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동해 교통사고 사망 사건, 자살인가 타살인가…남편 박 씨, '억대 채무' 포착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동해 교통사고 사망 사건, 자살인가 타살인가?
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옹벽과 삭흔 - 동해 교통사고 사망 사건'라는 부제로 미스터리한 '동해 교통사고'를 추적했다.
지난 3월 8일 새벽 강원도 동해시에서 시멘트 옹벽을 들이받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텅 빈 사거리에서 차량 한 대가 90km/h 속도로 돌진하다가 옹벽을 들이받은 것.
차량 앞부분이 반파될 만큼의 충격에도 운전자 박성수의 부상은 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구조대원에게 졸음운전이라고 밝혔다.
이후 구조대원은 차량에 동승자가 있는지 살폈고, 조수석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사망한 박 씨의 아내 김 씨를 발견했다.
그런데 해당 사건은 졸음운전에 인한 사망 사고로 보기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있었다. 사망한 김 씨는 발목뼈가 탈구될 정도의 심각한 부상을 입었음에도 차량에서는 혈흔이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것.
또한 사고 당일 박 씨의 행적을 추적하기 위해 확인한 CCTV영상에서 사고 발생 2시간여 전 박 씨가 아내 김 씨를 캐리어에 실어 조수석에 태우는 장면이 포착된 것. 그 후 박 씨는 사고 현장 주변을 배회하다가 갑자기 급가속하며 옹벽을 들이받은 것. 이에 경찰은 졸음운전에 의한 사망사고가 아닌 박 씨가 김 씨를 살해한 후 이를 은폐하고자 교통사고로 위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박 씨는 이후 진술을 뒤집었다. 사고 전날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신실한 종교인이었던 아내의 명예를 지키고 아이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시신을 차에 옮겼다는 것.
그 후 그는 다시 집으로 가서 아내가 사망한 현장을 정리했고, 슬픔과 고민 속에서 무작정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가 났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자신이 아내의 시신을 발견했을 때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면 이런 의심을 받지 않았을 텐데 모든 것이 바로 신고하지 않아서 생긴 일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의 시신을 부검했고, 그 결과 사인은 경부압박 질식이었다. 전문가는 누군가가 목을 누른 자국은 발견되지 않았고, 끈으로 목을 조른 삭흔이나 김 씨가 저항한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며 의아해했다.
그리고 박 씨의 진술대로 다리가 땅에 닿아 비스듬한 자세였다면 안면 울혈과 일혈점을 동반하는 목맴으로 볼 수 있다며 현장을 살펴봤을 때 자살로 보면 더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럼에도 극단적인 선택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목에 양쪽에 국소적인 꾹 누른 듯한 출혈이 있었던 것. 그러나 누군가가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근거 또한 없다며 답답해했다.
그리고 김 씨의 몸에 남아있는 상흔들에 대해서는 "교통사고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손상들이다. 작은 그림자는 큰 그림자가 나타나면 없어져 버린다. 그런 것처럼 작은 손상은 후행하는 강력한 외력이 작용하면 그전 손상을 해석하기 어렵다. 현재로서는 타살과 자살을 구분할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전 현장감식팀장은 현장 분석을 통해 삭흔이 남지 않을 만한 것이 무엇일지 찾았다. 하지만 마땅한 끈을 찾지 못해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다.
이에 박 씨 측은 두툼하고 부드러운 끈이었다며 "벨벳이나 실크 정도 되는 끈으로 생각되는데 자세히 보지 못했다"라고 했다. 그리고 현장을 정리한 후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끈을 모두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쓰레기봉투에서 사망에 쓰인 끈으로 보이는 것은 사라져 의아함을 자아냈다.
또한 제작진은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 차량을 분석해 사고 당시 상황을 짐작했다. 전문가는 박 씨가 김 씨를 감쌌던 모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김 씨의 시신이 엎드린 자세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그리고 현장 CCTV와 민혜 씨의 마지막 발견 위치를 토대로 사고재현 시뮬레이션 '피시 크래시'를 통해 사고 전후 차량의 행적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교통사고 감정사는 김 씨의 목 내부 출혈과 신체 앞면의 상해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 씨의 열렬한 구애 끝에 결혼한 두 사람, 박 씨는 부대 내에서도 평판이 좋았다. 엘리트이자 존경받는 동료였던 것. 그리고 그는 친한 지인들에게 평소 아내의 씀씀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김 씨 동생의 이야기는 달랐다. 평소 김 씨는 항상 절약을 강조했고, 이에 반해 박 씨는 김 씨의 동생에게도 돈을 빌려달라고 했었다는 것. 박 씨가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한 것은 김 씨의 동생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주변 지인들과 동료들에게 많은 돈을 빌렸던 것.
이뿐만이 아니었다. 박 씨는 군인 생활안정자금 4천여만 원 대출 후 캐피털, 카드론, 군 전세자금 등 지난 8년간 3억 7천여만 원을 대출받았고 최근에는 7천만 원대의 신차를 구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의 가계부를 분석한 전문가는 "부채에 대한 여부를 몰랐던 것으로 추측된다. 박 씨는 대출이 대출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라고 했다.
김 씨의 동생도 김 씨가 집과 차를 사는데 대출을 받은 것 말고 다른 대출금에 대해서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의 학원비까지 밀리자 김 씨는 박 씨에게 계좌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는데 이것이 문제였을까? 하지만 이것이 갈등의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살해의 원인이 되기는 어려워 보였다.
이에 전문가는 "모범적인 평가를 받던 박 씨는 지금까지 자기 욕구를 억눌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그가 자신의 채무 문제에 대한 압박, 그리고 그 실체를 공개하라는 요구, 그런 것들이 억눌려있던 스트레스를 폭발시키는 촉발 요인으로 충분해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아내가 아닌 남편이 절망에 빠진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아내가 절망감을 고조시킨다면 둘 간의 갈등이 고조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김 씨 동생은 박 씨가 군에서 징계 2번 받으며 군대에서도 대출 상환을 재촉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상환을 못하면 군복을 벗어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것.
박 씨는 지난 2월 군에서 전세자금 대출 후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이 군에 알려졌다. 이에 부적격 대출로 환수 조치가 내려졌고, 환수 응하지 않아 군복을 벗게 된 위기에 처했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대출금의 만기일도 코앞에 다가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가는 "이 사건의 가장 핵심은 자살이냐 타살이냐 이다. 객관적 정황과 증거를 비교 분석해서 주장의 당위성, 사실성, 진실성을 검증해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고 가족에게는 의심만 남을 것"이라며 "서로가 같은 방향, 진실이라는 방향을 향해 함께 움직였으면 좋겠다"라고 조언했다.
여전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박 씨, 경찰은 김 씨에게 자살 의도가 있었는지 박 씨에게는 범행 동기가 있었는지를 조사를 통해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박 씨는 많은 채무가 어디에 쓰였고, 그것이 아내의 죽음과는 관련이 없는지 명명백백 밝히며 끈과 매듭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통해 스스로 무죄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