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는 가족극도 남다르다…'기생충', 물음표 가득한 예고편

작성 2019.04.08 15:06 수정 2019.04.08 15:32
기생충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베일을 벗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5월 말 개봉을 확정 지은 '기생충'은 8일 1차 포스터와 예고편을 공개했다.

포스터에는 두 가족이 등장한다. 저택 정원 속 인물들은 한 곳에 있지만 서로를 마주 보지 않는다. 잔디밭 한가운데 선 전원 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송강호)과 막 정원으로 나오려 하고 있는 기택의 장남 '기우'(최우식), 선베드에서 여유로운 햇살을 만끽하고 있는 글로벌 IT기업의 CEO '박사장'(이선균)과 그의 아내 '연교'(조여정), 이 모든 것을 집안에서 지켜보고 있는 듯한 박사장 네 둘째 '다송'(정현준)까지 모두 눈이 가려져 있다.

표정도 속내도 읽을 수 없는 이들 앞에 누워 있는 다리의 주인은 누구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기생충

또한 너무 달라 서로 만날 일 없어 보였던 두 가족의 머리 위를 가로지르는 "행복은 나눌수록 커지잖아요?"란 말은 '기생충'이 빚어낼 웃음과 긴장감, 슬픔을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포스터와 함께 공개된 1차 예고편 또한 예측할 수 없는 전개를 암시한다. 특히 배우 박정자의 독특한 목소리를 부각한 내레이션이 '기생충'의 실체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전원 백수 가족 중 '기택'(송강호)의 아내이자 '기우'(최우식), '기정'(박소담) 남매의 엄마인 '충숙'(장혜진)의 목소리로 소개되는 이 가족의 형편은 참으로 막막하다. 핸드폰도 다 끊기고 몰래 사용하던 윗집 와이파이까지 비번이 걸린 상황이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충숙'의 타박에 가장 '기택'은 묵묵부답으로 식빵 쪼가리를 뜯는다.

친구 소개로 고액 과외 면접 기회를 얻은 장남 '기우'가 위조한 재학 증명서를 들고 면접에 나서는 길. "아버지, 전 이게 위조나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내년에 이 대학 꼭 갈 거거든요", "아들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며 모처럼 싹튼 고정 수입의 희망에 부푼 부자(父子)의 대화는, 팍팍한 현실 속 그저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희극처럼 보인다.

뿐만 아니라 뒤이어 등장하는 배우들의 의미심장한 표정과 사연을 알 수 없는 모습들도 '왜?'라는 물음표를 불러일으키며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한껏 고조시킨다.

대체할 수 없는 존재감의 배우 박정자는 봉준호 감독의 요청으로 '기생충'의 예고편에 목소리는 물론 기침 소리까지 보탰다. '기택'네 반지하 집 창을 뚫고 들어오는 방역 소독제 연기 장면과 마지막 제목 뒤로 이어지는 기침 소리는 긴장감 속에 위트를 더한다.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희비극 '기생충은 오는 5월 말 만나볼 수 있다.

ebad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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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