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영, 생전 밝고 따뜻했던 그녀를 기억하다

작성 2014.07.24 09:54 수정 2014.07.24 09:54
유채영

[SBS연예뉴스 | 이정아 기자]항상 유쾌한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은 가수 겸 배우 유채영이 끝내 세상을 떠났다.

지난 해 10월 위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 중이던 유채영(본명 김수진)이 24일 오전 8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남편과 가족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그녀의 곁을 지켰다.

생전 유채영은 자신의 일에 열정적이고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안겼다. 그런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에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그녀의 생전 모습을 기억해 본다.

유채영이 대중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것은 1994년 혼성 그룹 쿨 1집 '너이길 원했던 이유'로 데뷔하면서다. 당시 그녀는 파격적인 삭발로 이목을 집중시켰고 단숨에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 됐다. 하지만 사실 그녀가 연예계에 데뷔한 것은 1989년 안양예술고등학교 재학 당시 17세의 나이로 그룹 푼수들의 멤버로 합류하며 활동을 시작하면서 부터다.

이후 쿨을 탈퇴한 유채영은 혼성그룹 어스(US)로 활동을 했고 1999년 다시 한 번 솔로 가수로 변신했다. 이 때 유채영은 '이모션'을 통해 테크노댄스를 선보였고 이때의 모습은 유채영을 기억할 때마다 떠오르는 모습 중의 하나로 깊이 각인돼 있다.

유채영은 연기자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 그녀는 영화 '색즉시공2'에서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주목 받았고 2012년 SBS 드라마 '패션왕', 2013년 KBS 2TV 드라마 '천명'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열연을 펼쳤다.

가수, 연기자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유채영은 최근까지 MBC 라디오 '좋은 주말' DJ로 활동하며 입담을 과시 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MBC 방송연예대상 라디오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유채영은 연예계에 데뷔한 이후 치열하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살았다. 무대,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나들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았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힘이 됐다. 또 평소 따뜻한 모습으로 많은 동료들에게 사랑 받았다.

기자도 오래전이지만 유채영과 인터뷰를 했던 기억이 난다. 오래전이라 또렷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실제로 만난 유채영은 생각보다 차분했고 또 생각보다 훨씬 더 참한 느낌이었다. 큰 언니 같은 느낌이 들어 기자도 고민을 털어놨고 당시 유채영은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바탕으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 때 단 한 번의 만남이었지만 유채영의 투병 소식을 들은 후 그 때 일이 계속 생각이 났다.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따뜻하고 깊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부디 병마를 이겨내고 다시 예전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그녀는 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나 안타깝다. 부디 고인이 그곳에서는 더 편안하기를.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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