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이승우 광고판 세리머니에 "하지마, 하지마" 외친 사연

작성 2018.09.02 10:17 수정 2018.09.02 17:11
축구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최용수 해설위원의 입담이 아시안게임 축구 결승전에서도 빛났다.

SBS는 지난 1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한국 대 일본전 결승전경기를 배성재 캐스터와 최용수, 장지현 해설위원, 이른바 '욘쓰트리오'와 함께 생중계했다. 이날 한국대표팀은 손흥민의 어시스트로 연장 전반 3분 이승우, 그리고 10분 황희찬이 골을 성공시켜 2대 1로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아시안게임 2연패, 그리고 통산 5번째 금메달이었다.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한 김학범호는 전반부터 일본진영을 두드렸다. 연신 기싸움이 이어지자, 배성재 캐스터는 모리야스 감독의 지략적인 면을 언급했고, 이에 최용수 위원은 “6년간 3번의 우승을 한 우승청부사예요. 항상 포커페이스에다 묘수를 지니고 있습니다. 저 얼굴을 믿어선 안돼요”, “작지만 빠른 선수들을 잘 활용하죠”라며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러다 전반 10분경 황의조를 향한 김정민의 패스가 오프사이드로 판정나자 최위원은 “오프사이드 아닙니다. 이번 대회 부심들 상당히 마음에 안 들어요”라고 말하더니 이후 또 한번 오심에는 “그렇게 해서는 월드컵 못가요. 확정났어요”라며 따끔하게 질책했다.

전반 22분경에는 손흥민, 황의조 콤비의 빠른 협공이 이뤄지자 “융단폭격을 하네요. 정말 둘은 최고의 조합, 역대급 공격력입니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다 후반 2분경 황희찬이 상대방의 다리를 걷어차는 상황이 발생하자 “황희찬 선수 저러면 안돼요! 저건 퇴장이에요 퇴장”이라며 따끔하게 질책하기도 했다. 최위원은 또 김진야의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에는 “이번 대회의 숨은 일꾼입니다. 한국 가면 사비로 링거를 한 대 맞혀주고 싶어요”라는 따뜻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최위원은 “2선 공격수들도 수비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상대방의 돌파를 쉽게 허용하면 안됩니다”, “상대방의 측면움직임을 조심해야 해요. 한번에 무너질 수 있어요. 우리가 좌우측면을 활용할 필요가 있어요”, “찬스가 왔을 때 한골을 넣는 게 중요합니다”라며 감독다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연장 전반전 시작과 함께 손흥민이 골을 넣을 뻔하다가 안타깝게 미스가 나자 최위원은 “잔디가 안 좋았을 수 있어요”라며 손흥민의 시도를 다독이기도 했다. 그러다 교체투입된 이승우가 연장 전반 3분경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골인으로 연결하자 '욘쓰트리오'는 함성을 지르며 좋아했다.

그러다 이승우가 광고판에 올라가서 세레머니를 펼치자 일제히 걱정했다. 특히,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카자흐스탄과의 1차전에서 골인을 성공시킨 뒤 광고판에 오르려다 넘어진 기억이 있었던 최위원은 순식간에 “하지마 하지마”를 연발했다. 이에 장지현 위원은 “최용수 감독은 떨어져봐서 알아요”라고 말했고, 최위원은 “아! 이승우 선수, 중심이 잘 잡혀있네요”라며 금세 즐거워했다. 배성재캐스터는 “광고판은 이렇게 올라가는 겁니다”라며 재치있게 말하기도 했다.

“일본 킬러 이승우가 해냈습니다”, “16세 나이에 일본을 무너뜨렸던 이승우가 20세 나이에도 일본을 완전히 격파했습니다”라며 흥분하던 배성재캐스터는 최위원을 향해 한일전에 골을 넣는 기분은 어떤지에 물었다. 그러자 최위원은 “마치 하수구가 뚫리듯 마음이 뻥뚤립니다. 국민들의 마음도 뻥 뚫렸을 겁니다”라고 속시원한 멘트로 웃음을 선사했다.

곧이어 10분경 손흥민의 프리킥을 황희찬이 헤딩골로 성공시킨 뒤 트랙을 도는 산책 세리머니를 펼치자 배성재캐스터는 “사이타마 대첩 박지성 선수의 산책 세리머니를 재현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고, 최위원은 “육상선수 같네요. 정말 헤딩의 정석을 보여줬습니다”라며 칭찬을 보냈다.

이날 최위원은 '소환요정'답게 소환신공을 발휘했다. 배캐스터가 화면에 비친 이민성 코치를 언급하자 “도쿄대첩의 영웅, 이민성 코치의 모습이 자주 나오니 과거를 생각하게 됩니다”라면서 1997년 일본에서 벌어진 1998년 FIFA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 일본과의 경기중 최위원의 어시스트를 떠올렸다.

그러자 최위원은 “그 때 힘들어서 그냥 이민성 선수에게 '네가 해라' 라며 넘겼습니다”라고 깜짝 고백했고, 서정원 선수의 선제골에 대한 어시스트에는 “운좋게 떨어뜨렸습니다”라며 솔직히 털어놨다. 이처럼 그는 두 선수를 소환함과 동시에 20년만에 도쿄대첩의 골에 대한 진실도 공개했다.

조현우 골키퍼의 이어지지는 선방에는 “역시 머리에 흔들림이 없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그 분이 떠오릅니다“라며 최강희 감독을 다시한 번 소환해냈다.

마지막으로 최용수 위원은 손흥민이 교체되어 나가자 “진정한 한국 축구 레전드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어요. 정말 자랑스러운 선수입니다”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모든 한국 선수들에게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 선수들 움직임이 더 좋아졌습니다”, “선수들이 투지, 투혼, 정신력을 발휘하며 한국 축구의 본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고 역시 칭찬을 보냈다. 금메달 확정과 동시에 그는 “한국 축구의 저력, 정체성을 잘 보여줬습니다”라며 축하를 보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만세삼창 세리머니를 선보이자 “저 기분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을 모를겁니다”, “저 금메달의 가치는 축구인생에 어마어마하게 작용할 것 같습니다”. “한국축구를 짊어질 젊은 선수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라며 함께 우승에 아낌없는 축하를 보냈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