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재은의 빅매치]‘도둑들VS별그대’ 전지현-김수현, 케미甲은?
[SBS연예뉴스 | 손재은 기자] “내 말 잘 들어봐.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는 케미가 존재해. 케미가 뭐의 줄임말 같은 건데 화학작용 이런 거라고. 근데 나는 케미 덩어리야. 모든 남자들이 나를 보면 난리가 나. 활활 불타오르지…”
전지현이 9일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이하 별그대)에서 천송이(전지현 분)를 통해 도민준(김수현 분)에게 던진 대사다. 이렇게 먼저 케미( chemistry, 케미스트리의 줄임말: 남녀 주인공의 화학작용. 실제로도 잘 어울릴 때 사용하는 신조어)를 운운해 주다니… 그녀의 말을 듣자마자 전지현 김수현을 손재은의 빅매치 9번째 주인공으로 선정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영화 '도둑들'에 이어 '별그대'에서 다시금 호흡을 맞추고 있으니까.
# 도둑들: 강렬한 존재
전지현 김수현은 지난 2012년 개봉한 '도둑들'에서 예니콜과 잠파노 역으로 출연해 러브라인을 형성했다. 예니콜은 줄타기 전문 도둑. 우월한 유전자를 받은 얼굴과 신이 내린 몸매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다 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자아도취 성격을 지닌 인물이었다. 잠파노는 신참 도둑으로 예니콜을 짝사랑하는 순정파였다.
'도둑들'에는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김해숙 등 내로라하는 배우가 많이 출연하지만 최고의 수혜자로 평가 받은 인물은 전지현이었고, 그런 그녀의 뒤를 묵묵히 받쳐 준 사람이 김수현이었다. 전지현이 서슴없이 욕을 던지고, 장난기 가득한 농담을 내뱉으면 김수현은 사랑스러운 눈빛을 유지하며 이따금씩 되받아쳐 깨알 재미를 더했다. 이러한 모습은 긴장감이 유지될 수밖에 없었던 희대의 절도 사건이라는 영화의 큰 줄기 안에서 한 템포 쉬어가게 해주는 모습이었다.
'도둑들'에서 두 사람의 케미가 터진 장면은 뭐니 뭐니 해도 키스신이었다. 김수현이 전지현을 끌어당겨 기습키스를 했고, 전지현은 당황스러워했지만 이내 신경 쓰지 않는 듯 한 태도로 “입술에 힘 좀 빼”라는 명언을 남기도 했다. 설렘과 유머가 공존했던 명장면. 관객들의 뇌리에 아직도 남아있을 것이다.
# 별그대: 노련한 운영
전지현 김수현이 '별그대'를 통해 '도둑들' 이후 1년 만에 재회하게 됐다. 전지현은 왕 싸가지 한류여신 천송이 역으로, 김수현은 400년 동안 지구에 살아온 외계남 도민준 역으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사실 전지현 김수현이 '도둑들'에서 이미 한 차례 커플로 등장했고, 각각 맡은 역할이 비슷한 색깔을 띠고 있어 '별그대' 호흡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식상함을 탈피한 '그 무언가'를 보여줘야 했다.
'별그대'가 8회까지 방영된 상황에서 전지현은 천송이를 통해 '엽기적인 그녀' 그녀, '도둑들' 예니콜의 연장선상에 있는 솔직하고 발칙한 당돌한 캐릭터를 경험치가 있는 만큼 노련하게 소화하고 있다. 망가짐을 불사하는 모습은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김수현도 전지현 못 지 않은 연기 포텐을 터뜨리고 있는 중이다. 김수현은 자신의 연기에 .중심을 잡고 진중한 모습으로 전지현이 통통 튀는 연기를 완화시키는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호흡을 맞춰 극의 재미를 올리는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 승자는?
손재은의 빅매치가 연재된 이래로 같은 인물을 작품으로 승부를 가렸던 적은 전지현 김수현이 처음. 더욱이 매번 승자를 꼽을 때 마다 고민에 고민을 더했던 것과 달리 빠른 시간에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도둑들' 보다는 '별그대'라는 것을…
전지현 김수현는 '도둑들'에서 이야기의 큰 줄기를 만들었다기보다 특별한 양념 역할을 해냈다. 분량이 많지 않았던 탓에 이들의 케미를 즐기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하지만 '별그대'는 다르다. 남녀 주인공이기도 하거니와 드라마 특성상 20부 내내 이들의 케미를 느낄 수 있다. 출연 분량도 분량이지만 '도둑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별그대'를 능수능란하게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서로가 강약을 조절해 가며 로맨틱 코미디를 기본으로 해 사극, 판타지, 미스터리 등을 버무리는데 성공하며 흥미를 더하고 있다.
(손재은의 빅매치는 드라마, 영화, 가요 등 연예계 라이벌들을 모아 승자를 가리는 코너입니다)
사진=SBS, '도둑들' 스틸컷
손재은 기자 jaeni@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