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수다] '카지노' 이해우 "잘생긴 외모요? 전혀 만족 못해요"

작성 2023.02.20 15:12 수정 2023.02.20 15:12
이해우

[SBS 연예뉴스 ㅣ 강경윤 기자] 필리핀 카지노에 목숨을 건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디즈니+ '카지노' 시즌1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 있다. 첫눈에는 한국인인지 필리핀 배우인지 조금 헷갈리는 이국적인 분위기의 외모로, 볼튼 카지노에서 발생하는 커다란 소용돌이와 같은 사건에 휘말리는 에이전트 필립이다.

교포 에이전트 필립 역을 맡은 배우 이해우(36)에게 "한국인인지 외국인인지 헷갈렸다."고 하자 "원하던 바였다."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이해우가 배역을 위해 노력한 건 더 있었다. 필리핀 촬영을 가기 전에 하루 두 번씩 거의 매일 헬스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10kg을 감량했다. '여심을 저격하는 에이전트'라는 인물을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눈에 띄는 건 외모뿐만이 아니었다. 최민식, 손석구, 허성태, 이동휘 등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이해우는 양정팔(이동휘 분) 사이에서 스며든 승무원 출신 호텔 직원 김소정(손은서 분)과의 위험 천만한 관계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 극의 몰입을 더했다. '카지노' 시즌 1 막바지 서사를 이해우의 연기가 살린 셈이었다.

이해우

Q. 코로나19 시국이라 필리핀에서 촬영이 쉽진 않았겠어요.

"코로나 시국이 다 보니까 어딜 왔다 갔다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호텔 안에서 많은 걸 즐겼어요. 식당도 한 번씩 가고 남는 시간에 수영도 하고요. 제가 필리핀 가기 전에 PT를 열심히 받아서 몸을 바짝 만들고 갔었는데, 거기서 홍기준 선배님의 개인 트레이너처럼 함께 열심히 운동을 했죠."

Q. 헬스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몸을 만들었다고요?

"'여심을 저격해야 한다'라는 이유를 몸으로 보여줘야 해서 컴팩트한 몸을 만들려고 했거든요. 원래는 근육이 많은 몸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식스팩을 처음으로 만들어봤는데 지금은 반정도 남았네요.(웃음) 몸 만들 때는 의지가 정말 불타올랐었어요."

Q. 카지노 에이전트라는 직업을 위해서 준비한 것도 있고요?

"현지에 가기 전에 유튜브를 통해서 에이전트에 대한 설명 영상을 많이 봤어요. 블로그 운영하는 것도 공부했고요. 현지에 가서는 에이전트 분과 인터뷰도 했어요. 그때 이 직업에 대해 많이 여쭤보기도 했고, 멀리서 지켜보면서 영감을 얻기도 했고요.

이해우

Q. 필리핀 현지 촬영 시간이 길어서 배우들끼리도 친해졌겠어요.

"김밥이 소품으로 나왔는데 다 같이 맛있게 집어먹었던 기억은 있어요. 한국 음식 그립지 않냐고 물어봐주시는데 사실 저희가 한국에 있을 때보다 필리핀에서 한국 음식을 더 잘 먹었어요. 필리핀에 한식당이 참 많더라고요."

Q. '카지노'가 이해우 씨에게는 남다른 작품이었나 봐요.

"'카지노'에 캐스팅되기 전에 4~5년 정도 쉬고 있었어요. 그렇게 얻은 기회여서 더 소중하기도 했고 욕심도 났죠.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에게도 '이 길이 맞나'라는 의심이 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아버지가 조명을 납품하는 회사를 하시는데 그 회사에서 일하다가 '카지노' 캐스팅 소식을 들었어요."

Q. 가족들 반응은 어떠셨어요. 예전 인터뷰에서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동생이 있다고 봤는데.

"동생이 정말 기뻐했죠. 지금 동생은 입시 중이에요. 그리고 제가 연기하기를 원하셨던 부모님도 제가 다시 연기를 시작한다는 것에 정말 기뻐해주셨어요. 원래는 동생이 제 작품을 봐도 큰 반응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괜찮은데?'라면서 카톡도 보내더라고요."

Q. 처음에는 현지배우라는 착각도 했었어요.

"현지인들처럼 태닝도 했고, 선크림 안 바르고 나다니기도 했는데도 부족해서 분장도 했어요. 제가 워낙 피부가 안 타는 체질이거든요. 그렇게 고생했는데 벌써 피부가 90% 돌아왔어요. 필리핀에서 '진짜 혼혈이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더라고요. 부산 엄궁동 출신입니다. (웃음)"

Q. 데뷔작이 태국 드라마더라고요. 동남아시아와 연관이 많네요.

"대학을 다닐 때였는데, 친구 미니홈피에 올렸던 제 사진이 인터넷에서 돌았는지 태국 드라마 측에서 이 사람을 찾고 싶다고 수소문을 해 교수님께 연락이 왔었어요. 그렇게 극적으로 '같은 태양 아래 지평선'이라는 현지 드라마에 출연을 했어요. 그냥 학생이어서 인천공항에서 출국할 때는 아무도 못 알아보시는데, 필리핀 공항에 도착하기만 하면 팬들이 따라다니고 밴도 타고 그랬어요. 다시 한국 오면 아무도 없고요."

이해우

Q. '꽃보다 남자'에 출연한 걸 계기로 영화 '다우더'에 출연하게 된 건가요.

"'꽃보다 남자' 때는 잘 몰랐고, 집에서 밥 먹고 있는데 구혜선 씨가 문자가 왔었어요. 프로젝트가 있는데 제 배역의 아역이 문메이슨이라고 하더라고요. 아역과 성인 배역의 비중은 비슷비슷했어요. 그때의 인지도를 따졌을 때는 메이슨이 더 컸죠.(웃음)"

Q. '카지노' 강윤성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이 많다고요.

"정말 대단한 감독님이세요. 전 세계에서 시리즈물 16부작을 쓰신 최초의 감독이시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배우를 믿고 신뢰해 주시는 감독님이어서 저도 그 힘으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카지노' 안에 캐릭터만 170명이 나온대요. 대본 쓰시고, 촬영하시고, 또 현지에서 돌발적인 것들 신경 쓰시고 하려다 보면 일이 굉장히 많으실 텐데, 화를 한 번도 안 내세요.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에게 보내주신 메시지가 있는데 캡처해 놓고 자주 봐요. 정말 힘을 많이 주셨어요."

Q. '카지노'를 통해 얻은 게 있다면요.

"이번에 카지노를 통해 장르의 벽을 조금 허문 것 같아요. 한 가지 원하는 게 있다면 강윤성 감독님과 꼭 한번 다시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어요. 전 정말로 은혜를 받았거든요. SNS를 안 해서 해외 시청자들의 반응은 잘 모르지만 가끔 유튜브에 올라오는 영상에 필립을 언급한 댓글들을 보면 기분이 좋더라고요."

Q. 피부톤이 밝아지니까 요즘 활약하는 아이돌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혹시 제의받은 적은 없었나요.

"고등학교 때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에서 한 번씩 길거리 캐스팅 제안을 받은 적은 있었어요. '아직 회사가 없냐'고 해서 없다고 했더니 '우리 회사에서 왜 이런 분을 가만히 뒀나'라고 물어보신 적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춤과 노래에는 크게 자신이 없었어 그쪽 분야로는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Q. 주목받는 외모였는데 만족하는지요.

"전혀 만족하지 못하고, 저는 대체로 평범하다고 생각을 해요. 그리고 어떤 부분에서는 캐릭터적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느꼈던 시기도 있었고요. 장르적으로 나아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거기에 어떤 벽이 있다고 느껴서 꼭 허물고 싶었거든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 가능성을 본 것 같아서 기뻐요."

Q. SNS를 하지 않는 '집돌이'로 유명하다고요. 해외 팬들과 소통하려면 SNS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SNS를 하고 내 사진을 올린다는 게 좀 쑥스러워요. 꾸준히 업로드를 해야 할 텐데 사실 집에 거의 있다 보니까 올릴 사진도 없고요. (반려동물이 없나라고 묻자) 강아지 한 마리가 있어요. 베를링턴 테리어인데 털이 라면땅을 닮았다고 해서 '땅'이에요. 강아지 사진을 올릴지는 조금 생각해 볼게요."

Q. 많은 인터뷰에서 '행복을 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 의미가 뭘까요.

"배우로서의 인생도 있지만 사람 이해우로서도 가장 행복한 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고 그 모습을 볼 때예요. 사소한 맛집에 데려가서 좋아하는 모습을 볼 때처럼 거창하진 않더라도 그런 삶을 살고 싶거든요. 배우로서도 행복을 전하는 모습을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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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 ky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