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 사건 기자회견' 봉준호·윤종신 "경찰·언론의 행태 규탄"
[SBS연예뉴스 | 강경윤 기자]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세상을 등진 배우 이선균의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대중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성명서를 발표했다.
1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서 발표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고인과 인연을 맺었던 봉준호 감독 등 문화계 인사들이 발언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소속 장원석 대표는 성명서 발표에 앞서 "이번 성명서는 고인의 발인 2주를 맞는 시점에 하기로 계획됐고, 배우 송강호를 비롯해 대중문화계 인사 2000명이 성명서 작성 및 발표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의성은 "한 명의 배우가 너무나 안타깝게 생을 스스로 마감했다. 경찰 조사를 받는 가운데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언론에 노출됐고 생중계되다시피 했다.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서 고인의 사생활 녹취가 공개되며 가혹한 인격살인이 벌어졌다."고 규탄했다.
이어 봉준호 감독은 수사 당국에 "고인의 마약 투약 혐의 수사가 익명으로 최초 보도된 시점부터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지난 2개월 동안 경찰의 기밀 보안에는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특히 KBS 단독 보도는 어떤 경위로 나왔는지 규명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가수 윤종신은 언론 및 미디어를 상대로 "내사 당시부터 대중의 관심을 받아야 한다는 이유로 연예인에 대한 사생활을 선정적으로 보도한 것이 실제로 공익적인 목적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는지, 특히 고인의 사적 대화 등을 보도한 이른바 사이버 렉카들에게 자정 될 수 있는 것인지"라고 묻고 "이 같은 보도는 조속히 삭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성명서 발표는 취재진의 별도의 질의응답 과정을 하지 않은 채 마무리 됐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던 이선균은 지난해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이선균은 총 세 차례에 걸쳐서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았고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사망 직후 일부 언론 매체를 통해 유서 내용이라는 식의 보도가 나왔지만 소속사는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언론매체를 고소했다. 또 소속사는 고인에 대한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언론 보도에 대해서 삭제해 줄 것을 엄중히 요청했다.
사진=백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