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빅퀘스천' 남편 하나에 아내가 둘?…'폴리아모리'란 신세계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남편은 하나인데 아내가 둘이다. 21세기에 일부다처제가 웬말인가. 그러나 일부다처체와는 조금은 다른 성격의 신개념 부부가 소개됐다.
26일 오후 방송된 SBS 창사특집 UHD 대기획 '나를 향한 빅퀘스천'은 '왜 부부로 사는가'라는 주제로 세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번 방송의 프리젠터인 배우 장현성과 양희정은 결혼 16년 차 부부. 두 사람은 "살다 보면 서로가 원수 같을 때도 있다.”며 부부 관계의 본질을 찾는 '가치 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은 캐나다 온타리오로 향했다. 그곳에서 네키네 가족을 만났다. 네키는 두 명의 여성을 파트너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자신의 가정을 '폴리아모리'(Polyamory)라고 소개했다. 폴리아모리란 서로의 동의하에 두 사람 이상을 동시에 사랑하는 방식을 말한다.
네키는 첫번째 부인에게서 두 명의 아이를 낳았고, 두번째 부인에게서 막내아들을 낳았다. 그리고 함께 가족을 이뤄 산지 9년이 됐다고 소개했다.
양희정 씨는 네키네 가족을 만난 후 가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세상에 큰일 났구나 싶었다. 처음엔 아내와 처제인 줄 알았다"고 황당해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보다 깊숙이 들여다봤다. 네키의 첫번째 부인 사라는 자신의 방을 소개하면서 "남편이 하루는 나랑, 하루는 캐서린이랑 잔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두번째 부인 캐서린 역시 자신의 방을 소개하면서 사라와의 깊은 우애를 자랑했다.
아무래도 낯설 수밖에 없는 가족 구성이었다. 장현성, 양희정 부부는 네키, 사라, 캐서린과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 양희정 씨는 두 여성에게 "질투 같은 건 느끼지 않느냐"고 물었고, 사라는 "우리의 관계는 동등하기 때문에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캐서린은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그녀는 "솔직히 초기에는 우리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면 내가 가장 먼저 떠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이들 사이에 끼어든 모양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남편 네키는 "우리는 이 관계를 유지시키기 위해 많은 대화를 한다.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이라며 "폴리아모리가 반드시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남녀를 떠나 부부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의사소통은 중요하다. 사랑이란 함께 신뢰를 쌓아가면서 유지를 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가족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들은 행복해하고 있고, 서로의 관계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장현성, 양희정 부부는 미국 LA로 넘어갔다. 폴(70)과 레이첼(46), 그레이스(9) 가족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남편과 아내의 나이 차는 무려 24세. 이들은 코페어런팅 가족이었다. 코페어런팅이랑 연인은 아니지만 육아를 함께 하는 가족의 형태를 말한다.
두 사람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만났고, 시험관 시술을 통해 아이를 낳았다. 레이첼은 "일단 LA에 사는 사람을 찾고 싶었다. 양육비용을 함께 부담할 수 있는지, 유전자로 문제가 없는지 등 굉장히 많이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최적의 상대를 찾는데) 최소 1년은 투자해야 한다. 전문가와 함께 그가 진실을 이야기하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현성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갖고 싶다는 욕심, 이해는 되지만 오싹했다"고 말했다. 양희정은 "아이란 사랑의 결실인데, 그러한 과정 없이 아이만 낳은 것이 씁쓸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레이첼은 " 섹스와 로맨스, 아이를 가지는 건 별개라고 주장했다.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은 이혼했다. 난 내 아이가 훌륭한 부모 밑에서 자랐으면 했다."고 코페어런팅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폴은 "로맨틱한 사랑을 하지 않음으로서 갈등을 줄일 수 있고, 질투도 없어 평화롭다. 코페어런팅은 실용적인 관계다."라고 주장했다.
장현성은 "대한민국 65%가 하루 평균 대화 1시간 미만이다. 그중 절반 이상의 대화가 자녀에 대한 이야기며, 부부에 관한 주제는 5% 미만"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가족 관계를 완전히 이해할 순 없지만, 우리네 부부 관계와 가족은 과연 행복할까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며 이해의 폭을 좁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