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아나운서 "파업 당시 존재가치 부정 당해…힘들었다"

작성 2017.08.09 16:56 수정 2017.08.09 16:56
공범자들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박혜진 아나운서가 MBC의 변화를 보며 느꼈던 자괴감을 밝혔다.

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공범자들' 기자간담회에 사회자로 참석한 박혜진 아나운서는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박혜진 아나운서는 MBC 재직 당시 정권의 언론 장악에 맞서 단체 행동을 한 노조원이었다. 이후 프리 선언을 하며 회사를 나왔지만, 친정에 대한 마음은 남다를 터. 관련 질문을 받은 박혜진 아나운서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박 아나운서는 "나도 파업 현장에 있었고, 힘든 시간들 보냈던 구성원이자 내부자였다. 아나운서로서 방송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등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지금 퇴사해 일을 자유롭게 하고 있다. 어쩌면 나는 그 힘든 상황 버티지 못하고 탈출한 1인일지 모른다"라고 여전히 싸우고 있는 선,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박 아나운서는 "그 이후 많은 시간 동안 여전히 내 친정을 비롯해 사회 공기로 제대로 역할 해야 하는 공영방송이 제 목소리 내지 못하고 있다. 선,후배 동료들의 아픔이나 개인적 아픔을 떠나 기자는 기자, PD는 PD, 아나운서는 아나운서로서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에 굉장히 분노했고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여기 나와 있지만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며 "오늘 간담회를 한다고 요청이 왔는데 선뜻 함께하겠다고 말씀드렸다. 보신 분들도 업계의 분들이니, 직접 그 상황을 보지 않아도 피부로 심경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공범자들'은 KBS, MBC 등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들과 그들과 손잡은 공범자들이 지난 10년간 어떻게 우리를 속여왔는지 그 실체를 생생하게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로 오는 17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