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것이 알고싶다' 아라뱃길 사체 유기 사건…피해자 치아 모두 훼손한 이유는?

작성 2020.12.13 01:30 수정 2020.12.13 01:30
그알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범인이 숨기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12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아라뱃길 사체유기 미스터리 - 범인을 무엇을 숨기려 했나'라는 부제로 아라뱃길 사체 유기 사건을 조명했다.

지난 5월 29일 인천 아라뱃길에서 훼손된 사체의 다리가 발견되었다. 이에 관할서 계양경찰서는 수사전담팀을 편성해 대대적인 수색을 실시했다. 그러던 중 파주에서 훼손된 시신이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경찰은 아라뱃길 시신과 DNA를 대조했다. 그 결과 두 사건의 DNA는 전혀 일치하지 않았고 수색은 계속됐다.

그리고 1차 발견 지점에서 4km가량 떨어진 귤현대교 아래에서 체취증거견 에로스가 하나의 다리를 더 찾아냈다. 9일 간격으로 발견된 다리는 동일인으로 사체의 주인은 여성이며 혈액형은 B형인 것으로 드러났다.

시신이 분리된 상태에서 어느 부위가 얼마 만에 물 위로 떠오를지는 알 수 없어 시신이 유기된 시점이나 사망한 시점 등을 특정하는 것은 무리였다. 이에 경찰은 아라뱃길 곳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조사했지만 수상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7월 9일 계양산 인근 야산에서 백골화된 머리뼈와 몸통뼈가 발견된다. 산에서 1주일 이상 유기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백골 또한 아라뱃길 시신과 동일한 시신으로 밝혀졌다.

이에 경찰은 초기 예상했던 것 이상의 강력 사건에 더욱 집중했으나 백골화된 신체 외에 단서는 일체 발견된 것이 없어 수사는 답보에 그쳤다.

그리고 경찰은 백골화된 두개골의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생존 얼굴 복원해 아라뱃길 시신의 몽타주를 완성했다. 2020년 3월에서 4월 사이 숨진 B형 혈액형의 여성.

그렇다면 이 여성의 시신은 어디서 유기된 것일까? 이에 경찰은 여러 방법으로 시신 유기 장소를 특정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으나 장소 특정은 어려웠다. 제작진이 실시한 실험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계양산 야산에 유기된 시신에 대해 등산 동호회 관계자는 "지리를 아는 사람이 유기를 했을 것 같다"라며 "인적이 없는 지역이라는 것을 알고 진입했을 것이다"라고 추측했다. 마을 사람들의 의견도 같았다.

이에 전문가는 "범인들은 자기가 시신을 유기하거나 보관할 때 확인하고 싶어 한다. 본인이 자주 보고 자주 가고 확인할 수 있는 곳에 시신 유기 가능성이 크다. 터널 주변을 아는 사람 그리고 자주 다녔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계양산과 아라뱃길 사이의 지역만 특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서울의 서부, 인천, 부평 등의 지역에 거주하거나 근무를 하는 사람일 가능성은 높다"라며 "굳이 하남이라든가 서울의 동부 지역에 살며 여기까지 와서 유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시신과 시신 유기 장소를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제작진은 시신에서 특별한 점에 주목했다. 유기된 시신의 두개골에 남은 치아는 단 3개뿐이었던 것. 그리고 남은 치아 중 27번 치아에는 금 인레이, 37번과 46번 치아에는 레진 치료 흔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치과 전문의는 "치과 기록을 찾을 때 쓸 수 있는 치아는 27번 치아 하나다. 그러나 골드 인레이 치료받은 사람들 많고 치료 형태가 특별하지 않다"라며 이것으로 시신을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또 다른 흔적이 눈길을 끌었다. 시신의 치아 중 44번과 35번이 뿌리째 깨끗하게 빠져있었던 것.

이에 전문가는 "보통 하악의 비대칭이 있는 경우 작은 어금니를 발치해 치아 교정을 한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뿌리째 빠진 흔적이 있는 위쪽 송곳니에 대해서는 "치료를 위해 위쪽 송곳니를 뽑는 일은 거의 없다. 이것은 치아 교정과 무관하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송곳니는 어떤 충격에 의해 쉽게 빠질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는 시신의 치아 상태를 보고 "사망 당시 또는 사후에 발치된 것이다"라며 숨지기 직전이나 사망 직후 범인으로 인해 치아가 발치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전문가들 모두 이런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입을 모았다. 또한 전문가들은 "치아를 제거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거다"라며 "굉장히 수고스럽고 힘든 일을 했다. 피해자의 치아가 노출되는 것을 꺼렸을 거다. 그리고 교정기가 붙어있었다면 시신 특정이 쉬우니까 일부러 제거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피해자의 치아는 위 치아가 아래 치아를 덮고 있는 형태이며 양악 수술을 앞둔 교정 환자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치아 중 치료를 받은 흔적이 많아 이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면 피해자를 특정하기 쉬워 이것을 막으려 일부러 치아를 제거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신 훼손 사건의 경우 치아를 망치나 둔기를 사용해 훼손시키는 경우는 많지만 정밀한 도구를 이용해 하나씩 제거하는 경우는 없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인체조직에서 치아가 가장 단단하다. 그런데 피해자의 치아 상태를 보면 전동 공구를 사용해 치아를 제거한 것 같다. 전동 절단 기구 사용에 능숙한 사람이 범인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핸드피스를 다룰 줄 아는 특수성이 있는 사람이 범인이 아닐까"라며 "만약 범인이 치과의사라면 치아를 발치하는 것이 더 쉬울 것이다"라고 했다.

또한 보통 연마 작업에 사용하는 둥근 형태의 바를 핸드피스로 사용했을 것이라며 이것을 절단 도구로 쉽게 떠올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목공이나 금속공예는 더 크고 쉽게 충격을 줄 수 있는 도구가 많아서 아닐 것 같다"라는 의견도 밝혔다.

그리고 전문가는 "치아 훼손에 이 정도의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은 범인에게 치아의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치아가 그대로 남 있다면 본인의 신원이 가장 잘 드러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범인일 것"이라며 "전동 도구를 잘 씀에도 삽이나 이런 도구를 사용할 줄 모르거나 생각을 않거나 한 사람이다. 시신 유기에 무신경한 것은 아닐 거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전문가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시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원을 밝혀줄 수 있는 신체 부위와 유류품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은 범인이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지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신원이 밝혀지만 본인에게 혐의점이 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는 "피해자 시신에 감정적인 분노나 원한을 찾기 어렵다. 피해자의 신원이 드러나면 객관적으로 공식적으로 신원이 밝혀질 수 있는 그런 위치의 사람으로 피해자의 최측근이거나 마지막으로 피해자를 만난 사람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종합해보자면 용의자는 개인 작업 공간을 갖고 있고, 핸드피스는 잘 다루지만 대형 공구 익숙하지 않고, 신원이 드러나면 의심받을 피해자의 최측근이나 마지막 만난 사람, 그리고 구강구조에 관한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의 신원, 이에 전문가는 "당장 동거가족이 없거나 국외에서 들어와서 거주하고 있는 여성일 경우 실종 신고가 늦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또 "갑자기 없어진다고 해도 주위에서 의심을 하지 않을 정도의 여건을 가진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라며 피해자는 외로운 인물일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치아 기록을 중심으로 신원 확인할 수밖에 없는데 피해자의 신원을 우리가 확인한다면 이 범인을 검거하는 데는 열 발자국 가깝게 접근하는 일이 될 거다"라며 "이 치아 구조를 본다면 진료했던 누군가는 피해자의 신원을 알 수 있다. 방송을 통해 공유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인천, 부평 등의 치과를 방문해 탐문 수사를 펼치고 있는 경찰들은 언젠가는 피해자 신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2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수사에 매달리고 있다.

이에 경찰은 "강에서 발견되고 산에서 발견되고 그런 걸로 봤을 때는 피해자가 자기의 신원을 밝혀주기를 간곡하게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피해자 신원과 유사한 사람들을 제보해주면 수사를 해서 범인을 검거하고 사건을 해결해 피해자의 억울함을 달래줄 수 있을 거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방송은 5월 이전에 실종된 3,40대 초반 여성 중 27번 어금니에 금 인레이 치료를 했고, 37번과 46번 치아에 레진 치료를 한 적이 있는 인물에 대한 제보를 부탁했다. 그리고 이는 반드시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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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정 에디터 star@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