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자료원 50주년' 기념, '영화문화 운동의 역사화 작업과 필름 아카이브' 국제 컨퍼런스 개최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한국영상자료원(원장 김홍준, 이하 '영상자료원')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0월 24일(목) 하루 동안 시네마테크KOFA(상암동 소재) 2관에서 '영화문화 운동의 역사화 작업과 필름 아카이브'를 주제로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이번 컨퍼런스는 동아시아 4개 지역의 영화연구자와 아키비스트들의 발표를 통해 각 지역의 영화문화 운동과 1980~90년대 영화사적 흐름과의 연결고리를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통역으로 진행하며 누구나 참여 가능(참가비 무료)하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는 봉준호 감독의 대학 영화클럽 시절에 대한 사진, 영상들과 함께 활동했던 이들의 후일담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2000년대 한국 영화 르네상스와 이후의 영화사적 성취, 그리고 최근 'K-시네마', 'K-콘텐츠'로 불리며 전 세계 대중과 평단의 호응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거슬러 올라가면, 1990년대 영화 청년들의 열정적인 영화문화 운동과 시네마테크 활동이 있었다.
영상자료원은 이에 주목하여 2023년부터 그동안 많이 조명받지 못했으나 영화사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 숨은 동력이자 자양분이 됐던 영화문화 운동 관련 컬렉션 구축 및 구술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50주년을 맞은 영상자료원이 영화문화 운동사에 대한 시각을 동아시아의 지평으로 넓히는 동시에, 다음 50주년의 출발점에서 아카이브로서의 방향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이러한 영화문화 운동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서구의 예술영화를 접하고 연구하여 자국의 영화적 정체성을 키워 나가는 통로가 됐다. 이번 컨퍼런스는 일본, 대만, 홍콩, 한국의 영화 연구자와 아키비스트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 지역의 영화사적 양상을 가져온 영화문화 운동의 저류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컬렉션을 통해 소개하는 흔치 않은 자리로, 매우 뜻깊다.
일본에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이어지는 청년과 영화인들의 해외 예술영화 연구 및 배급 활동, 기업이 주도한 예술영화관 설립 활동이 있었으며, 대만의 문화청년계층, 이른바 '원칭'(문청, 文青)은 대만식 '비디오방'에 해당하는 'MTV Parlor'와 해외영화 정보 및 이론을 번역 소개하는 주요 잡지들을 통해 1980년대 대만 뉴웨이브 시네마 시대로 진입할 수 있었다.
홍콩은 해외에서 영화 경험을 쌓았거나 방송국 출신인 영화인들이 1980년대 영화계의 신진 세력으로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으며, 한국의 영화 청년들은 시네마테크이면서도 상업 예술영화관을 표방했던 '코아아트홀', 공공 시네마테크 및 영화문화 활동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던 영상자료원과 같은 곳에서 내일의 영화작가로 성장했다.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은 '이번 국제 컨퍼런스는 동아시아의 청년들이 서구 고전영화와 당대 예술영화를 어떻게 수용했고, 이를 통해 어떠한 영화문화가 발생했으며, 이는 각국의 영화산업뿐만 아니라 대중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색하는 의미 깊은 자리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이번 행사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