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의 논픽션] 소지섭, 네'멋'대로 해라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욜로? 그게 무슨 말인가요?"
배우 소지섭에게 "욜로(YOLO)를 제대로 보여주는 연예인 같다"고 하자 돌아온 말이다. 최근 사람들이 가장 동경하고 지향하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You Only Live Once)라는 신조를 실천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여 말했다.
"이제는 열심히 하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런 (따뜻한) 시선이 아니었는데 말이죠. 팬들도 포기했을 정도였으니까요. 다 알면서도 전 제가 하고 싶으니까 했어요"
소지섭이 본업인 배우 말고 도전한 영역은 꽤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래퍼 변신이다. 지난 2008년 힙합 앨범 '고독한 인생'을 발표한 이래로 평균 2년에 한 번꼴로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지난 3월에도 싱글 앨범 '있으면 돼'를 발표했다.
또 하나는 외화 수입 사업이다. 소지섭이 이끄는 51K는 2012년부터 찬란과 함께 외화 수입을 해오고 있다. 51K 김정희 대표와 찬란 이지혜 대표는 절친이자 오랜 파트너로 매년 필름 마켓에서 우수한 외화를 사와 국내 관객에게 소개해왔다.
소지섭이 외화 수입에 직접 투자 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필로미나의 기적'부터다. 이후 '5일의 마중', '갈증',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 '밤을 걷는 뱀파이어 소녀', '그녀, 잉그리드 버그만', '하이라이즈', '비틀즈:하드데이즈 나이트', '비거 스플래쉬', '카페 소사이어티', '사랑은 부엉부엉' 까지 총 11편을 구매해 개봉시켜왔다. 나카시마 테츠야, 프랑소와 오종, 우디 앨런 등 색깔이 뚜렷한 작가주의 거장의 작품이다.
그는 한사코 두 대표가 하는 일에 '발만 얹는'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시나리오와 완성본을 본 뒤 의견을 전달하고, 작품을 구입하는데 깊게 관여하고 있다.
"사람들은 취미라고 하는데 그건 그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게 상처가 될 말이에요. 또 단순하게 '쟨 돈 많으니까 하는거겠지' 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정말 좋아서 하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을 내야 계속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고요. 어떤 영화를 관객들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데, 돈이 모자라서 못 살 때 가장 아쉬워요."
성격상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하는 탓에 이러한 행보는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외화 수입 사업과 출판 사업에 대해서는 쑥스러워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결정하면 하는 게 편해요. 한번 하면 계속해야 하고요. 그런데 하기까지가 힘들죠. 저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이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해요. 앨범도 마찬가지로 같이 하는 친구들 페이는 꼭 챙겨야죠. 손해가 나더라도 저 혼자 감당해야 해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은 남들에게 피해를 안 주고 싶어요"
본업 외에 다양한 일을 하고 있지만, 그의 삶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연기였다. 소지섭은 "제겐 연기가 99%예요. 나머지는 좋아서 하는 1%고요. 사실 이 1%도 연기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영감도 얻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거든요."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외도에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본업이나 잘할 것이지' 하는 삐딱한 시선이다.
소지섭의 제멋에 사는 삶은 그 자체로 부럽지만, 어떤 것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
<사진 = 피프티원케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