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 개막작 제목 돌연 바뀐 이유는?…"전쟁 지지 기호 NO"

작성 2022.04.26 14:22 수정 2022.04.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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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작 제목이 변경됐다.

칸영화제 측은 25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개막작 'Z'의 프랑스어 제목을 'Coupez!'(Cut!)로 바꿨다. 이 작품을 연출한 미셸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은 알파벳 'Z'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Z'를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은 자신의 신작에 장르 영화에 대한 찬사로 'Z'라는 제목을 붙였다. 그러나 이 단어는 러시아어로 '승리를 위해'를 뜻하는 '자 포베두'(Za pobedu)의 첫 글자와 같다.

최근 러시아 푸틴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알파벳 'Z'를 쓰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쓰이는 'Z'와 아자나비시우스 감독이 영화 제목에 붙인 'Z'는 그 의미가 명백히 다르지만 같은 기호를 쓰기에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감독과 제작진은 논의 끝에 프랑스어 제목을 'Coupez!'로 바꿨다. 영어 제목은 종전대로 'Final Cut'을 쓰기로 했다.

칸영화제 측은 아자나비시위스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며 "이 선택으로 이 영화의 감독, 제작자, 배급사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프랑스 영화들은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연대를 표시하고, 러시아 군대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반대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미셸 아자나비시우스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2012년 영화 '아티스트'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았다. 2년 만에 발표한 신작 'Coupez!'는 올해 칸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돼 영화제 시작을 알리게 됐다.

'Coupez!'는 좀비 코미디 영화로 일본 영화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2017)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ebada@sbs.co.kr

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