곧바로 출동하기 시작했다. 최초 신고 7분 뒤인 8시 57분, 숭례문에 도착한 중부소방서 대원들. 앞서 도착했던 회현 119안전센터 대원들이 초동 대응을 하고 있었다.

소방대원들은 바로 각종 장비를 들고, 내부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2층 내부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가득한 상황. 그런데 2층에 진입한 오용규 대원이 뭔가 이상함을 감지했다. 현장에 먼저 도착한 회현 119안전센터 직원들이 분명 불을 진압했는데, 연기가 계속 나고 있었다. 연기가 나는 곳은 바로 천장. 천장 어딘가에,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가 숨어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소방수를 아무리 뿌려도 천장에서 나는 연기는 멈출 줄 몰랐다. 대원들이 살펴보니, 연기는 천장을 메꾸고 있는 서까래들 사이, 즉 천장 내부에서 나고 있었다. 물을 아무리 뿌려도, 천장 내부로 침투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부터 2층 내부에선 천장을, 외부에선 지붕의 기와를 부수는 작업을 시작했다. 소식을 들은 문화재 관계자들과 시민들은 불이 진압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의 힘으로 천장을 부수는 건 불가능했다. 그런데 그때, 연기만 나던 숭례문에서 갑자기 불길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저거 적심에 불이 붙은 거야! 빨리 지붕 깨야 해!"라는 긴박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610년 동안 굳건히 한 자리를 지켜온 대한민국의 국보, 숭례문이 무너진 그 날로 돌아가 이를 지키고자 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꼬꼬무'가 전한다.

꼬꼬무

이번 '꼬꼬무'의 이야기에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 배우 진기주, 가수 적재가 친구로 함께 한다.

최정원은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에 첫 방문했다. 숭례문이 무너지던 그날의 뉴스를 보며 자신의 일처럼 가슴 아팠던 그녀는, 숭례문과 자신이 가족처럼 연결돼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정원은 이 사건 속,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날 더 좋은 대처를 하지 못함에 슬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이 사람들의 마음이 진짜 국보 1호"라는 말을 남겼다.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진기주가 '꼬꼬무'를 첫 방문했다. '소중한 것이 무너진다면?'이라는 질문에 오프닝부터 눈시울을 붉힌 최초의 리스너 진기주는 숭례문이 불타던 그날의 이야기에 몰입해 경청했다. 그러다 숭례문이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보고 오프닝부터 참아왔던 눈물을 끝내 터트렸다.

적재는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오랜만에 '꼬꼬무'를 다시 찾았다. 신곡과 함께 찾아온 그는 오프닝부터 현장에 있던 모두의 마음을 녹였다. 숭례문이 무너지던 그 날의 모습은 다시 봐도 충격적이라는 그는 숭례문에 방화를 저지른 범인의 행동에 크게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숭례문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그날 이야기를 담은 '꼬꼬무'는 오는 21일 목요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