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유, 액션 연기의 공 스턴트맨에게 돌리는 이유
[SBS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충무로 정통 액션 영화 중에서 한 번도 시리즈물이 나온 적은 없었잖아요. 만약 '용의자'가 잘되어서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을 없을 것 같아요. 출연이요? 당연히 해야죠. 관객의 힘으로 2편이 만들어진다면 모든 배우가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겁니다"
배우 공유가 영화 '용의자'의 속편 출연 의사를 묻는 질문에 한 대답이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확신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연말에 개봉한 '용의자'는 한국 액션 영화의 지평을 좀 더 깊고 넓게 여는 데 성공했다. 이 작품은 '변호인'이라는 견고한 바위를 앞에 두고도 알짜배기 흥행까지 거두고 있다. 개봉 이래 단 한 번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적은 없지만 13일 만에 전국 300만 관객을 돌파하는 파괴력을 보였다.
'용의자'는 모두의 타겟이 된 채 자신의 가족을 죽인 자를 쫓는 최정예 특수요원 '지동철'의 이야기를 그린 리얼 액션 영화. '구타유발자들', '세븐 데이즈'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원신연 감독이 연출을 맡고 공유가 주연 지동철로 분해 멋진 액션 연기를 펼쳤다.
흥행의 중심엔 공유가 있다. 브라운관에서 젠틀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공유는 이번 영화에서 한 마리의 짐승으로 분했다. 원신연 감독이 그를 보며 맹수 재규어를 떠올렸다는 말도 영화를 보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공유는 이 영화의 캐스팅 제안을 한 차례 고사했다. 그는 "액션이라는 장르에 대한 노파심이 있었다. 보여주기 급급한 액션이 나오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감독님과의 만남에서 그런 염려에 대한 대비책을 확실히 세워두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겠다 싶었고, 촬영 과정에서는 더 큰 확신을 주셨다"고 말했다.
특수부대 출신의 지동철로 분하기 위해 공유는 먼저 몸을 만들어야 했다. 체지방을 5%까지 낮췄다. 성인 남자의 표준체지방이 15~20%라는 것을 고려하면 몸에 군살이 거의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3개월간 혹독하게 몸을 만들었다. 탄수화물을 줄여나갔고, 마지막 한 달은 고구마만 먹다가 종국에는 그것마저 끊는 식으로 식단을 조절했다. 몸을 빚는단 느낌으로 만들었다. 지방이 없어지는 대신 근육에 쪼개김이 생긴달까. 빗살무늬가 생겼다. 내 몸이 보일 수 있는 근육을 다 보이자 하는 마음으로 몸을 쥐어짰다"
몸 만들기가 고난의 끝은 아니었다. 실제 촬영에서 수행해야 하는 액션의 난도도 상당했다. '용의자'에서 선보인 액션은 러시아 특공무술인 '시스테마'였다.
"시스테마의 특징은 슬렁슬렁 때리는 것 같은데 맞는 사람의 고통이 크다는 것이다. 손날이나 팔꿈치가 큰 무기가 된다. 화려하기보다는 살기가 느껴지는 무술이랄까. 과장된 액션보다는 최대한 현실적인 액션을 보여주는 데 주력했다.
'용의자'의 액션은 세고, 빠르고, 폼난다. 영화에서 선보인 주체격술과 익스트림 암벽 액션, 리버스 카체이싱과 한강 촬영은 웬만한 배우들은 물론이고 스턴트맨들조차 쉽게 소화하기 힘든 것들이다. 실전형 특공무술인 주체격술은 절도 있는 동작의 빠른 액션으로 호흡이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부상 우려도 높지만 공유는 혹독한 사전 트레이닝과 집중을 통해 이를 소화해냈다.
또 영화 속 백미 중 하나로 꼽히는 리버스 카체이싱 신은 위험천만한 급경사의 계단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스피디하게 후진으로 타고 내려가야 하는 장면으로 숙련된 스턴트맨에게도 어려운 촬영이었다. 하지만 많은 염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공유는 직접 운전석에 앉았고 리버스 카체이싱 장면을 완성해냈다.
공유는 그러한 액션이 완성된 데 있어 스턴트맨의 공이 컸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공유의 리얼액션'이라는 것으로 홍보가 많이 되었지만, '용의자'는 어떤 영화보다 스턴트맨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내가 했던 것을 그들도 똑같이 했다. 이름 없이, 소리 없이 한 고생이다. 그분들이 없었으면 이 영화는 없었다. 그럼에도 그분들은 나에게 공을 돌리더라. 직접 액션을 해보니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게 됐고, 그들이 더 위대해 보였다"
자신의 실수로 많은 고통을 안긴 것에 대해서도 미안해했다. 공유는 "아무리 합을 짜고 촬영을 해도 액션 연기는 예상치 못하는 상황이 늘 생긴다. 그분들이 많이 맞았다. 나 때문에 상대방이 다칠 때가 가장 미안하고 죄송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촬영 현장을 돌이켜봤을 때 액션보다 더 힘든 것은 감정 연기였다. 무엇보다 대사 없이 표정과 분위기로만 인물의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는 점이 쉽지만은 않았다.
"장르가 액션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감동도 충분히 주고 싶었다. 처절하고 절박한 지동철의 감정을 대사 없이도 보여줘야 했다. 말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대신 몸짓이나 동작에 감정을 싣고자 노력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인상적이다.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지동철이 어떤 만남을 계기로 내면을 드러내는 신이었다. 공유는 "수많은 산을 넘은 지동철이지만, 그때 느끼는 감정이 가장 크다고 여겼고, 잘하고 싶었다"면서 "어떤 이들은 그 장면을 사족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유는 올해로 35살이 됐다. '용의자'의 성공과 함께 그에겐 숱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공유는 창의적이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한 도전을 해보고 싶다. 감사하게도 여러 가지 선택이 가능하게끔 기회가 주어졌다. 개성이 있으면서도 의미가 있는 작품들을 더 많이 해보고 싶다. 상업영화가 아니라도 좋다. 2014년의 가장 현실적인 목표는 작품을 좀 더 부지런히 많이 하는 것이다"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