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작은 이렇게 탄생했다"…'하나 그리고 둘', 비하인드 스토리

작성 2018.06.29 10:09 수정 2018.06.29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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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대만 뉴웨이브를 이끈 에드워드 양 감독의 유작 '하나 그리고 둘'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가 공개됐다.

이 작품은 사려 깊고 섬세한 시선으로 삶의 모습을 담아내 '모두의 인생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걸작이다.

◆ '하나 그리고 둘' 제목에 담긴 의미는?

'하나 그리고 둘'의 중국어 제목인 'Yi Yi'를 직역하면 '하나 하나'다. 이는 곧 '개별적'이라는 말을 의미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10대, 20대, 30대, 40대까지 각 나이대를 살아가는 인간 군상을 대표해 출생부터 죽음까지 개개인의 삶을 보여준다.

에드워드 양 감독은 "재즈 뮤지션들이 즉흥 연주를 시작하기 전 리듬을 세는 말에서 영감을 얻어 영어 제목은 "A One And A Two'라고 정했다"며 "인생을 미리 정해놓지 않고 연주하는 재즈 선율과 같다"라고 제목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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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했던 캐스팅…비화는?

에드워드 양 감독은 1998년 '하나 그리고 둘'의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아빠 'NJ'역으로 배우 오념진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감독은 "그가 있었기에 작품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는 대만에서 그 나이대 배우 중 최고다"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역할 캐스팅은 도전이었다.

에드워드 양은 오래도록 캐스팅에 고전했다. 20년 동안 미국에서 살고 있는 40대 여성인 '셰리' 역의 배우를 찾는 것도 당시 상황에서는 쉽지 않았다. 엄마 '민민' 역으로 생각하던 배우 금연령은 당시 홍콩에 체류하고 있었고, 다행히도 시기가 잘 맞아 합류하게 됐다. 이어서 캐나다에서 20여 년 전에 만났던 소윤고가 '셰리'역에 극적으로 캐스팅되면서 힘을 얻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고민하던 아역 배우들의 캐스팅은 에드워드 양 감독이 제작사를 열고 워크샵을 기획하던 중 '양양'과 '팅팅'역에 맞는 조나단 창과 켈리 리를 기적적으로 만나게 되면서 마침내 완벽한 라인업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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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 정전 이겨내고 완성…칸 영화제 수상 쾌거

대만의 타이베이와 일본 도쿄를 오가며 진행된 촬영은 '하나 그리고 둘'의 제작진과 출연진의 열정 덕분에 높은 완성도로 탄생될 수 있었다.

1999년 8월 21일, 촬영을 끝마치자마자 대만에 진도 7.6의 대형 지진이 발생했고, 영화 후반 작업 역시 계속된 정전으로 인해 중단됐다가 2000년 2월, 시사용 영화가 완성돼 제53회 칸영화제에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캐스팅부터 촬영까지 도전의 연속이었던 '하나 그리고 둘'은 마침내 탄탄한 작품으로 완성돼 에드워드 양 감독에게 칸영화제 감독상의 영예를 안겼다.

당시 감독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친구를 만났다는 인상을 안고 나왔으면 한다. '영화 감독'의 세계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이 영화를 실패작이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며 관객들의 삶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영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양 감독의 유작이자 전설의 걸작이 된 '하나 그리고 둘'은 28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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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