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성공적 마무리…'겨울나기'·'비엣과 남' 수상 영예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11월 13일 폐막식을 끝으로 전 세계 30개국 104편의 영화와 함께한 총 7일간의 무지갯빛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가 11월 13일(수) 저녁 7시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장성란 영화 저널리스트, 허남웅 평론가의 사회로 폐막식을 진행했다. 올해 영화제는 11월 7일부터 7일간 전 세계 30개국 104편을 선보이며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영화제 기간 동안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는 관객들과 영화인들의 활기와 열정으로 가득 찼다. 그 열기를 반영하듯, 예매 오픈 직후 화제의 개막작 <모두 다 잘될 거야>, <파랗고 찬란한> 등이 뜨거운 티켓 예매 열기를 이어갔다. 레이 영 감독 마스터 클래스와 홍콩 퀴어영화 특별전, 네덜란드 퀴어영화 포커스, 'Proud to be PrEPed'을 주제로 한 '오픈 프라이드 섹션', 제작지원제도 '프라이드 필름 프로젝트' 공개 피칭도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첫 순서로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의 제작지원 프로그램인 '프라이드 필름 프로젝트'의 선정작 발표가 진행됐다. 이번 영화제 기간 공개 피칭 제도를 통해 심사가 진행된 해당 부문에는 강유가람 감독, 포스트핀 나일선 대표, 제정주 PD 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고, 나일선 대표가 이날 시상자로 나섰다. 수상작으로는 정진아 감독의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삼각형?>, 심나윤 감독의 <여름을 지나는 시간>이 선정되었다. 선정된 작품에는 각각 천만 원의 제작비가 수여되며, 내년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것을 목표로 제작된다.
이어서 퀴어영화 평론상과 뉴 프라이드 신인감독 작품상의 시상이 이어졌다. 퀴어영화 평론상은 평론 분야에서 활동하는 심사위원으로 꾸려져 작품을 선정하는데, 올해 퀴어영화 평론상의 심사위원으로는 산야 스트루나 평론가, 소니아 왕 교수, 김도훈 평론가가 함께했다. 상금 100만 원의 퀴어영화 평론상 주인공은 츠엉민퀴 감독의 <비엣과 남>이 선정되었다.
시상자로 나선 산야 스트루나 평론가는 "이 영화가 LGBTQIA+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서 성소수자를 하나의 인간으로서 진지하게 다루는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라며, "감독은 섬세함과 진지함을 동시에 보여주며, 예술성과 내용 사이의 균형을 잃지 않은 시적이지만 과시하지 않는 예술 영화로 만들었다. 매혹적인 영상미로 베트남의 구체적인 스토리를 전하며 관객을 사로잡으며 감동을 선사했다"라는 점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수상작으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참석하지 못한 감독 대신 김도훈 심사위원이 대리로 수상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응원을 주최 측을 통해 꼭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다"라는 말과 함께 츠엉민퀴 감독에게 축하를 전했다.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삼각형?>은 "팬덤 내 퀴어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학교 내부의 혐오의 시선을 첫사랑의 힘으로 극복하는 밝고 명랑한 퀴어 서사로서의 가능성을 주목했다"라는 심사평이 전해졌다. 정진아 감독은 "프라이드 필름 프로젝트로 선정이 된 것을 내년에 작품을 잘 선보이라는 응원의 말로 받아들여 무사히 영화를 완성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름을 지나는 시간>은 "자신을 버리고 간 게이 아버지에 대한 딸의 심리를 다루고 있어 섬세한 성장 드라마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라는 심사평이 이어졌고, 심나윤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고민의 과정이 많았는데, 프라이드 필름 프로젝트의 멘토링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소중한 지원을 통해 영화를 잘 만들어서 내년에 상영하겠다"라고 기쁨을 전했다.
이어 발표된 뉴 프라이드 신인감독 작품상으로는 장준영 감독의 <겨울나기>가 선정되었다. 선정된 작품은 상금으로 100만 원을 받게 된다. 심사위원으로는 레이 영 감독, 문성경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크리스 벨로니 IQMF 집행위원장이 나섰다. 시상을 맡은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숨겨진 가족의 비밀들이 서서히 밝혀지면서 주인공과 두 자매와의 관계가 미묘히 변화하며, 주인공의 섬세한 관계 변화를 탐구한다. 영화는 관객의 가슴을 울리며, 예상치 못한 긍정적인 결말을 성숙한 연출로 보여주었다"라는 심사평을 전했다. 장준영 감독은 "저의 첫 장편으로 생애 첫 수상을 하게 돼서 기쁘다. 앞으로도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영화를 찍도록 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다음 순서로 한국단편경쟁 부문의 작품상과 연기상 시상이 이어졌다.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한국퀴어영화의 경쟁력 강화와 등용문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국단편경쟁'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단편경쟁 작품상과 연기상 부문의 심사위원으로는 지난해 연기상 수상자인 김예창 배우, 이미랑 감독, 안토니 카라조스키 IQMF 프로그래머가 나섰다.
100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될 작품상으로 주인공은 이지현 감독의 <너의 눈에>가 선정되었다. 시상을 맡은 김예창 배우는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과 그에 따른 고난을 강렬하게 그려내면서도, 따뜻한 사랑과 지지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담아냈다"라는 선정 이유를 밝혔다. 대리수상한 감독의 지인은 "저는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가장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가 몸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라는 대리소감으로 관객들에게 감사와 당부를 전했다. 또한 한국단편경쟁 작품상 후보작 중에서 <새벽의 빌리>(감독 송지호)가 특별언급됐다. 김예창 심사위원은 "한국 퀴어단편영화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리듬과 실험적인 형식, 인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 돋보였다"라며 "서사에 골몰되기 쉬운 한국단편 영화의 지형 안에서 오로지 영화만의 고민과 서사의 확장을 도모한 송지호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다린다"라고 언급 이유를 밝혔다.
마지막 시상 순서로 감독뿐만 아니라 뛰어난 배우에게도 주목하고자 수여하는 한국단편경쟁 연기상의 주인공은 <유림>의 김세원 배우가 선정되었다. 지난해 수상자인 김예창 심사위원은 "유림이라는 역할을 너머, 배우 개인이 가진 본연의 진심과 에너지로 스크린을 꽉 메우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를 오래도록 스크린에서 보고 싶다"라는 심사평을 남겼다. 연기상을 수상한 김세원 배우는 "영화 속에서 다정한 사랑 연기를 통해 경험하고 나눌 수 있어서 뜻깊게 생각한다. 이 순간을 기억하면서 앞으로도 열심히 연기하겠다. 송지서 감독님과 함께 연기한 유은아 배우께도 감사드린다"라는 진심 어린 수상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폐막식의 대미를 장식할 이송희일 감독의 <파랗고 찬란한> 소개와 김조광수 집행위원의 폐막 선언으로 이루어졌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를 위해 애쓴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관객들과 함께 힘차게 폐막을 선언했다. 폐막식 종료 후에는 폐막작 <파랗고 찬란한> 상영과 이송희일 감독과 박경복, 홍성관 배우를 비롯한 제작진들의 무대인사와 GV를 마지막으로,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의 모든 일정이 공식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한편, 올해 개최 14주년을 맞아 선보인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과 더욱 더 풍성해진 부대행사로 관객들과 영화인들에게 다채로운 퀴어영화를 즐길 기회를 제공한 제14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연대의 장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는 뜨거운 호응과 사랑으로 총 7일간의 여정을 무사히 마무리하며 내년의 더욱 아름다운 축제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