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타짜-신의 손', 전편과 비교 말라…새로운 시리즈의 매력

작성 2014.08.26 10:26 수정 2014.08.26 10:26
타짜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추석엔 타짜!"라는 공식은 2014년에도 성립될 것인가. 지난 2006년 추석 시즌에 개봉해 전국 640만 관객을 모았던 '타짜'가 두 번째 이야기 '타짜-신의 손'(이하 '타짜2', 감독 강형철)으로 돌아온다.

나온다 안나온다 말이 말았던 '타짜2'는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상업적 감각이 좋다고 평가받는 강형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여기에 최승현과 신세경, 이하늬가 새로운 얼굴로 가세해 전편의 영광 재현에 나섰다.

시리즈 영화에서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되기란 쉽지 않다. '타짜'는 충무로에서 손꼽히는 웰메이드 오락 영화다. 인간의 욕망을 화투판에 투영한 허영만 화백의 원작을 최동훈 감독은 세련된 스타일과 흥미로운 입담으로 살려낸 바 있다.

'타짜2'은 전편의 성공이라는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출발했다. 새 얼굴의 기용도 활용도 기대요소보단 우려 요소였다. 전편의 조승우, 김혜수의 중량감에 비해 최승현, 신세경은 다소 가볍단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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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타짜2'는 전작과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새로운 캐릭터, 다채로운 이야기로 보는 이의 오감을 자극했다. 무엇보다 최동훈의 '타짜'와는 다른 강형철의 색깔이 강하게 배인 '타짜'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알려졌다시피 '타짜' 시리즈는 허영만 화백의 4부작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 1편이 1부인 '지리산 작두'를 원작으로 했다면, 2편은 2부인 '신의 손'을 바탕으로 한다.

삼촌 고니를 닮아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손재주와 승리욕을 보이던 '대길'(최승현)은 고향을 떠나 서울 강남의 하우스에서 타짜로 화려하게 데뷔한다. 그러나 돈에 눈이 먼 '서실장'(오정세)와 '작은 마담'(박효주)의 계략에 의해 나락으로 떨어진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은 대길은 우연히 '고니'의 파트너였던 '고광렬'(유해진)을 만난다. 고광렬과 함께 전국을 유랑하던 대길을 절대악의 사채업자 '동식'(곽도원)은 물론 전설의 타짜 '아귀'(김윤석)까지 만나며 목숨 줄이 오가는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된다.

상영시간이 무려 147분이다. 캐릭터도 전편을 능가할 정도로 많다. 각 인물이 사연이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하나하나 얹혀지다 보니 극 내내 무수한 에피소드들이 쏟아진다. 다행인 건 소화 불량에 걸릴 것 같은 버거움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풍성하게 차린 진수성찬처럼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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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대길의 성장담을 기본 줄기로 한다. 성장과 좌절, 사랑과 배신, 돈과 욕망의 롤러코스터를 탄 대길의 인생 역정은 거짓과 배신이 난무하는 화투판에 투영돼 흥미를 자극한다.

강형철 감독은 "대길이 초짜에서 신의 손으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 안에 모든 장르가 담겨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액션과 멜로, 치정극 등 다양한 장르의 특징을 살려 욕망, 질투, 복수에 반응하는 인간 군상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감독은 넘치는 에피소드와 수많은 캐릭터라는 버거운 과제를 안았음에도 유려한 감각으로 이야기를 잘 요리해냈다. 특히 방대한 이야기를 속도감을 살려 몰입감을 높였다. 또 트랜지션 방식(장면 전환)을 사용해 재미를 배가시키고, 여러 장면을 한 테이크로 잇는 촬영 기법 등을 통해 화려한 기교를 뽐내기도 한다.

전편에서 남성 관객을 사로잡았던 정마담(김혜수)의 팬티 신은 우사장(이하늬)에 의해 다시 한 번 선보이는데 컴퓨터 그래픽으로 재기를 더한 것은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인간의 욕망을 화투판에 투영한 시리즈의 정체성은 고스란히 계승됐다. 1편이 섯다의 화려함을 보여줬다며, 2편은 섯다와 고스톱이 번갈아가며 등장해 화투판의 화룡점정을 보여준다. 선수들의 화려한 손기술과 그에 버금가는 입담은 '타짜' 시리즈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일급 오락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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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뀐 얼굴의 개성은 영화 안에서 충분히 빛을 발한다. 화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고니의 조카 '대길'로 분한 최승현은 젊음의 객기와 세상에 대한 반항심, 사랑에 대한 무모할 정도의 순수 등 청춘의 상징적인 모습을 안정적으로 연기해냈다. 특유의 멋스러움이 때때로 과하게 느껴지기도, 영화의 볼거리로 잘 녹아든 느낌이다.

영화의 발견이라 할 수 있는 건 '우사장' 역의 이하늬다. 내숭과 요염, 순수와 욕망을 오가는 우사장은 전편의 '정마담' 못지 않은 매력적인 팜므파탈이다. 이하늬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국민 훈녀'의 이미지를 뒤엎는 제대로 된 '국민 썅년'을 탄생시켰다.

모든 것이 다 새로운 것만은 아니다. '타짜'를 사랑한 관객에게는 잊을 수 없는 캐릭터 '고광렬'(유해진)은 다시 한번 등장해 대길의 조력자로 맹활약을 펼친다. 유해진의 '터진 입'은 영화의 생기를 불어넣으며 '타짜2'의 보이지 않는 구심점을 차지한다. 더불어 지독한 악역의 교본과 같았던 '아귀'(김윤석)가 영화 후반부에 깜짝 등장, 변함없는 존재감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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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짜2'는 캐릭터 하나하나의 내면에 침투해 깊은 페이소스를 유발하기 보다는 서로 속고 속이는 배신과 반전의 카타르시스에 집중한다. 감독은 이 과정에서 스릴, 스피드, 스타일을 두루 살려내며 수준급의 오락 영화로 완성해냈다.

그럼에도 전편과의 비교는 이 영화의 태생적 한계이자 숙제이다. 분명 누군가는 전편을 넘지 못했다고 할 것이며, 누군가는 전편보다 재밌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동훈의 '타짜'와 강형철의 '타짜'를 비교하는 건 이 시리즈가 선사하는 부수적 재미다. 그 자체를 즐긴다면 '타짜2'는 기대 이상으로 만족스러울 것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시간 147분, 개봉 9월 3일.

ebada@sbs.co.kr

김지혜 기자 ebad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