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Y] '고비'를 넘어 예술을 빚은 이승환 '35주년 콘서트'

작성 2024.11.06 11:40 수정 2024.11.06 11:40
이승환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는 게 시간의 속성이지만, 마치 시공간이 멈춘듯한 힘을 선사하는 것이야 말로 예술이 가진 진정한 힘이다. 지난해 남몰래,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인생의 '고비'를 겪고 이를 음악을 향한 열정의 힘으로 극복해 기어코 무대에 올린 이승환의 35주년 콘서트 'THE HEAVEN'은 다양한 의미에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예술은 손으로 만든 작품이 아니라 예술가가 경험한 감정의 전달이다."라고 했던가. 지난 2~3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을 시작으로 막을 올린 'THE HEAVEN을 통해 이승환은 자신이 직접 경험한 감정을 그가 가장 잘하는 방식의 예술로서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이번 공연에서 이승환은 그동안 '쳐달려'온 활발한 공연 행보에 잠시의 '쉼'이 필요했을 법했던 시간이 존재했음을 솔직히 고백했다.

이승환

라이브 실력과 공연의 내용과 구성 등 복합적인 면에서 이승환의 이번 35주년 콘서트는 아티스트의 완벽주의적 성향과 30년 가까운 공연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녹아든 한편의 잘 짜여진 공연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번 공연에서 이승환은 공연의 이름에 걸맞은, 덤덤해서 웃기지만 그래서 더 슬프게 느껴지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단단한 내러티브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즐기다 보면 '텅빈마음', '기다린 날도 지워질 날도', '천일동안', '한사람을 위한 마음' 등 1990년대의 추억은 자연스럽게 소환되며 시공간이 잠시 멈춘 것 같은 순간들이 도래한다. 이승환이 '세가지 소원'을 부를 때 흘러나오는 뮤직비디오 영상에서 주인공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고 나오는 장면을 보고 그의 오랜 팬들은 크게 드러나지 않는 부분까지도 신경을 쓴 이승환의 집착적인 완벽주의를 눈치채기도 한다.

이승환

이승환은 공연 예술가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기록을 세웠다. 국내 최초로 전국 공연 투어에 이름을 붙여 브랜드화했고, 국내 최장 공연 기록도 그가 보유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이승환은 내년 국내 최장 공연 기록 경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2019년 6월 16일 '라스트 빠데이:괴물'에서 9시간 30분을 최장 기록한 바 있다.

'이승환 35주년 콘서트 '는 고양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제주, 대구, 수원, 구미, 김해 등지에서 쉼 없이 이어지며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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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